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그 ‘님’ 찾기(46) 김새벽 |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2017-07-21 18:01 정유미 기자
<그 후>에서 김새벽이 연기한 창숙은 출판사 사장 봉완(권해효)와 내연의 관계를  맺고 있다. 김새벽의 목소리와 얼굴이 캐릭터의 전형성을 비켜가며 신선한 감흥을 준다. 사진 영화제작 전원사
<그 후>에서 김새벽이 연기한 창숙은 출판사 사장 봉완(권해효)와 내연의 관계를  맺고 있다. 김새벽의 목소리와 얼굴이 캐릭터의 전형성을 비켜가며 신선한 감흥을 준다. 사진 영화제작 전원사

[맥스무비= 정유미 기자] 홍상수 감독의 21번째 장편 영화 <그 후>는 흑백 영화다. 잿빛에 가까운 질감 속에 시간은 낮과 밤을 지나고 눈을 맞는다. 배우 권해효의 울림이 큰 연기, 배우 김민희의 유연한 리듬, 배우 조윤희의 날 선 사자후와 함께 이 영화를 더욱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건 배우 김새벽은 말갛고 뾰족한 존재감이다.

<그 후>에서 배우 김새벽은 출판사 사장 봉완(권해효)의 헤어진 여자 창숙 역할을 연기하며 홍상수 감독이 작품에 처음으로 얼굴을 선보였다. 창숙은 솔직한 동시에 음흉하고 대담한 동시에 조심스러운 여자다. 봉완과 내연의 관계를 유지하는 사건의 주동자이지만 사고의 핵심에서는 비켜서 있다.

배우 김새벽의 낮은 음성과 말간 얼굴은 전형적일 수 있는 캐릭터인 창숙의 일면을 묘하게 일그러뜨리며 신선한 감흥을 선사한다.

독립 영화에서 두각을 나타낸 김새벽의 대표작이자 장건재 감독의 <한여름의 판타지아>. 김새벽은  일본 나라 현 고조시에 촬영온 조감독 미정과 여행객 혜정 1인 2역을 연기했다.  사진 인디스토리
독립 영화에서 두각을 나타낸 김새벽의 대표작이자 장건재 감독의 <한여름의 판타지아>. 김새벽은  일본 나라 현 고조시에 촬영온 조감독 미정과 여행객 혜정 1인 2역을 연기했다.  사진 인디스토리

68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오리종티 부문에 초청된 김경묵 감독의 <줄탁동시>(2012)의 조선족 순희 역으로 영화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 김새벽은 이후 단편 <말로는 힘들어>(2012)와 <사려 깊은 밤>(2013) 등을 통해 독립 단편 영화의 잊을 수 없는 얼굴로 관객들을 만나왔다.

특히 2014년 여름 4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고 34회 밴쿠버국제영화제, 44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흥행과 비평 양면에서 큰 성공을 거둔 장건재 감독의 <한여름의 판타지아>(2015)를 통해 대중적으로도 얼굴을 알린 바 있다.

<한여름의 판타지아>에서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연기와 청량한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은 배우 김새벽은 백승화 감독의 <걷기왕>에서는 예상치 못한 코미디 연기로 또 다른 얼굴을 선보였고, <그 후>의 창숙 역을 통해서는 기존의 이미지와는 또 다른 담담하고 날카로운 매력까지 더하며 배우로서 인상적인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흑백영화 <그 후>에서도 김새벽의 트레이드마크인 목소리와 얼굴은 투명에 가까운 색을 띈다. 사진 영화제작 전원사
흑백영화 <그 후>에서도 김새벽의 트레이드마크인 목소리와 얼굴은 투명에 가까운 색을 띈다. 사진 영화제작 전원사

담담하게 울림을 전하는 낮고 깊은 어조는 배우 김새벽의 트레이드마크다. 늦은 밤부터 새벽까지의 시간을 공명하는 듯 울리는 목소리와 닮아있는 말갛고 투명한 얼굴 역시 배우 김새벽의 도화지다.

<줄탁동시>의 조선족,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2014)의 탈북자, <한여름의 판타지아>의 이방인 그리고 <그 후>의 주변인까지 김새벽은 트레이드마크인 목소리와 얼굴을 다양한 캐릭터에 흐르는 물처럼 채워왔다. <그 후>를 통해 흑백 영화 안에서도 본인의 개성을 오롯이 빛냈던 배우 김새벽의 또 다른 팔레트가 궁금하다.

글 진명현(독립영화스튜디오 무브먼트 대표) 영화의 순간을 채색하는 천변만화의 파레트, 배우들을 소개합니다.

정유미 기자 / youme@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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