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휴일> 임창정 X 공형진 X 정상훈 “우리의 조합은 압정, 못, 스테이플러”

2017-08-30 10:00 채소라 기자

[맥스무비= 채소라 기자]

임창정 28년, 공형진 28년, 정상훈 20년. 코미디 연기에 둘째 가라면 서러울 세 배우의 연기 경력 합이 76년이다. 이들이 뭉쳐 눈물, 콧물 쏙 빼는 연기 앙상블을 펼쳤다. 가난하고 어리바리한 강도 삼총사의 인질극을 그린 코미디 <로마의 휴일>에서 세 배우는 ‘웃기는 연기’를 하지 않고도 ‘웃음을 주는 장면’을 만들어냈다.  베테랑 배우 삼총사가 처음으로 한 작품에서 의기투합한 과정은 영화만큼이나 흥미진진하다. 

(왼쪽부터) 정상훈, 임창정, 공형진 세 배우가 <로마의 휴일>에서 처음 만났다. <로마의 휴일>은 친형제 같은 강도 삼총사가 현금수송차량을 탈취한 후 나이트클럽 ‘로마의 휴일’에서 벌이는 인질극을 코믹하게 그린 작품이다. ⓒ 맥스무비 김현지(에이전시 테오)
(왼쪽부터) 정상훈, 임창정, 공형진 세 배우가 <로마의 휴일>에서 처음 만났다. <로마의 휴일>은 친형제 같은 강도 삼총사가 현금수송차량을 탈취한 후 나이트클럽 ‘로마의 휴일’에서 벌이는 인질극을 코믹하게 그린 작품이다. ⓒ 맥스무비 김현지(에이전시 테오)

코미디 연기의 대가 임창정, 공형진, 정상훈 세 배우가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친형제 같은 삼총사 연기를 할 때 호흡이 잘 맞았나요?

임창정 처음 캐스팅 됐을 때, ‘완전히 맞부딪히기만 하거나 혹은 톱니바퀴처럼 완전히 잘 맞거나’ 둘 중 한 쪽이 될 거라고 예상했어요. 우리는 한 사람이 압정이라면, 누구는 못이고, 누구는 스테이플러예요. 다 달라 보이지만 다 비슷한 점이 있거든요.(웃음) 그런 조합인데, 만나보니 완벽히 잘 맞았습니다.

공형진 우리를 잘 보면 절대적으로 삐거덕거릴 수밖에 없는 조합이에요. (임)창정 씨, 저, (정)상훈 씨 모두 배우생활 20년 이상하면서, 나름대로 자존심이든 철학이든 각자의 자아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상훈 씨는 늘 형들 의견을 잘 수용해줬고, 창정 씨는 수많은 주연작을 책임지면서 쌓은 내공을 발휘했죠. 역시 명불허전!

세 배우가 모두 인정할 만큼, 촬영 현장과 영화 안에서 완벽한 호흡을 맞출 수 있었던 비결이 있나요?

임창정 첫 시나리오 회의 때 배우와 스태프들이 세 캐릭터의 각 콘셉트와 굵은 선을 잘 정한 덕이에요. 촬영하기 전에 감독님,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자, 이 신은 어떡할거여?” 하면서 다 모여요.(웃음) 심도 있게 캐릭터와 시나리오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공형진 촬영 때도 “5시까지 오세요” 하면 우리는 3시 반, 4시에 현장에 가서 일단 밥을 먹어요.(웃음) 밥집에서 각자 ‘이 신을 어떻게 할까?’ 하면서 난장 토론이 이뤄지는 거죠. 그날 찍을 신에서 대사나 연기를 우리끼리 먼저 짜고, 감독님한테 가서 숙제 검사를 맡는 것처럼 아이디어를 보여드렸어요. 거기에 감독님도 덧붙여 말씀하시면 그 부분을 추가했죠.

정상훈 100% 서로 믿고 연기한 게 비결이 아닐까요? 형들도 제게 “맞는 것 같아?” 물어보면서 모니터링했습니다. 서로 99%만 믿는 것과 100% 믿고 조언한 대로 다시 연기해보는 것은 다르거든요. 저는 ‘아, 이거구나’ 하고 서로 100% 믿고 연기했어요. 의견을 물어봐놓고 ‘내 생각에는 아닌데. 이게 맞는데’ 하지 않았어요.

임창정 맞아. 우리 다 그런 생각은 안했어요.

공형진 영화에 쓴 OK컷도 저희 셋이 다 합의한 OK컷이에요.

세 배우가 직접 대사를 짰던 장면을 하나만 소개해주신다면요?

공형진 영화 초반에 돈 훔치고 나서 셋이 봉고차 안에서 이야기하는 장면도 그렇게 만들어졌죠. 리더 격인 인한(임창정), 막내 두만(정상훈), 어리바리한 기주(공형진)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신이에요. 기주가 전달하기로 한 돈을 안 준 것 때문에 인한이 화가 나고, 막내 두만은 당황하죠. 이 장면의 연기, 대사를 다 저희가 당일에 짰어요.

정상훈 지금 영화에 나오는 “돈 줬어? 내가 주라고 했잖아”나 인한이 “하, 차 빼” 하는 대사가 대본에 없었어요. 대본보다 더 장면의 목적을 뚜렷하게 만들었습니다. ‘틀에 박힌 연기 말고, 독특한 연기로 설득을 시켜보자’고 합심했어요. 똑같은 짬뽕이라도 맛있는 거 있잖아요. 그런 음식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죠.

