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회 대종상 영화제 | 영광의 한 마디 “15년 만에 대종상 무대, 3초만 폼 잡고”

2017-10-26 12:44 차지수 기자

[맥스무비= 차지수 기자] 영화제 운영 과정의 투명성 문제로 한동안 논란에 시달렸던 대종상 영화제가 10월 25일(수) 54회를 맞았다. 지난해에는 영화인들 다수가 불참을 선언하며 파행 직전에 이르렀지만 올해 시상식에는 영화제를 다시 살리고자 하는 많은 배우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특히 트로피의 주인공들은 진솔하고 낮은 자세로 감사를 표했다.

남우주연상 설경구 “15년 만에 대종상 무대, 3초만 폼 잡고”

설경구는 수상 소감을 마친 후 양팔을 활짝 벌려 팬들의 환호에 화답했다. 사진 TV조선 방송화면
설경구는 수상 소감을 마친 후 양팔을 활짝 벌려 팬들의 환호에 화답했다. 사진 TV조선 방송화면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설경구는 “<불한당>이 후보에 많이 올랐는데도 지금까지 수상을 잘 못해서 실망했는데, 드디어 하나 건졌다”며 “오늘 <불한당> 의상을 입고 왔더니 영화 속 묘한 감정도 들고, 임시완 씨가 옆에 있는 것 같다. 많이 보고 싶다. 나를 빳빳하게 펴준 변성현 감독과 많은 스태프들, 김희원 씨, 허준호 선배님 그리고 동지 송윤아 씨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팬들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설경구는 이어 “<불한당>의 공식 상영은 끝났지만 내가 사랑하는 불한당 당원들이 단관 행사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제게 아낌없이 모든 걸 주는 팬 여러분, 끝까지 사랑해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설경구가 대종상 시상식 무대에 선 것은 2000년 37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박하사탕>으로 신인남우상을 받은지 15년 만이다. 설경구는 “나이 먹을수록 꺼낼 카드가 별로 없는데, 작품마다 새로운 카드를 꺼내기 위해 노력하겠다. 15년 만에 대종상 무대에 섰는데, 이전까지 한 번도 폼을 못 잡아봤다. 3초만 폼 잡고 아웃되겠다”는 너스레로 감격을 표했다.

여우주연상·신인여우상 최희서 “이제야 어른이 된 것 같다”

여우주연상과 신인여우상을 동시에 안은 최희서는 감격의 눈물을 보였다. 사진 TV조선 방송화면
여우주연상과 신인여우상을 동시에 안은 최희서는 감격의 눈물을 보였다. 사진 TV조선 방송화면

<박열>에서 박열의 연인 가네코 후미코 역을 맡은 최희서는 이날 신인여우상과 여우주연상을 동시에 거머쥐며 2관왕에 올랐다. 최희서는 여우주연상 수상자에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적은 예산으로 만들어져 홍보도 타 상업영화만큼 많이 못했는데, <박열>을 봐 주신 관객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배역에 대한 애정과 감사도 덧붙였다. 최희서는 “가네코 후미코라는 여성은 국적, 성별을 넘어 박열과 함께 권력에 저항하고 투쟁했다. 약 90년 전 생존했던, 23년이라는 짧은 생을 마감했던 그 여성으로부터 제가 많은 것을 얻어서 나이 서른에 이제야 어른이 된 것 같다”며 “앞으로 제가 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지, 더 흥행할 수 있는 작품에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언제나 같은 마음으로 매 순간, 진실한 연기를 할 수 있는 연기자가 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신인남우상 박서준 “너 같이 생긴 애가 어떻게 연기하냐고…”

박서준은 데뷔 시절의 일화를 꺼내며 “시대를 잘 타고 난 것 같다”는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 TV조선 방송화면
박서준은 데뷔 시절의 일화를 꺼내며 “시대를 잘 타고 난 것 같다”는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 TV조선 방송화면

신인남우상의 영광은 <청년경찰>로 올 상반기 약 560만 명 관객을 모은 박서준에게 돌아갔다. 박서준은 “올해 한국 나이로 서른이다. 한참 좋을 나이이기도 하고, 어린 나이이기도 하다. 지금 저의 어린 생각으로는 한국영화가 굉장히 많이 발전한 것 같다. 명품 연기를 하시는 선배님들과 기술 발전, 콘텐츠 개발 덕도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극장을 찾아주시는 관객 여러분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그 분들께 저 또한 훌륭한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데뷔를 할 때는 ‘너 같이 생긴 애가, 너 같은 성격을 가진 애가 어떻게 연기를 하겠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시대가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이 시대에 태어나고 이 시대에 살아갈 수 있게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는 진솔한 소감을 덧붙였다.

감독상 이준익 “여러 편 찍다 보니 재능 떨어진 감독”

이준익 감독은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 그들의 후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사진 TV조선 방송화면
이준익 감독은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 그들의 후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사진 TV조선 방송화면

2006년 <왕의 남자>(2005)로 한 차례 대종상 감독상을 수상한 적 있는 이준익 감독이 올해 <박열>로 또 한 번 감독상을 가져갔다. 이준익 감독은 “사실 저는 영화를 여러 편 찍다 보니 재능이 다 떨어진 감독”이라고 말문을 열며 “이 감독상은 저와 같이 작업했던 젊은 배우들과 젊은 스태프들이 받아야 할 상을 제가 대신 받는 걸로 알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열>의 대사 중 “평범하면 안 되지.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이 사진이 말해주잖아”라는 대사가 생각난다. 그 사진을 남겨주신 박열 의사님과 가네코 후미코 선생님 덕분에 여러분과 이 영화를 나눌 수 있었고 이 상을 받을 수 있는 것 같다. 박열 의사님의 후손 분들이 살아계신다. 그 분들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대리수상 신현준 “내년에는 더 많은 분들이 참석하길”

두 차례 대리수상에 나선 신현준은 대종상 영화제의 의의를 강조했다. 사진 TV조선 방송화면
두 차례 대리수상에 나선 신현준은 대종상 영화제의 의의를 강조했다. 사진 TV조선 방송화면

이날 시상식 진행자이자 <악녀>에게 돌아간 촬영상, 기술상을 대리 수상한 신현준은 “대종상 영화제가 올해 54회다. 많은 선배님들과 영화인들, 한국 영화를 사랑해주신 관객 여러분들이 만들어주신 영화제다”라며 “우리 영화제는 우리 스스로 지켰으면 좋겠다. 내년에는 더 많은 분들이 참석하길 바란다. 관객 분들의 박수보다 더 뜨거운 박수를 쳐줄 줄 아는 영화인들이 됐으면 좋겠다”는 뼈있는 한 마디를 전했다.

54회 대종상 영화제 수상자·수상자

▲최우수작품상 <택시운전사>▲감독상 <박열> 이준익 감독▲남우주연상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설경구▲여우주연상 <박열> 최희서▲남우조연상 <더 킹> 배성우▲여우조연상 <더 킹> 김소진▲신인남우상 <청년경찰> 박서준▲신인여우상 <박열> 최희서▲신인감독상 <가려진 시간> 엄태화▲시나리오상 <더 킹> 한재림▲촬영상 <악녀> 박정훈▲조명상 <프리즌> 김재근▲음악상 <가려진 시간> 달파란▲기술상 <악녀> 정도안, 윤형태▲편집상 <더 킹> 신민경▲미술상 <박열> 이재성▲의상상 <박열> 심현섭▲기획상 <택시운전사> 최기섭, 박은경▲특별상 故 김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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