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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느와르: 블랙 브라운> 조수향 “솔직한 게 가장 나답다”

2017-07-29 01:04

[맥스무비= 차지수 기자] 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한국 장편 경쟁 부문에 진출한 <커피 느와르: 블랙 브라운>. 국가에서 법으로 커피를 금지하면서 벌어지는 카페 사이의 이권 다툼을 그린다. 어리지만 강인한 카페 사장 김주원 역의 조수향은  “캐릭터가 나보다 훨씬 큰 인물”이라 소개했지만, 조수향의 솔직하고 당찬 매력이라면 언제든 느와르 이상의 것을 보여줄 것이다.

전작 <사돈의 팔촌>의 장현상 감독 및 주요 배우들과 <커피 느와르: 블랙 브라운>에서 재회한 조수향. 이번 촬영장은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과의 호흡만으로도 넘치게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맥스무비 김미애 (에이전시 테오)
전작 <사돈의 팔촌>의 장현상 감독 및 주요 배우들과 <커피 느와르: 블랙 브라운>에서 재회한 조수향. 이번 촬영장은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과의 호흡만으로도 넘치게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맥스무비 김미애 (에이전시 테오)

장현상 감독에 장인섭, 배소은, 김자영 배우 등 <사돈의 팔촌>(2016) 팀이 <커피 느와르: 블랙브라운>에서 다시 의기투합했습니다. 

장현상 감독이 이번엔 다른 배우들과 해보려고 미팅을 여러 번 진행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캐릭터의 느낌을 잘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나기 어려웠나봅니다. 준비하고 있는 작품이 있는데 대사나 한 번 들어보고 싶다고 하더니, “그래, 너가 딱이다. 그냥 하자”고 피드백이 금방 왔어요.(웃음)

<커피 느와르: 블랙브라운>에 참여한 건 시나리오 자체보다 장현상 감독의 영향이 컸다고 봐도 될까요?

첫 시나리오는 지금과 약간 달랐습니다. 더 복잡했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많아서 단번에 매력적이진 않았어요. 하지만 저는 장현상 감독이 워낙 후반 작업에 강한 스타일이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시나리오가 어렵더라도 믿고 갈 수 있을 만큼, 영화를 참 재밌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고요. 좋은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는 신뢰로 참여했습니다.

결과물을 본 소감은 어떤가요? 개인적으로는 여러 번 볼수록 매력적인 영화인 것 같습니다.

생각했던 대로 나온 부분도 있었고, 그게 아닌데 의외로 재밌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보면서 계속 신선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다른 배우들도 기대 이상으로 잘 나온 것 같다고 놀라더군요. 시나리오 스케일에 비해 촬영 환경은 조금 열악했거든요. 찍으면서 지금 우리가 잘 하고 있는 건지 반신반의하는 마음이 있었는데,(웃음) 참여하길 잘한 것 같습니다.

각별한 동료들과 함께하는 현장이라 더 즐거웠겠습니다.

보조 출연자들도 많았고, 프리 프로덕션 단계가 짧아서 어려운 점도 분명 있었습니다. 그나마 저는 분량이 많지만, 대기 시간이 긴 배우들은 아마 더 고생스러웠을 겁니다. 그럴수록 제가 더 정신을 차려야한다고 생각했죠. 그래도 막상 찍을 땐 웃음이 터지는 순간이 많았어요.  장인섭, 강기둥 배우가 애드리브를 시작하면 진짜 웃기거든요. 둘 다 미친 사람인 줄 알았다니까요.(웃음) 그래도 제가 많이 의지했죠. 프리 단계가 짧아서 놓치고 가는 부분이 많았는데, 그걸 적극적으로 고민해오던 배우들이니까요.

조수향은 <커피 느와르: 블랙 브라운>에서 나이는 어리지만 당찬 카페 사장 김주원을 연기한다. 사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조수향은 <커피 느와르: 블랙 브라운>에서 나이는 어리지만 당찬 카페 사장 김주원을 연기한다. 사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이 작품에서 연기한 김주원 사장 캐릭터는 속을 알기 어려운 미스터리한 구석이 있죠. 그간 연기했던 캐릭터에 비해 표현의 폭이 넓고 자유로웠겠습니다.

저 역시 더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더 혼란스러웠습니다. 김주원은 만나는 사람에 따라 태도가 다르고 분명한데, 이걸 하나로 이을 그만의 뭔가를 찾기 어려웠거든요. 그래서 촬영 전에 감독님한테 굉장히 많은 질문을 했어요. 하지만 현장에서는 오히려 감독님이 저를 믿어줬죠. 가끔 감독님이 예상치 못한 디렉션을 할 때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런 방식도 신선하고 재밌었습니다.

커피금지법이라는 말도 안 되는 규제가 등장하는데, 보기엔 따라선 은근한 사회 풍자적 소재로 읽힐 수도 있겠습니다. <커피 느와르: 블랙 브라운>을 어떤 영화라고 소개하겠습니까?

