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터미네이터 2: 심판의 날 감독판> 캐머론은 의외로 해피 엔딩을 원했다

2013-11-11 02:20 맥스무비취재팀 기자

[맥스무비= 맥스무비취재팀 기자]

스티븐 스필버그와 조지 루카스가 블록버스터로 ‘영화의 즐거움’을 일깨웠다면, 제임스 캐머런은 ‘영화의 놀라움’을 선사하는 마술사다. 기술에 대한 그의 ‘집착’은 <터미네이터 2>(1991)를 만들었다. 그는 기술이 영화를 구원할 거라고 믿었고, 단언컨대 <터미네이터 2>는 할리우드에 디지털 시대의 막을 연 최초의 영화였다.1991년. 대학교 2학년 여름. 한국 영화계는 아직도 <애마부인> 시리즈를 만들고 있던 시절이었다. 한국 극장가는 할리우드에 의해 완전히 점령되어 있었고, “직배 영화 반대!”라는 구호 앞에서 나는 적잖은 죄 의식을 느끼면서도 ‘미제 영화’의 유혹 앞에 이내 굴복하곤 했다. 그 해 여름 극장가 화제작은 <나 홀로 집에>와 <터미네이터 2>였다. 특히 <터미네이터 2>는 서울에서만 92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개봉관 세 곳의 관객 수만 합한 것이 이 정도니, 재개봉관과 지방 상영관까지 아우르면 지금 기준으로 최소한 500~600만 명 수준의 대박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위대함은 관객 수 저 너머의 경지에 있었다. 블록버스터의 공식을 확립한 스티븐 스필버그와 조지 루카스가 거의 모든 장르에 걸쳐 다재다능함을 뽐내며 ‘영화의 즐거움’을 일깨웠다면, 제임스 캐머런은 ‘영화의 놀라움’을 선사하는 마술사였다. 그는 기술이 영화를 구원할 거라고 믿었다. 캐머런의 영화는 항상 신기한 볼거리였고, 어쩌면 그는 할리우드 상업영화의 아방가르드 테크니션이었다. <터미네이터>(1984)는 저예산 영화라는 걸 망각할 만큼 쇼킹한 효과를 보여주었다. <에이리언 2>(1986)는 리들리 스콧이 일군 텃밭 위에서 호러를 벗어나 SF 액션의 테크놀로지를 마음껏 뽐냈다. <어비스>(1989)는 또 어떤가. 컴퓨터그래픽을 통해 물로 사람 얼굴을 만들어내는 신공은 거의 기술에 대한 집착처럼 보였다. 그리고 <터미네이터 2>(1991)다.
테크놀로지는 감정을 싣고 단언하건대 할리우드는 <터미네이터 2>를 통해 디지털 시대로 입문했고, 이후 그 어떤 영화도 이 영화처럼 오만하게 테크놀로지를 과시한 적은 없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다시 보니 거친 표현도 눈에 띈다. 총에 맞은 T-1000이 가슴에 ‘쿠킹 호일’ 구긴 것 같은 흔적을 달고 뛰는 모습은 다소 안쓰럽고, “이 장면, CG요!”라고 윽박지르듯 모핑 기법으로 만들어낸 비주얼을 들이대는 건 위협적으로 느껴질 정도다. 그럼에도 이 영화엔 ‘헉’ 소리 나는 시각적 쾌감이 있다. 우리가 감히 상상도 못했던 대담함과 의외의 섬세한 디테일은 양수겸장처럼 관객을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었다. 이 영화의 캐머런이 더욱 놀라운 건, 그가 드디어 테크놀로지에 감정을 싣는 법을 터득했다는 점이다. 용광로에 빠진 T-1000이 사라지기 전에 그때까지 변신했던 모습들을 주마등처럼 보여줄 때, T-800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서서히 가라앉을 때, 우린 그 금속성 사이보그들을 피와 살을 지닌 인간으로 느낀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만나는 <터미네이터 2>는, 단지 삭제 장면 몇 분 더 추가하고 ‘새로운 버전입네’하는 후안무치한 감독판들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우린 이 영화에서 <터미네이터> 시리즈에 대한 감독의 진심을 느낄 수 있다. 그는 2편으로 사라 코너의 이야기를 끝내려고 했다. 이후 구질구질하게 3편과 4편이 나오긴 했지만, 캐머런은 의외로(!) 전형적인 스타일의 해피 엔딩을 원했다. 이것은 T-800의 희생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을까? 여기서 뉴스 하나. 현재 2015년 개봉 예정으로 <터미네이터> 리부트가 진행되고 있다. 감독은 <토르: 다크 월드>의 앨런 테일러. 게다가 아놀드 슈왈제네거도 함께 돌아온다고 하니……. I’ll be back! 그는 반드시 약속을 지킨다.

글 김형석(영화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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