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케르크> 깊이 읽기 | 전쟁과 생존 본연의 드라마, 담담한 듯 뜨거운 놀란의 마음

2017-07-21 15:01 차지수 기자

[맥스무비= 차지수 기자] 올해 <덩케르크>를 뛰어넘을 작품, 아니 향후 몇년 간 이 영화를 뛰어넘을 전쟁 탈주 영화를 만나긴 힘들 것 같다. <인셉션>(2010) <인터스텔라>(2014)를 잇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또 다른 수작이 탄생했다.

해변과 바다, 하늘을 배경으로 필사의 탈출을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 <덩케르크>.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해변과 바다, 하늘을 배경으로 필사의 탈출을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 <덩케르크>.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덩케르크>를 본다는 것은 관람이 아니라 체험에 가깝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이었던 1940년, 프랑스 덩케르크에 고립된 연합군 철수 작전을 그린 실화영화 <덩케르크>는 영국군 토미(핀 화이트헤드) 등이 적군의 폭격이 쏟아지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고자 발버둥 치는지, 그 처절한 생존의 과정을 고스란히 재현한다.

이 영화는 전쟁과 인간의 생존 본능 자체를 드라마로 택했다는 점에서 2차 세계대전을 다뤄왔던 여타의 작품들과 극명히 차별화 된다. 전쟁영화에서 으레 볼 수 있는 피 튀기는 육탄전이나 눈물샘 자극하는 절절한 드라마도, 연합군을 승리로 이끄는 대단한 영웅도 없다. 정의로운 영국군, 악랄한 독일군의 대치 같은 익숙한 그림보다 수많은 ‘개인’들의 탈출 의지가 돋보인다. 이것을 발전시킬 확장된 플롯 없이도 106분을 숨죽이게 하는 놀란의 탁월한 연출에 감탄한다.

긴장이 감도는 널따란 덩케르크 해안, 줄지어 서 있는 군인들, 그 사이에서 어떻게든 살아보겠다는 꾀로 부상병 들것을 운반해 운송선에 올라타려는 토미와 깁슨(아뉴린 바나드) 등을 담은 먼 앵글에서 이 사건을 바라보는 놀란의 마음을 느낀다. 생존의 처절함은 가까이서 볼 때보다 멀리서 지켜볼 때 배가된다. 민간인 배들이 직접 나서 30만 대군을 구출하는 대목 역시 실화에 따른 것으로, <덩케르크>는 자꾸만 담담한 척 뜨거운 불덩이를 던진다.

생존의 문제에 부닥친 인간이 의외로 모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는 점 역시 <덩케르크>의 흥미로운 지점이다. 특정한 서사가 없다고 해서 살기 위해 발악하는 일그러진 표정만 보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 영화에서 생존은 비난할 수 없는 탐욕이자 이기심이고, 마침내 이루었다는 것 자체만으로 박수 받는 숭고한 가치가 된다.

바다와 육지, 상공에서의 세 가지 시점이 종국에 하나로 합쳐지는 독특한 전개와 촬영은 관객을 덩케르크 해변 한가운데로 데려다놓는 신비한 마력을 발휘한다. 실제 철수작전이 벌어졌던 덩케르크 해변에서 로케이션하고, 수천 명의 엑스트라를 동원하고, 사실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실제 스핏파이어 전투기를 띄우고, 디지털 효과와 CGI의 최소화한 채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한 생생한 그림이 압권이다.

특히 조종사의 시점에서 적군의 전투기를 격추시키는 화려한 공중전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놀란 감독과 함께라면 어떤 역할이든 하겠다”던 톰 하디는 조종석에 앉아 눈만 내놓고도 관객과 하나가 된다. 여기에 한스 짐머의 음악이 더해지니 서스펜스가 더욱 강렬해진다. 엔진 소리와 시계 초침 소리, 음악의 결합이 106분의 체험을 앞장서 끌고 간다. 이 영상과 소리를 마음껏 즐기고 싶다면 반드시 아이맥스관에서 볼 것을 추천한다.

차지수 기자 / snowy@maxmovie.com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 maxpress@maxmovie.com
<저작권자(c) 맥스무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
0/ 500
      사업자등록번호 211-88-91225 l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제2016-서울강남-02630호 l 대표이사 정이은
      ㈜맥스무비 l 06099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 125길 8, 301호(논현동, 유진빌딩)
      인터넷신문등록번호 서울 아 02730 | 등록일자 2013년 7월 11일 | 제호 맥스무비 닷컴 | 발행인 : 정이은ㅣ편집인 : 이은지

      Copyright ⓒ Asiatribune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