<로마의 휴일>에서 공형진은 어리바리한 맏형 기주, 임창정은 삼총사의 리더 인한, 정상훈은 형들의 행동대장인 막내 두만을 맡아 호흡을 맞췄다. 사진 메가박스(주)플러스엠
<로마의 휴일>에서 공형진은 어리바리한 맏형 기주, 임창정은 삼총사의 리더 인한, 정상훈은 형들의 행동대장인 막내 두만을 맡아 호흡을 맞췄다. 사진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코믹한 장면이 많아서 함께 촬영하는 현장에서도 웃음이 끊이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공형진 하하하(웃음). 너무 웃겼죠.

임창정 너무 웃겨서 웃다가 울었어요.(웃음)

정상훈 저는 웃긴 거 말고 울컥했던 적이 있어요. 나이트클럽에서 기주가 화투 치고 있을 때 그 앞에서 저랑 창정 형이 대화 신을 찍을 때,  형 연기를 보는데 너무 슬펐어요. 인질극을 벌이고 있으니까 “우리 나중에 어떻게 될까?”라며 걱정하는 장면인데, 분명 창정 형이 ‘무덤덤하게 연기하자’고 했거든요. 그런데 촬영할 때 무덤덤하다가 눈물을 주르륵 흘리는 거예요. 그 테이크를 영화에 넣진 않았지만, 그때 생각하니까 지금도 슬프네요.

공형진 저도 창정의 연기를 보고 굉장히 충격적이었어요. 인한이 형사님과 바닷가에 앉아서 마음에 맺힌 응어리를 담담하게 툭 터놓는 장면에서 이야기하다가 눈물을 후두둑 떨어뜨리는 겁니다. ‘이게 뭐지?’ 싶더라고요. 이게 참 묘한 거죠.

연기에 대해서 ‘머리로 하느냐, 가슴으로 하는 게 맞느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곤 하는데, 정말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머리 반, 가슴 반’이거든요. 창정이가 딱 그렇죠. 너무 부럽고 자랑스러워요. 그런 배우랑 같이 연기해서 영광이에요. 상훈이도 몰입도가 엄청납니다. 연기력으로는 상훈이를 보면 사자 새끼고 창정이를 보니까 호랑이 새끼인데,(웃음) 이들과 조화를 이루려면 저는 해맑고 밝게 연기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임창정 (공)형진 형 말씀이 맞아요. 결국, 셋의 조화가 가장 중요했던 거였습니다.

자연스럽게 서로에 대한 연기 칭찬을 들려주시네요.(웃음) 그만큼 서로에게 배울 점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정상훈 아, 제가 정말 많이 배웠죠. 영화 현장 경험이 쌓인 두 분에게 현장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공)형진 형은 특히 스태프들부터 조역, 단역 배우들을 다 챙기셨어요. 저도 형진 형 덕분에 편안하게 촬영했습니다.

임창정 형진 형이 단역 배우 100여 명의 긴장감을 잘 녹여줬죠. <로마의 휴일>에서 코미디는 나이트클럽 ‘로마의 휴일’에 갇힌 100여 명의 단역 배우들이 다 하시거든요. 어설프게 연기하는 배우들이 없었던 이유가 다 형진 형이 잘 아우르고 편안하게 해주신 덕이에요.

(왼쪽부터) 정상훈, 공형진, 임창정은 입을 모아 조화롭게 연기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전했다. 각자 튀지 않게 제 역할을 하면서 코믹한 장면을 만들어낸 비결이다. ⓒ 맥스무비 김현지(에이전시 테오)
(왼쪽부터) 정상훈, 공형진, 임창정은 입을 모아 조화롭게 연기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전했다. 각자 튀지 않게 제 역할을 하면서 코믹한 장면을 만들어낸 비결이다. ⓒ 맥스무비 김현지(에이전시 테오)

각자 생각하는 <로마의 휴일>의 가장 큰 매력을 꼽는다면요?

공형진 반전 매력이 있습니다.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지만 단순히 웃고 끝나는 킬링타임용 영화가 아닐 수도 있어요. 진지함이란 반전 매력을 가진 영화입니다.

정상훈 어렸을 때 ‘하루에 천만 원이 생긴다면?’이라는 상상을 굉장히 많이 해봤거든요. <로마의 휴일>이 바로 그 상상에 대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 상상에 ‘그 돈을 하루에 다 못 쓰면 죽는다’는 전제도 있었어요.(웃음) 영화에서는 우리가 돈을 훔치고 양심에 찔려서 나이트클럽 안에 있는 사람들한테 나눠주고 빚을 갚아주죠.

공형진 어, 나도 갑자기 돈이 생긴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 했었는데.(웃음) 무조건 써야 해, 하루 만에.(웃음)

임창정 난 그 돈이 1억 원이었어.(웃음)

정상훈 정말요? 어우, 소름 돋아!(웃음)

임창정 우리 영화는 신파적이거나 웃기려고 노력하는데 웃기지 않는 장면들은 편집 과정에서 다 걷어 냈어요. 웃음이나 눈물을 강요하지 않는 영화예요. 강요하지 않는 것이 바로 <로마의 휴일>의 매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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