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리뷰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탐욕과 야만의 시대를 그린 잔혹 동화

2014-03-17 16:34 맥스무비취재팀 기자

[맥스무비= 맥스무비취재팀 기자]

웨스 앤더슨의 전작들과는 사뭇 기운이 다르다. <문라이즈 킹덤>(2012)의 깜찍함에 열광했던 팬들이라면 의외의 폭력적인 묘사에 소스라칠 수도 있다. 오토 딕스의 회화처럼 암울함과 회한이 새겨 있기 때문이다.

영화광적인 집착과 자신만의 유머에 패션 트렌드의 촉을 코디네이션한 앤더슨은 사실상 ‘카메라를 든 르네상스인’이다. <이지 라이더>(1969)의 유산(일탈과 저항)을 물려받은 <보틀 로켓>(1996)이나 오슨 웰즈의 <위대한 앰버슨가>(1942)를 재해석한 <로얄 테넌바움>(2001)은 영화광적인 에너지로 충만했고,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1998)에서 고백한 너드 사춘기는 <다즐링 주식회사>(2007)와 <문라이즈 킹덤>까지 이어졌다. 특히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혹은 아버지의 부재)가 그의 가족드라마에 큰 기둥으로 자리를 잡았다. 반면 1920년대 주브로브카(가상의 유럽)가 무대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잔혹한 동화처럼 탐욕과 야만의 시대를 다루고 있다. 인도로 여행을 떠나는 삼형제의 성장 로드무비 <다즐링 주식회사>(2007)와는 결이 다르다.

이런 앤더슨의 변화는 한 사람으로 이름으로 설명할 수 있다. 오스트리아의 유대계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 앤더슨은 그의 생애와 작품에서 영감을 얻었다. 나치의 박해를 피해 브라질 페트로폴리스로 망명한 츠바이크는 전쟁의 고통에 끊임없이 시달리다 1942년에 아내 로테와 함께 동반 자살했다. “자유의지와 맑은 정신으로 먼저 세상을 떠난다”는 유서를 남겼다. 앤더슨은 호텔 지배인 구스타브(랄프 파인즈)와 로비 보이 제로(토니 레볼로리)를 좇는 무자비한 조플링(윌렘 대포) 캐릭터를 통해 무솔리니와 히틀러의 파시즘 악몽을 생생히 재현한다. 평전으로 유명했던 작가 츠바이크의 고난을 앤더슨의 감성과 미학으로 재구성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이 영화 안에는 인간의 광기와 순수가 공존한다. 전종혁(영화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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