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옹주> 옷으로 읽는 여인의 마음

2016-08-12 00:00 디지털콘텐츠팀 기자

[맥스무비= 디지털콘텐츠팀 기자] 옷은 날개가 아니라 마음이다. <덕혜옹주>의 의상에는 시대뿐 아니라 그 시대를 견디며 살아야 했던 사람들의 마음이 함께 읽힌다.

복녕당 아기씨의 행복고종이 회갑을 맞던 해인 1912년 덕수궁에서 덕혜가 태어났다. 일제에 의해 왕위에서 반강제로 물러난 노년의 아버지에게 늦둥이 ‘복녕당 아기씨’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픈 금지옥엽.

고종은 덕혜가 다섯 살 때 준명당에 유치원을 만들어줬고, 자신의 거처 함녕전에 머물게 하는 등 딸 사랑이 유별했다. 어머니보다 아버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았을 만큼, 덕혜도 고종을 따랐다.

‘복녕당 아기씨’로 불렸던 소녀 덕혜의 유년시절 의상은 화려하진 않지만, 왕가 옹주의 녹의홍상(녹색 저고리, 붉은 치마)으로 기품을 살렸다. 가슴과 어깨에 용 무늬 금수와 금박 글씨를 새겨 넣고, 깃과 소매에도 형제 간의 우애를 상징하는 포도와 행운의 상징 나비를 수놓았다. 하지만 덕혜의 행복했던 유년 시절은 8살 때 고종이 승하하면서 짧게 끝나고 만다.

덕혜옹주, 비극의 시작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그녀의 운명은 점점 쇠락하는 국운과 궤를 같이 했다. 그는 일본인 소학교에 입학해 일본식 교육을 받았고, 한복 대신 기모노를 입어야 했다.

성인이 된 덕혜의 한복을 어린 시절과 비교하면 그녀의 처지가 더욱 도드라진다. 왕가의 상징인 용 자수는 그대로지만, 깃과 소매의 정성스런 자수는 찾아볼 수 없다. 흰색에 가까운 옅은 하늘색과 짙은 무채색 치마가 망국 옹주의 처연한 마음을 담담하게 드러낸다.

꽃신을 벗고어린 덕혜의 신은 녹의홍상에 맞춘 붉은 꽃신이다. 하지만 어른 덕혜의 신은 검고 붉다. 제작진은 신 하나에도 덕혜의 변화를 담았다.

 

무채색의 보호막

결국 덕혜는 13세가 되던 1925년 일본 동경으로 강제 유학을 간다. 스무 살이 되던 1931년 대마도 백작 소 다케유키와 결혼했다. 일본인과 결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조선일보>가 결혼식 사진 속 남편의 얼굴을 지워서 신문에 실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어린 나이에 가족의 품을 떠나, 혈혈단신 타국에서 원치 않는 결혼을 한 덕혜에게 불행은 쉬지 않고 몰려들었다. 일본 유학을 오자마자 오빠 순종이 승하했고, 얼마 뒤 어머니 양귀인도 세상을 떠났다.

그는 마음의 문을 닫아 걸었다. 무채색 체크 무늬의 케이프 코트와 목 끝까지 깃이 올라온 흰 블라우스, 검은 모자의 양장은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숨기려는 보호막 같다.

일본군복을 입은 독립운동가1920~1930년대 일본군복. 독립운동가 김장한은 사랑하는 여인이자, 조선의 마지막 황녀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일본군복을 입는다. 제작진은 군복 뿐 아니라 군화와 총집까지 철저한 고증을 거쳐 완성했다.

 

 

평생의 그림자가 되어 준 님김장한은 만주 광복군 수장이었던 김황업 장군의 아들이자, 고종을 지켰던 근위대장 김황진의 조카로 덕혜옹주와 결혼을 약속했던 정혼자다.

덕혜옹주가 일본으로 떠난 뒤, 그는 독립운동에 투신하면서 일본에서도 옹주의 곁을 그림자처럼 지킨다. 그래서 김장한의 양장은 밤의 그림자 같은 검은색이다.

해방 후 그녀를 집으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 온 힘을 다했던 그는 수십 년이 흘러서야 다시 덕혜를 만난다. 김장한은 고종의 근위대장 김황진의 조카이며 덕혜옹주의 정혼자다.

일본으로 강제 유학을 떠난 덕혜옹주를 온 힘을 다해 지키려는 그는 조선 왕가를 위해 일본군으로 위장하기도 하는, 뚝심 있고 남자다운 인물이다.

 

글 양보연 | 사진 오건 |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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