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그 '님' 찾기 (27) 박수영 | 비극과 희극의 뱃사공

2016-08-23 13:34 맥스무비취재팀 기자

[맥스무비= 맥스무비취재팀 기자] 20160823_psy_p_1000001

허진호 감독의 <덕혜옹주>는 암울한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을 조명하는 역사 드라마인 동시에 사랑이라는 감정마저도 숨겨야 했던 인물들의 멜로 드라마이기도 하다. 물론 허진호 감독의 전작 <8월의 크리스마스>(1998), <봄날은 간다>(2001), <외출>(2005) 등과 비교하자면 <덕혜옹주> 속 멜로의 농도는 짙지 않다.  '그 흔한 키스신 한번 등장하지 않는 멜로 드라마가 어디있겠냐'고 하겠지만 보여주지 않았다고 해서 사랑이 없는 건 아닐 것이다.

오랜 시간 서로를 의지해 온 덕혜옹주(손예진)와 김장한(박해일)의 관계는 정인이 아닐 수 없고 덕혜옹주와 복순(라미란)의 사이 역시 연인간의 사랑 이상으로 마음을 울린다. 그리고 영화에는 또 다른 비극의 한 쌍이 등장한다. 운명의 소용돌이 안에서 부부의 연을 맺은 영친왕(박수영)과 이방자 여사(토다 나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고종의 일곱 번째 아들이자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과 그의 일본인 아내 이방자 여사는 온전하게 남녀로서 서로를 바라볼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인물들이다. 황태자로 책봉된 해에 일본에 인질로 잡혀와 무력하기 그지없는 식민지 시대의 왕이자 일본 여자를 부인으로 맞은 조선 남자를 연기한 배우는 연극과 드라마, 영화를 종횡무진해온 박수영이다.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오빠생각>
<오빠생각>

최근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KBS)에서 톱스타 신준영(김우빈)의 소속사 대표이자 신준영과 노을(수지)의 큐피드로 얼굴을 알리고 있는 박수영은 <말죽거리 잔혹사>(2004)의 선생님, <타짜>(2006)의 고니(조승우) 삼촌, <건축학개론>(2012)의 건축소 소장, <완득이>(2011)의 완득이 아버지 등을 맡아 연기했다. 숱한 역할들 중, 김조광수 감독의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2012)에서 왕 언니 역을 통해 특유의 포커페이스 뒤에 감춘 코미디 재능까지 입증한 바 있다.

박수영은 화려한 아름다움이나 강렬한 인상을 갖고 있는 배우는 아니다. 평범한 소시민의 얼굴을 지닌 그는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 <덕혜옹주>의 영친왕을 비롯해 박수영이 연기한 캐릭터들은 극적인 재미를 위해 과장된 연기를 선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리얼리티의 중요한 이음새로 존재한다. 비극과 희극이라는 건너기 힘든 강에서 유유히 노를 젓는 뱃사공처럼 박수영은 묵묵히 틈을 메꾼다. 박수영이 지닌 평범함이라는 어려운 재능은 이야기의 축들을 단단하게 옭아매는 연결 고리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0822_결정적_그님글 진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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