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케르크> 보자마자 리뷰 | 106분의 전쟁 체험, 놀란이 창조한 세계 중 최고

2017-07-19 20:33 채소라 기자

[맥스무비= 채소라 기자] 크리스토퍼 놀란의 첫 실화 영화 <덩케르크>는 그간 본 적 없는 새로운 시선으로 전쟁의 참혹함을 담는다. <덩케르크>는 관객을 106분 동안 덩케르크 철수 작전 한복판으로 데려다놓는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내놓은 또 하나의 걸작이다.

<덩케르크>는 기존 전쟁 영화와 달리 아군과 적군의 피 튀기는 전투나 기적적 승리 등을 그리지 않는다. 이 영화는 전멸의 위기를 앞둔 병사들의 생존 의지를 담은 ‘생존 영화’에 가깝다.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덩케르크>는 기존 전쟁 영화와 달리 아군과 적군의 피 튀기는 전투나 기적적 승리 등을 그리지 않는다. 이 영화는 전멸의 위기를 앞둔 병사들의 생존 의지를 담은 ‘생존 영화’에 가깝다.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체험의 극치, 아이맥스 관람 필수

올해 최고의 영화이자 영화적 체험의 극치를 선사하는 작품. 크리스토퍼 놀란 특유의 복잡한 서사 구조도, 등장 인물의 전사(前事)도 일체 없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되면 마치 타임머신을 탄 듯 제2차 세계대전이 벌어졌던 1940년의 어느 날로 완벽히 빨려 들어간다.

엄청난 제작 스케일마저 압도하는 인간의 생존 본능 자체가 극적인 드라마가 된다. 하늘과 바다, 육지를 넘나들며 관객을 전장 한복판으로 데려다놓는 놀란의 마법이 경이롭다. 그의 천재적 재능에 푹 젖고 싶다면 <덩케르크>는 꼭 아이맥스로 관람하길 추천한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생존하기 위해 애쓰는 인물들을 가감 없이 그대로 보여준다. 이때 느껴지는 생생함은 곧 안타까움과 감동으로 전환되어 놀라움을 선사한다.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생존하기 위해 애쓰는 인물들을 가감 없이 그대로 보여준다. 이때 느껴지는 생생함은 곧 안타까움과 감동으로 전환되어 놀라움을 선사한다.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체험이 곧 감동이 되다

현실감 자체로 감동을 준다. 세 가지 시간대가 교차 편집된다는 점만 제외하면 극적인 상황 설정은 거의 없다. 보이지 않는 전투기 소리가 들려오면 경직되어 버리는 수천 명의 군인, 무사 귀환을 바란 군인들이 탄 여객선의 반복되는 침몰, 연료가 부족한 전투기를 침착하게 모는 영국 공군의 모습은 모두 현실적인 전쟁의 실상이다. 카메라는 적극적으로 인물들 사이에 들어가 상황을 밀착 취재한다. 감정을 묘사하기보다 생존하기 위해 애쓰는 주인공을 가감 없이 응시할 뿐이다. 이때 느껴지는 생생함은 곧 안타까움과 감동으로 전환되어 놀라움을 선사한다.

더욱 감탄을 자아내는 것은 수많은 얼굴이다. 2차 세계 대전이라는 전쟁의 참혹함은 인물의 얼굴에 묻어난다. 전우와 자신의 목숨을 온전히 건사하여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20대 초반의 청년들과 그들을 지휘하는 해군 사령관 볼튼(케네스 브래너)의 얼굴은 그 자체로 생존을 향한 절실함을 담고 있다. 군인의 탈출을 도우려는 영국인 도슨(마크 라이런스)은 어른으로서 젊은이들을 총알받이로 앞세운 죄스러움이 묻어난다.

‘체험하는 영화’ <덩케르크>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그래비티>(2014) 전쟁 버전’으로도 볼 수 있다. <그래비티>가 고립된 한 우주인의 생존기라면, <덩케르크>는 시시각각 다른 인물들의 생존기를 따라가는 구조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하지만 결코 산만하지 않다. 극한 상황의 긴장감과 흡인력이 무시무시하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연출력도 그렇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덩케르크 철수작전’의 실화를 다룬 이 영화에서 이전의 전쟁영화에서 겪지 못한 영화적 경험을 선사한다.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덩케르크 철수작전’의 실화를 다룬 이 영화에서 이전의 전쟁영화에서 겪지 못한 영화적 경험을 선사한다.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크리스토퍼 놀란은 확실히 다르다 

<다크나이트>시리즈, <인셉션>(2010,) <인터스텔라>(2014)를 통해 본 적 없는 이야기와 영상으로 관객에게 ‘영화 보는 즐거움’을 선사했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덩케르크 철수 작전’ 실화를 다룬 이번 영화에서도 그가 의도했던 모든 영화 체험을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한다. 그 체험은 감동적이다.

철수 작전이 벌어지는 해안에서의 일주일, 바다에서의 하루, 하늘에서의 한 시간. 같은 상황, 다른 장소와 시간을 완벽하게 교차편집되는 가운데, 거장 한스 짐머의 긴장감 넘치는 음악이 집중과 몰입감을 만들어 내며 관객에게 직접 전쟁을 겪어내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이렇게까지 담백한 전쟁영화가 있었던가. <덩케르크>는 전쟁터의 동정과 연민, 그럴싸한 영웅담과 멀찍이 떨어져있다. 물론 실제 철수 작전 중에 민간인 어선과 요트의 도움, 공군의 희생은 감동적이지만 영화는 그 감정을 포장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관객은 영화의 인물들과 함께 전쟁을 겪고, 결국은 감정을 나누며 공감하게 된다.

육해공을 아우르는 거대한 스케일과 과연 어떻게 찍었을지 궁금해질 법한 놀라운 촬영으로 106분의 상영시간 동안 전쟁을 겪는 새로운 경험이 곧 <덩케르트>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전쟁영화를 만들면 뭔가 다를 거야’ 라고 기대했다면, <덩케르크>는 그 기대를 절대 배반하지 않는다. 최영지

병사들의 헐떡거리는 숨소리와 현장음만이 영화를 가득 채운다. 하지만 그들의 두려움과 긴장감, 아픔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결국엔 눈물이 차오른다.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병사들의 헐떡거리는 숨소리와 현장음만이 영화를 가득 채운다. 하지만 그들의 두려움과 긴장감, 아픔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결국엔 눈물이 차오른다.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놀란 감독이 창조한 세계 중 최고 

덩케르크 철수 작전을 그린 영화 <덩케르크>는 3개의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된다. 적에게 포위된 덩케르크 해변에서 조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몸부림치는 육군, 하늘에서 적과 맞서는 공군 그리고 군인들의 탈출을 돕기 위해 배를 몰고 덩케르크로 향하는 시민들. 이 3개의 이야기는 깔끔하게 엮이며 긴장감을 더욱 극대화 시킨다.

스크린에서 마주하는 전쟁터는 지독하게 생생하다. 피가 튀는 장면도, 대사도 거의 없다. 병사들의 헐떡거리는 숨소리와 현장음만이 영화를 가득 채운다. 하지만 그들의 두려움과 긴장감, 아픔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결국엔 눈물이 차오른다. 극장 문을 나서도 가슴이 뜨거울 만큼 깊은 여운이 남는다. 놀란 감독이 창조한 세계 중 최고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이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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