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 보면 더 재밌다 | <관능의 법칙> 중년의 ‘연애 세포’가 화르륵

2014-01-30 20:04 맥스무비취재팀 기자

[맥스무비= 맥스무비취재팀 기자]

40대의 로맨스는 우아하고, 농염했다. 자타공인 ‘여심 전문’ 권칠인 감독과 베테랑 여배우 엄정화 문소리 조민수가 조우한 영화 <관능의 법칙> 기자간담회에서 건진 영화만큼 후끈한 ‘말.말.말’.

40대 여자는 왜 사랑을 추억만 하는가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도 여자는 영원히 누군가의 연인이길 꿈꾼다. ‘애기엄마’ ‘아줌마’란 호칭은 그리 달갑지 않다.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 뒷바라지에 허덕이던 무렵 오랜만에 극장 조조로 <건축학개론>(2010)을 본 이수아 작가는 객석을 가득 메운 중년 여성 관객들을 보며 생각했다. ‘왜 40대 여자들은 사랑을 추억으로만 해야 할까.’ 여류 작가의 ‘소울’이 담긴 시나리오를 권칠인 감독은 대번에 알아봤다.

“<관능의 법칙>은 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다. 관능이란 게 일종의 본능이다. 살면서 자꾸 포기하게 되고, 익숙해지고 잊어버리게 되는. 영화를 보고 나서 사람들이 자기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목소리에 조금 더 귀 기울이고 충실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영화를 찍었다.” 권칠인 감독

<싱글즈>(2003) <뜨거운 것이 좋아>(2008)로 여심 탐구를 전문 분야로 삼은 권 감독은 10년 전 <싱글즈>로 함께한 엄정화를 비롯해, 문소리, 조민수, 세 명의 걸출한 여배우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일도 연애에도 능력 좋은 싱글족 신혜와 신혼 재미를 되찾고픈 주부 미연, 순정만화 같은 예쁜 사랑을 꿈꾸는 싱글맘 해영. 여전히 뜨겁고 사랑스러운 <관능의 법칙>의 세 친구 캐릭터는 대한민국 대표 베테랑 여배우들을 만나 비로소 완성될 수 있었다.

연하남? 10살 차이도 괜찮다<관능의 법칙>의 주인공 신혜와 미연, 해영은 나름의 고충을 안고 살아가지만, 파트너들을 보면 복도 많다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카페 주인 해영의 든든한 목수 애인(이경영)이나 주 3회 잠자리를 고집하는 미연의 요구에 열과 성을 다하는 친구 같은 남편(이성민)도 좋지만, 누님들의 로망은 역시 훈훈한 연하남.

특히 엄정화가 연기한 베테랑 방송 PD 신혜는 무려 20대인 햇병아리 방송계 후배(이재윤)와 짜릿한 연애를 시작한다. 실제 싱글족인 엄정화는 연하 애인을 어떻게 생각할까?

“어려도 너무 어린 연하남이 적극적으로 대시한다면? 받아들이겠다.(웃음) 사실 요즘은 선택권이 별로 없다. 내 나이대는 결혼하고 이미 자리 잡은 분들이 많다. 그래서 영화 속 현승처럼 어린 남자가 해맑게 대시해오면 나도 마음이 동할 것 같다. 난 한 10살 연하까지 괜찮은데, 상대가 어떨지 모르겠다.”(웃음) 엄정화

노출에 대한 부담 컸다인생역정을 웬만큼 겪어본 40대들의 청소년 관람불가 로맨스다보니, <관능의 법칙>은 수위가 적잖이 높다. 영화 초반부터 카섹스, 코스프레, 원나잇스탠드를 서슴지 않은 여배우들은 노출신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다소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첫 마디는 하나같이 “힘들었다”였다.

“노출에 대한 부담감은 컸다. 예전에도 찍어봤는데 영화가 개봉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10년이 지나도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더라. 한국 사회가 그걸 부담스럽게 느끼게 만드는 분위기가 있다. 연탄 배달부의 손에 검은 재가 묻게 마련이듯이 여배우로서 가져가야 할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상대역 이성민씨가 편하게 대해준 덕분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 문소리

죽자 사자 싸우면서도 서로에 대한 애정이 엿보인 부부 역 문소리와 이성민에게는 특별한 사연도 있다. 이성민이 <박하사탕>(1999) 시절 주연배우 문소리의 사진을 컴퓨터 바탕화면으로 삼을 정도로 팬이었던 것이다. 문소리는 “그래선지 처음에는 떨려 하시더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배우들의 ‘케미’가 살린 장면워낙에 ‘연기 선수’들이 모인 현장이다보니, 시나리오에서 비중이 크지 않은 장면이 제스처, 뉘앙스 하나로 무게감이 달라지기도 했다. 영화 후반부 몸이 성하지 않은 해영이 보조기구를 매단 채 애인과 잠자리를 갖는 장면은 촬영 직전까지 조민수와 이경영을 고민에 빠트렸다. 마법이 일어난 건, 리허설을 하려던 찰나였다.

“어떻게 그런 몸으로 잠자리를 하지? 어떻게 몸이 성치 않은 애인을 침대로 끌어들이지? 저나, 이경영 선배나 고민이 많았다. 선배는 더구나 한동안 거칠고 남성스러운 영화를 많이 찍어서 굉장히 떨려 했다. 잊고 있었던 자신의 가슴을 끄집어내야 하니까. 그런데 동선을 처음 맞춘 순간, 선배가 저를 침대에 앉히고 무릎을 딱 꿇었다. 그때 이거다, 싶었다. 리허설 건너 뛰고 바로 촬영에 들어갔다.” 조민수

처음엔 “지나가는 장면”에 불과했던 이 짧은 순간은 두 배우의 긴밀한 호흡 덕분에 영화에서 결정적인 감동을 안기는 명장면 중 하나가 됐다.

아이를 낳고, 집안 뒤치다꺼리를 하다 보면 어느새 정신 없이 지나가버리는 여자 나이, 40대. 하지만 지나고 보면 예쁘지 않은 시절은 없는 법이다. 영화 속 대사처럼 “정열을 태우려다 화장터에 먼저 가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지금 설레는 40대와 언젠가 나이를 먹을 모든 이들의 빛나는 중년을 위해 가슴에 작은 불씨 하나씩을 심어주는 영화 <관능의 법칙>은 2월 13일(목) 전국 극장가에 러브 바이러스를 전파할 예정이다.

글 나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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