[리뷰] <타워> 볼거리와 드라마 다 잡은 재난영화

2012-12-20 10:35 맥스무비취재팀 기자

[맥스무비= 맥스무비취재팀 기자]

모두가 아는 사실 하나, 재난영화는 태생적으로 위험한 장르다. 재난은 극한 상황에 내몰린 인간군상을 다각도로 조명해볼 수 있는 소재로, 관객의 감동을 최대치로 증폭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또한 그 안에서 창조 가능한 드라마틱한 설정과 볼거리가 극장가에서 막강한 흥행요소로 작용한다. 그러나 그에 못지 않게 동반하는 위험 역시 상당하다. 재난영화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볼거리만 강조하다 보면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드라마적인 측면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자칫 잘못하면 비극을 상품화한다는 비난을 피해가기 힘들다.

결론부터 말하면 <타워>는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대견한 재난영화다. <타워링>과 <분노의 역류>가 지닌 장점과 한국적 정서가 만났을 때 나올 수 있는 최대치의 결과를 보여준다. 감정을 움직이는 드라마와 감탄이 절로 나올 만한 스펙터클한 재난을 균형 있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타워>는 성공적이다. 볼거리와 이야기의 조화라는 점에선 여전히 아쉬움이 남았던 여타의 블록버스터와는 다르다. 이야기에 몰입시키게 만드는 CG의 수준도 완벽하다. 무려 1700여 컷의 CG컷이 나오는데 이는 한국영화의 전체 평균 컷수(1500컷)를 뛰어넘는 수치다.

<타워>는 본분에 충실한 재난영화다. 우리가 과거에 많이 봐 왔던 재난 영화의 공식을 그대로 따라간다. 가장 상식적인 차원에서 위급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인간이 취할 수 있는 행동들을 차분하게 보여준다. 딸을 구하려고 하는 아버지의 눈물 겨운 노력, 소방관들의 희생정신 등 진부하게 여겨질 수 있는 요소들을 모두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우리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그 이유는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할리우드의 재난 영화들이 제 아무리 참혹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오락의 전시라는 혐의를 벗기 어려운 반면에 이 영화의 스펙터클은 그저 처참하고 안타깝기 때문이다. 김지훈 감독은 소소한 에피소드를 통해 관객을 쥐었다 풀었다 하며 눈물을 쏟게 만든다. 잔잔한 웃음과 따뜻한 드라마가 만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절대 주지 못할 여운을 선사한다.

성공한 재난 영화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재난 속에서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게 만들었다. 사실 목숨은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영화는 누군가의 이기심 때문에 거기에 갇힐 수밖에 없던 사람들의 사연을 소개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타워에 갇힌 사람들의 생존을 위한 각개반응은 영화의 스펙터클 못지 않은 드라마적 요소로 작용한다.재난영화는 현실성을 담보로 한다. 하물며 인재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면 더욱 그렇다. 누군가의 욕심 때문에 생긴 대형 사고 안에서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안간힘을 쓴다. <타워>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면 반드시 살아서 나가야 하는 사람들의 절박함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삶과 죽음의 극단적 기로에 선 인간들의 극적인 드라마를 살린 감독의 연출 덕분이다.

무엇보다 <타워>는 관객들이 보는 재미와 생각하는 재미를 어느 지점에서 느껴야 하는지를 제대로 조율한다. 웃음과 슬픔을 오가며 관객의 감정을 요리하는 감독의 솜씨가 탁월하다. 김지훈 감독은 관객의 정서와 감성을 자극하는 스토리와 멀티 캐스팅 영화의 중요한 부분을 이루는 각 캐릭터의 개성으로 영화를 지루하지 않게 몰고 간다. 가장 행복한 순간에 찾아온 불행을 시청각적 볼거리에 제대로 녹여낸 이 영화는 당신의 눈만 아닌 마음까지 사로잡는다. 굳이 드라마와 주제에 집착하지 않아도 121분의 러닝타임이 길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배우들도 흡인력 있는 연기로 극을 이끌어 간다. 설경구는 구조작업에 고군분투하는 소방관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고, 딸을 구하기 위해 화재진압을 이끄는 시설관리 팀장 이대호 역을 맡은 김상경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처음으로 블록버스터 영화에 도전한 손예진의 연기도 극의 몰입을 방해하지는 않는다. 김인권, 김성오, 박철민, 차인표, 안성기, 도지한, 차인표, 이한위, 송재호 등은 자신이 맡은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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