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그 ‘님’ 찾기(48) 이정은 | 웃음의 온도

2017-08-21 17:01 정유미 기자
훌륭한 배우들의 적확한 캐스팅이 빛을 발하는 <택시운전사>는 평범한 개인들의 유기적 관계와 그 틈을 파고든다.  사진 쇼박스
훌륭한 배우들의 적확한 캐스팅이 빛을 발하는 <택시운전사>는 평범한 개인들의 유기적 관계와 그 틈을 파고든다.  사진 쇼박스

[맥스무비= 정유미 기자] 장훈 감독 연출, 송강호 주연의 <택시운전사>가 연일 흥행의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천만 승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은 <택시운전사>는 보통 사람의 뜨거운 이야기를 감동과 유머로 풀어내며 올여름 극장가를 장악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구성, 대작을 연출한 경험이 풍부한 감독, 송강호라는 믿음직한 배우, 그리고 여름 극장가에 대형 배급사의 텐트폴 영화로 전형적인 공식을 따른 영화다. 하지만 이 전형성은 오히려 안전한 노선을 벗어나지 않는 극의 행로로 기능하며 관객들에게 익숙한 안정감과 만족도를 선사하고 있다.

또한 <택시운전사>는 스타급 배우를 역사 속 인물로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전략으로 실화의 힘을 강화한 영화다. 훌륭한 배우들의 적확한 캐스팅이 빛을 발하는 <택시운전사>는 평범한 개인들의 유기적 관계와 그 틈을 파고든다. 그리고 배우와 밀착한 이야기는 지금의 관객들을 위로하는 여정이 된다.

<택시운전사>의 핸들을 쥐고 있는 배우 송강호는 놀라운 공력으로 이 여정을 진두지휘한다. 송강호라는 배우의 얼굴에서 나오는 천변만화의 감정은 드라마틱한 커브를 만들고 떨리는 눈빛만으로도 관객들을 향해 전속력의 직구를 던진다.

이밖에도 유해진과 류준열, 토마스 크레취만 등 배우 송강호의 곁을 함께 내달리는 배우들 역시 스타 캐스팅의 타입화에 함몰하지 않는다. 극적인 인물의 상황을 담담하고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오히려 극화의 드라마틱한 순간을 만들어내는 연기 앙상블은 훌륭하다. 이 평범하고도 특별한 조화에서 튀지 않고 돋보이는 배우가 있다. 광주 택시운전사 역할을 맡은 배우 유해진의 아내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 이정은이다.

이정은은 <변호인>(2013) <재심> 등에서 코믹하지만 따뜻한 조연을 연기했다. 사진 NEW
이정은은 <변호인>(2013) <재심> 등에서 코믹하지만 따뜻한 조연을 연기했다. 사진 NEW

<택시운전사>에서 등장하는 시간은 길지 않지만 이정은은 영화의 온기를 책임지는 유해진과 함께 구들장 같은 역할을 하는 캐릭터다. 낯선 이들을 위로하는 가족이라는 집단, 집이라는 공간 속에 더없이 밀착된 배우 이정은은 <택시운전사>의 뭉근한 감정을 만들어낸 배우다.

1991년 연극 <한여름밤의 꿈>으로 데뷔한 이정은은 다수의 연극과 영화에 출연해 온 베테랑 배우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은 작품은 2015년 박보영과 함께 출연한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tvN)이다. 서빙고 보살이란 캐릭터를 능숙한 코미디 연기로 선보이며 드라마의 대성공과 함께 대중에게 깊숙이 각인되었다. 이후 영화 <좋아해 줘>(2015), <그날의 분위기>(2015), <곡성>(2016) 등과 드라마 <송곳>(JTBC, 2015),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KBS, 2016), <내일 그대와>등에 출연했고, <재심>에서도 코믹하지만 따뜻한 조연으로 등장해 극에 온기를 더한 바 있다.

<택시운전사> 이전 봉준호 감독의 <옥자>에서는 ‘수퍼 돼지’ 옥자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결코 쉽지 않았을 그 목소리 연기가 조금도 어색하지 않게 배우 안서현과 호흡을 맞출 수 있었던 건 이정은의 내공 덕임은 두 말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리듬을 만들어내는 특유의 유머 감각과 상대 배역과 관객의 굳은 마음을 부드럽게 녹이는 기대고 싶은 온도를 가진 배우 이정은.

배우 이정은을 볼 때마다 멜리사 맥카시가 떠오른다. <스파이>(2015)나 <고스트버스터즈>(2016) 같은 작품에서 배우 이정은의 온전한 활약을 보길 바라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글 진명현(독립영화스튜디오 무브먼트 대표) 영화의 순간을 채색하는 천변만화의 파레트, 배우들을 소개합니다.

 

정유미 기자 / youme@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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