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지브리의 공격적인 변화, <붉은 거북>

2016-09-23 18:57 디지털콘텐츠팀 기자
지브리가 프랑스 대형 배급사 와일드 번치와 손잡고 제작한 <붉은 거북>은 지브리가 고심 끝에 내린 선택의 첫 걸음이다.
지브리가 프랑스 대형 배급사 와일드 번치와 손잡고 제작한 <붉은 거북>은 지브리가 고심 끝에 내린 선택의 첫 걸음이다.

[맥스무비= 디지털콘텐츠팀 기자] 미카엘 두독 데 비트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붉은 거북>의 공식 예고편이 공개됐다. 열대 지방의 외딴 섬에 난파된 한 남자와 붉은 거북의 이야기다. 지난 69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의 영예를 안은 작품이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프랑스 대형 배급사 와일드 번치와 스튜디오 지브리의 공동제작이라는 것이다. 지브리는 <추억의 마니>(2014)를 마지막으로 잠정 휴업을 결정내린 바 있다.

지브리는 1985년 설립 이후 계속 미야자키 하야오 1인 체제로 운영되었다. 차기작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 빈번했지만 스튜디오 내 스태프들의 인건비는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로 인한 재정 악화에 이른다. 2014년 6월, 발표 당시 지브리는 기획은 하되 제작은 태국에서 하는 새로운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붉은 거북>은 지브리가 고심 끝에 내린 선택의 첫 걸음이다. 지브리의 대표이사이자 프로듀서 스즈키 도시오는 미카엘 감독의 단편 <물가의 두 사람>(2010)을 본 후 그에게 장편을 제안한다. 미카엘 감독이 지브리의 협력을 조건으로 걸면서 이 합작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제작비 확보가 난항이었지만 와일드 번치가 제작비를 충당하기로 결정했다. 기획은 내부에서 제작은 외부에서 하겠다는 지브리의 계획은 <붉은 거북>으로 성사됐다.

지브리와 외부 스튜디오의 협업은 과격하리만치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지브리가 살아남기 위한 방식이다. 기획력은 반짝이고 자금은 부족하다. 그래서 지브리는 외부와 공동제작 하지 않는다는 암묵적인 내부의 룰까지 깨뜨렸다. 고집만으로는 창조할 수 없는 시대라는 걸 자각했기 때문이다.

스즈키 도시오 프로듀서는 “국경 없이 일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거기서 무엇이 태어날까. 더 재밌어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날로그가 사라져가는 현실을 개탄하는 대신, “내 시대는 지났다”며 인정하는 태도다. 현재 미야자키 하야오가 손으로 그린 부분과 CG를 혼용해 미술관용 단편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은 지브리의 ‘지금’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일면이다.

지브리의 새 행보는 모든 미디어 기업의 고민을 압축한다. 기존 가치 유지와 변화에 대한 대비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 지브리가 통감한 세상에서, 지브리는 여전히 나아가고 있다.

▶ <붉은 거북> 공식 예고편

https://www.youtube.com/watch?v=lGGrlUiVTpY

글 정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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