감독님과 초반에 소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 있는데, 특정한 비판의 의미를 두고 만든 소재는 아닌 것 같습니다. 사회적 이슈를 만들기 위함보다는 불현듯 떠올린 아이디어라고 알고 있습니다. 영화 속 대사에도 나오듯, 저는 이 영화가 소소한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커피 한 잔 마시는 건 그야말로 소소한 행복이니까요. 그 행복을 감사히 여기는 사람들을 위한 영화인 것 같습니다.

조수향의 소소한 행복은 뭔가요?

저도 요새 그게 고민입니다. 제가 사실 진지한 고민에 빠져들기 보다는 당장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는 스타일인데, 왠지 요즘에는 ‘내가 무엇을 위해 연기를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위해 이렇게 살고 있는지, 나는 누구인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김주원 캐릭터는 참 침착하고, 대담하고, 솔직한 리더입니다. 실제 조수향과 얼마나 닮았습니까?

저 역시 솔직하긴 합니다. ‘솔직한 게 가장 나답다’고 생각해서 늘 그렇게 살려고 합니다. 그런데 침착하진 않습니다. 저는 화나면 화내고, 울고 싶으면 울고, 힘들면 투정부리면서 살아왔거든요. 김주원은 나이도 어린데 자신을 잘 컨트롤하고, 위기를 유머로 풀어내는 감각도 있는 멋있는 사람이죠. 저보다 더 그릇이 큰 캐릭터입니다.

정식 데뷔한지 아직 2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조수향은 명량한 웃음 사이 남몰래 열병을 앓은 적 있다고 고백했다. ⓒ맥스무비 김미애 (에이전시 테오)
정식 데뷔한지 아직 2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조수향은 명량한 웃음 사이 남몰래 열병을 앓은 적 있다고 고백했다. ⓒ맥스무비 김미애 (에이전시 테오)

자기 신념이 굉장히 중요한 캐릭터이기도 하죠. 신인배우로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세가 있다면요?

최선을 다할 수 없으면, 그냥 안 하는 게 나은 것 같습니다. 꽤 옛날부터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또 연기 경험이 늘어날수록, 신선한 것에 대한 갈망도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뻔한 모습은 최대한 피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뻔한 모습 안에 갇히지 않기 위해서 저 스스로를 계속 점검해야 할 필요를 느낍니다.

무작정 교복이 예뻐서 예고에 진학했다가 학교 다니면서 연기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들었습니다. 처음으로 연기가 재밌다고 느꼈던 순간이 기억납니까?

어렴풋이 이미지와 냄새로 기억합니다. 고등학교 때 첫 공연했을 때예요. 겨울이었고, 새벽 일찍 등교했는데 안개가 자욱했습니다. 겨울의 학교 냄새와 소극장 냄새, 무대 위에서 빛을 받았을 때 퍼지던 뽀얀 이미지, 박수를 받았을 때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 돌이켜보니 그런 게 기억나네요.

<들꽃>(2014)이 첫 장편이었으니까 이름을 알린지 2년 정도 됐습니다. 데뷔 후의 시간, 기대했던 만큼 만족스러웠나요?

저는 특별한 준비 없이 데뷔를 해서 사실 아무것도 몰랐죠. 모르니까 마냥 재밌고, 크게 힘들다는 생각도 안 해봤는데 점점 제가 감당하고 책임져야 할 것들이 있다는 걸 깨닫기 시작하면서 이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었습니다. 연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어쩌면 배우가 나와 안 맞는 직업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버거웠습니다. 그런 고민들을 오래 하다 보니, 워낙 생각이 없던 제가 좀 겸손해지긴 한 것 같습니다만.(웃음)

그런 갈등이 제일 심했던 시기가 언제입니까?

드라마 <후아유>(KBS2)를 끝내고 정신없이 살다가, 아마 그 해 겨울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원래 겨울을 많이 타는 편인데, 마음까지 힘드니까 그 겨울을 심하게 앓았죠.

굉장히 의외인데요. <후아유> 덕분에 얼굴을 제대로 알려서 그 해 겨울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을 줄 알았습니다.

실상은 달랐습니다.(웃음) 그렇게 행복하진 않았습니다.

<커피 느와르: 블랙 브라운>이 조수향에게 특별한 이유는 현장에서 다른 배우들과 나눈 ‘진짜 호흡’이다. ⓒ맥스무비 김미애 (에이전시 테오)
<커피 느와르: 블랙 브라운>이 조수향에게 특별한 이유는 현장에서 다른 배우들과 나눈 ‘진짜 호흡’이다. ⓒ맥스무비 김미애 (에이전시 테오)

그렇다면 지금은 자신이 지녀야 할 책임에 어느 정도 적응했습니까?

사실 그렇게 익숙하진 않지만, 알고는 있으니 대비할 수 있는 정도는 됩니다. 전에는 당황할 일도 많고, 상처도 많이 받았지만 이제는 덤덤하게 넘어가려고 해요. 제가 유일하게 언니와 속 깊은 얘기를 나누곤 하는데, 힘들 때마다 언니가 항상 제 곁에 있어줬죠. 존재만으로도 큰 힘이 되는 게 가족인 것 같습니다.

