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김우빈, “너는 내 운명”

2015-04-08 19:38 맥스무비취재팀 기자

[맥스무비= 맥스무비취재팀 기자]

<스물>은 확실히 망가진 김우빈을 보는 재미가 쏠쏠한 영화다. 김우빈은 잘생긴 얼굴로 ‘네 엉덩이에 내 XX를 비비고 싶다’는 민망한 대사도 맛깔나게 가지고 놀고, 멋진 모습을 잃지 않으면서도 찌질함의 진수를 선보인다. 냉정과 열정, 정극과 코믹을 모두 아우르는 연기 스펙트럼을 가진 김우빈에게 한계는 보이지 않는다.

<스물>이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힘이 난다. 나의 바람은 이 영화 때문에 손해 보는 분이 없는 거였다. 손익분기점을 넘어서 마음이 놓인다. 영화를 찍을 때 ‘나만 재미있는 거 아닐까, 코드가 안 맞으면 어쩌지’ 걱정이 많았다. 웃기 힘든 부분도 있는데 다행히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웃어주셔서 감사하다.

시나리오를 보고 바로 영화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들었다.시나리오 보고 느꼈다. ‘이 감독님은 천재구나’(웃음) 이메일로 시나리오를 받고 휴대폰으로 확인을 했다. 단숨에 읽고 바로 회사에 전화해서 치호를 하겠다고 말했다. 술술 잘 읽히는 참신한 시나리오라서 좋았고, 무엇보다 대사의 말맛이 정말로 맛있어서 쉽게 결정했다. <스물>을 선택한 건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이병헌 감독과 작업은 어땠나?감독님은 정말 천재시더라. 사실 많은 분들이 첫 장편영화 데뷔작인 신인 감독님과 작업하는 게 불안하지 않았냐고 물으셨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읽는 순간 그런 점이 전혀 신경쓰이지 않았다. ‘이런 글을 쓰시는 분이라면 연출도 믿을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감독님은 현장에서도 상상 이상의 것을 보여주셨고, 완성된 영화도 마찬가지였다.

멋있는 모습을 간직한 채 망가지는 모습이 귀여우면서 놀라웠다. 처음 영화를 보고 나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일단 내 연기가 빨리 지나가길 바랐다. 손발이 오그라들고 ‘내가 왜 저렇게 했지?’ 하는 아쉬움이 크니까 ‘내 장면 빨리 지나가라. 빨리 지나가라’ 이 생각만 했던 것 같다. 그리고 현장에서 보지 못한 경재(강하늘)와 동우(이준호)의 연기를 보는 게 좋았다. 시나리오로만 접하며 상상했던 장면들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은 그림들로 나온 것 같아서 감사했고 재미있게 봤다.예전 인터뷰를 보니 표정을 생각하고 연기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더 다양하고 망가지는 표정이 많이 보인 것 같다. 소소반점 장면을 보고 놀라지 않았나?너무 못생겨서 깜짝 놀랐고 적응이 안됐다.(웃음) 나는 한 번도 표정을 생각하고 연기한 적이 없다. <기술자들>을 하면서 처음으로 앵글에 대해 생각해봤다. 감독님이 워낙 그런 것을 요구하셨고 신경을 많이 쓰셨기 때문에 얼굴 각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썼다. 하지만 이번엔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연기 했다. 나는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진심이 담겨 있으면 저절로 표정에 드러난다고 믿었다. 이번에도 진심을 담아서 연기했더니 표정에 다 드러나더라. 사실 그렇게 못생기게 나올 줄은 몰랐다. 당황스러울 정도였다.(웃음)

동갑친구들과 연기를 했다.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고 하던데? 행운이었다. 친구 역할인데 진짜 친구가 됐으니까. 준호와 하늘이 뿐만 아니라 정소민, 정주연 도 동갑 친구들이다. 이유비만 한 살 어려서 영화 속 설정이 현장에서도 그대도 이어졌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과 촬영 후 모두 진짜 친구, 동생처럼 지냈다. 이 작품을 통해서 진짜 친구들을 얻었다는 게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기분도 좋고 자주보고 싶은 친구들이다. 마음이 정말 잘 맞아서 빨리 친해졌고, 오래도록 보고 싶다.

빠른 년생인 이준호와 강하늘과 친구가 되는 건 김우빈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 일 아니었나?아무래도 그렇다.(웃음) 그래도 쉽게 서열 정리가 됐던 건 준호와 하늘이는 원래 90년생들과 친구를 안 맺는다. 89년생하고만 친구를 하기 때문에 쉽게 결정이 났다. 그리고 그런 생각도 했다. ‘만약에 셋이 친구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보다 덜한 작품이 나오지 않았을까’ 진짜 친구가 됐기 때문에 좋은 호흡이 나온 것이다. 디렉션으로 절대 나올 수 없는 호흡이 있다. 진짜 친구이기 때문에 나오는 리액션들과 애드립이 있는데 죽이 딱딱 맞는 장면들은 진짜 친구들의 호흡으로 연기했기 때문이다.

연기를 하면서 ‘나와 치호가 많이 닮았구나’ 느낀 지점이 있나?친구들과 있을 때 까불고, 장난기 많은 부분이 비슷하다. 또한 나도 모르게 연기하다 본 모습이 나온 게 있는데 바로 멍 때리기다. 나는 혼자 가만히 앉아서 멍때리는 시간이 많다.(웃음) 작품 준비할 때 내가 맡은 캐릭터의 일대기를 적는데 상상을 정말 많이 하는 편이다. 아마 시나리오를 분석하는 시간보다 시나리오를 펼쳐놓고 일대기를 상상하는 시간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치호가 아무 생각이 없는 게 아니라 상상을 하고 있다고 본건가?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남들이 생각할 때 치호는 숨 쉬는 게 목표라고 하지만 그건 남이 보는 치호일 뿐이다. 치호 나름대로는 ‘용돈을 어떻게 받지?’라고 생각을 한다고 봤다. 가만히 앉아서 아무 생각을 안 하는 게 더 어렵다. 어떻게 아무 생각이 없을 수 있겠냐. 당연히 딴 생각이 나지.(웃음)

코믹한 영화인데 대사들이 가슴에 팍팍 꽂히는 대사들이 많다. 본인의 대사 중에 가장 인상적인 대사를 하나 꼽으라면?내 대사는 워낙 직설적인 대사가 많다.(웃음) 그 중에 꼽자면, “좀 힘들다고 울어 버릇 하지마. 어차피 내일도 힘들어”다. 또래 친구들이 기억하고 세길 수 있는 말인 거 같아서 기억에 남는다. 어디서 본 것 같은 대사인데 사실 치호도 어디서 주워들은 거다. 무슨 뜻인지 모르지만 문뜩 생각나서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 말이라 생각하고 연기했다.

김우빈에게 친구란 무엇인가?내가 영화로 데뷔한 작품의 제목이다.(웃음) 그리고 없어서 안 될 존재이다. 의지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원동력이 된다. 지금까지 친구라는 단어를 떠올렸을 때 좋지 않은 생각이 든 적이 없다. 뭔가 늘 좋은 생각만 든다. 나에게 친구란 좋은 거다.

사진 이진혁

※ 4월 17일 발행 예정인 <맥스무비 매거진> 5월호에서 김우빈에 대한 더 자세한 인터뷰 기사 및 화보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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