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무비= 맥스무비취재팀 기자]
천재적인 금고털이범 지혁을 위해 이번에도 캐릭터 전기나 백문백답을 작성했나.그렇다. 늘 하는 일이다.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글로 쓰진 않는다. 상상하는 시간이 굉장히 많다. 집에 있을 때 가만히 있는 시간이 되게 많은데, 그 때 시나리오에 없는 부분들도 상상해본다. 기본적으로는 원래 있는 소스들을 잡아서 일대기를 만들어간다. 예를 들면 오 원장(신구)을 처음 만났던 때는 날씨가 어땠고, 몇 시였고, 처음 건 말은 뭐였을까 하는 식으로. 깊게 들어가면 그렇게까지 들어간다. 나만의 그림들을 만들어가는 거다. 마치 폐인처럼. (웃음)
<상속자들>의 영도도, <친구2>의 성훈도 다 다르지만 아슬아슬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런데 지혁은 그가 타고 다니는 차처럼, 잘빠진 세단 같다. 목표도 확실하고 그걸 이룰 능력도 있는 어른 남자다.교복을 자주 입다가 벗으니까 드디어 내 옷을 입은 것 같았다. 사실 교복을 입는다는 건 일단 부담을 안고 가는 거다. 겉모습에 신경을 많이 써야 되니까. 수염이 많이 나니까 (웃음) 면도도 해야 되고 신경 쓸 게 되게 많다. 그런데 완전한 성인 연기를 하다 보니 그런 부분들은 참 편하다. 처음 미팅을 했을 때부터 인터뷰를 하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김홍선 감독님께서 “우리 영화는 스타일리시한 영화”라는 말을 많이 하셨다. 의상도 꼼꼼하게 체크하셨고. 나도 개인 스타일리스트까지 동원해서 의상을 정했고, 헤어스타일도 그랬다. 연기를 하다보면 머리카락이 한 올 삐져나을 때가 있는데 그런 부분까지 체크하셨다.그래서 지혁의 외모는 일반적인 도둑보다는 재벌2세에 더 가깝다. 나는 표정에 대해서 생각하고 연기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처음 연기를 배울 때 진심이면 표정이 나온다고 이야기를 들었고, 거기에 동의한다. 처음으로 감독님께서 말씀하시는 부분들 때문에 남들에게 보이는 모습도 생각을 해봤던 것 같다. 이전까진 자유로웠다고 생각한다. 카메라 앵글 사이즈를 고려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 범위 내에서 최대한 자유롭게 움직이고 느끼는 대로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이번에는 보이는 것에 신경을 썼다. 내가 잘 나오는 각이 어딜까 생각도 많이 해보고.
어떻게 하면 더 멋있게 나오는지 터득했나.안되더라. (웃음) 생각해야 될 게 너무 많다. 아직 그럴 내공이 없다. <기술자들>에서 지혁은 멀티플레이어지만 나는 여러 가지를 한 번에 하지 못한다. 하다못해 운전하면서 전화 받는 것도 힘들다. 다만 진심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관객들에게도 보일 거라고 생각한다.
굉장히 빨리 긴장감을 떨쳤다.지금 생각해보면 또래 배우들이 많았었고, 촬영 현장도 그랬고 이민홍 감독님께서도 아들처럼 생각해주시고 따뜻하게 감싸주셨다. 그러면서 현장이 즐겁고 편안해졌다. 지금이라고 아예 긴장을 안 하는 건 아니지만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류의 긴장감은 없어진 것 같다. 오히려 집에서 혼자 준비할 때보다 현장에서 더 잘 나올 때가 많다. 상대배우도 있고, 상황들도 있기 때문에 즐거운 것 같다.
처음 현장에 갔던 날을 기억하나.죽고 싶었다. (웃음) 어마어마하게 힘들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KBS, 2011)를 찍었을 때였는데, 연기를 하면서도 속으로 ‘아. 오케이 나라, 오케이 나라, 오케이 나라. 제발’ 그런 말을 수도 했던 것 같다. 당연히 나 혼자 준비할 때의 그 연기가 안 나온다. 긴장을 하고, 확신도 없었으니까. 모델 출신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는 작품이었기 때문에 그나마 편했다. 그때 선배님들과 연기를 했었다면 김우빈의 다음 작품은 없었을 거다. (웃음)
언제부터 ‘오케이 나라’는 주문을 안 외우게 됐나.<학교 2013>을 하면서 완전 없어졌다. 그 후로는 일을 쉬지 않고 해왔기 때문에 조금씩, 조금씩 한 작품씩 하면서 없어졌던 것 같다. 처음엔 스태프들 앞에 서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다. 날 감시하는 것 같고. (웃음) 지금은 처음에 비하면 많이 편안해졌다.(후략)
사진제공 싸이더스H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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