연기의 재미까지 줄어들진 않았나 봅니다. 현장을 많이 경험할수록 부담도 늘어났을 텐데요.

연기에 대한 부담감은 솔직히 없는 편입니다. 잘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못하면 못하는 대로 욕을 먹어도 좋다는 생각이거든요. 그래서 연기에 대한 스트레스는 별로 느끼지 못합니다. 이번에 <커피 느와르: 블랙 브라운>을 찍으면서도 정말 행복했어요. 연기가 더 재밌었고, 제가 가보지 못한 세계가 너무 많다는 설렘도 있었죠. 좋은 기운을 너무 많이 받았습니다.

이 영화의 어떤 점이 조수향을 그렇게 설레게 했나요?

다 좋았습니다. 제일 좋았던 건 함께했던 배우들이죠. 주요 배우들만 18명이었는데, 어쩌면 하나 같이 자기 역할을 너무 잘 해내는지, 그 모습을 보니까 ‘아 내가 이런 사람들과 같이 작업하는구나’라는 생각에 기분 좋았습니다. 연기할 때마다 제가 몰랐던 새로운 제 모습이 나오는 것도 재밌었고요. 잠도 못 자고 밤낮을 바꿔서 촬영했는데도 힘든 줄도 몰랐습니다.

조수향은 다수의 단편과 상업영화는 물론 성장드라마, 단막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부지런히 활동하고 있다. 그가 작품을 고르는 제 1의 기준은 ‘글’이다. ⓒ맥스무비 김미애 (에이전시 테오)
조수향은 다수의 단편과 상업영화는 물론 성장드라마, 단막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부지런히 활동하고 있다. 그가 작품을 고르는 제 1의 기준은 ‘글’이다. ⓒ맥스무비 김미애 (에이전시 테오)

누구와 연기하는가가 배우 조수향에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맞아요. 특히 (배)소은 언니는 제가 흔들릴 때마다 “네가 맞다”고 똑 부러지게 잡아주고, 저를 굉장히 예뻐해 줬어요. 여배우들만의 기 싸움이랄 것도 전혀 없었죠. 그렇게 좋은 배우들과 작업하니까 ‘진짜 호흡’을 나누는 느낌이었습니다. 거기서 많은 에너지를 받았어요.

지난 2년간의 출연작을 보면 장르도, 작품 색깔도 가리지 않는 넓은 행보가 돋보입니다.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입니까?

일단은 어떤 선입견 없이 글(시나리오)만 보려고 합니다. 딱 글만 봤는데 재밌으면 무조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다음이 캐릭터인데, 제가 해서 이 작업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으면 더 욕심을 냅니다. 하지만 아무리 글이 재밌더라도 저 아닌 다른 배우가 더 잘할 것 같으면 굳이 뛰어들 필요는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배우 조수향의 인생 영화 3

뤽 베송이 각본과 제작, 연출을 맡은 <레옹>(1995). 뤽 베송의 페르소나 장 르노의 존재감과 나탈리 포트만의 발견, 게리 올드만의 악역 연기, 에릭 세라와 스팅의 음악이 관객들을 열광시키며 개봉 당시 프랑스 영화로는 최초로 150만 관객을 불러모았다.
뤽 베송이 각본과 제작, 연출을 맡은 <레옹>(1995). 뤽 베송의 페르소나 장 르노의 존재감과 나탈리 포트만의 발견, 게리 올드만의 악역 연기, 에릭 세라와 스팅의 음악이 관객들을 열광시키며 개봉 당시 프랑스 영화로는 최초로 150만 관객을 불러모았다.
미국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희곡을 영화화한 엘리아 카잔 감독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1957). 주연배우 말론 브란도와 비비안 리의 열연으로 명작 대열에 올랐다.
미국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희곡을 영화화한 엘리아 카잔 감독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1957). 주연배우 말론 브란도와 비비안 리의 열연으로 명작 대열에 올랐다.
데미언 차젤레 감독의 뮤지컬 로맨스 <라라랜드>(2016).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감독상, 여우주연상, 촬영상, 음악상, 주제가상, 미술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했다.  사진 판씨네마
데미언 차젤레 감독의 뮤지컬 로맨스 <라라랜드>(2016).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감독상, 여우주연상, 촬영상, 음악상, 주제가상, 미술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했다.  사진 판씨네마
“좋아하는 작품이 많지만 예전부터 꾸준히 좋아했던  건 <레옹>(1995) 그리고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1957). 너무 옛날 영화인가요? 친구들이 맨날 옛날 사람이라고 놀려요.(웃음) 장르 구분하지 않고 다 좋아하지만 유독 클래식한 느낌의 영화에 끌리는 것 같습니다. 컷이 마구 마구 넘어가는 화면보다는 카메라가 가만히 있는 게 더 좋아요. 최근에 본 영화 중에는 <라라랜드>가 특히 좋았고요. 거기에도 옛날 뮤지컬 감성이 있거든요. 제가 감성이 되게 올드한 사람입니다.(웃음)”

차지수 기자 / snowy@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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