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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케이 필름 윤제균 대표 “능력만 보여준다면 최고의 대우를”

2018-01-24 12:09

[맥스무비= 차지수 기자] 천만영화를 두 번이나 연출, 지난해에는 <공조> 제작으로 약 800만 관객을 거뒀지만 윤제균 대표는 ‘겁이 난다’고 털어놨다. 흥행은 지금도 앞으로도 모를 일이고, 오롯이 잘 만들고 싶다는 마음 뿐이다. 언제나 좋은 아이템을 찾아 헤매는 그는 능력 있는 작가들에 대한 일종의 연대감과 책임감을 느낀다.

# 2018년 제이케이 필름 첫 작품 <그것만이 내 세상>

제이케름 사무실에서 만난 윤제균 감독. ⓒ맥스무비 임영웅 (시티 카메라)
제이케름 사무실에서 만난 윤제균 감독. ⓒ맥스무비 임영웅 (시티 카메라)

제이케름에서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제작을 결정한 건 <그것만이 내 세상>이 처음이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단숨에 윤제균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 영화의 매력은 무엇이었나요?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저와 제이케름 직원들 모두 ‘이건 꼭 하자’고 그랬어요. 제가 좋아하는 따뜻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글에 진정성이 있었거든요. 제일 좋은 시나리오는 뻔한 이야기를 뻔하지 않게 풀어낸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어지간한 작가 아니면 그런 글은 쓰기 어렵죠. <그것만이 내 세상>은 딱 그런 작품이었어요.

친근하고 코믹한 캐릭터인 조하 역에 이병헌 배우를 캐스팅한 게 의외였습니다. 묵직한 기운의 대중적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너무 뻔한 캐스팅을 하면 재미가 없잖아요. 신선한 캐스팅을 하려다 보니 이병헌 씨가 떠올랐습니다. 내심 ‘이병헌이 과연 이걸 하려고 할까?’ 생각했는데, 단번에 출연하겠다고 해서 고마웠어요. 본인이 원래 조하 같은 성격이라고 하더군요. 저도 이병헌 씨와 친분을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인데, 보이는 이미지와 실제 모습이 굉장히 다르다고 느꼈어요. 영화에서 센 캐릭터를 많이 해왔지만 실제로는 허당기가 있고, 약간 아줌마 같은 스타일이에요.(웃음)

특히 박정민 배우의 서번트 증후군 연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 피아노 연주는 상당한 노력 없이는 나오기 힘든 결과물이었을 것 같습니다. 

박정민이 <댄싱 퀸>(2012) 때 짜장면 배달부 역을 맡으면서 처음 만났는데, 그때부터 연기를 잘 했습니다. 언젠가 꼭 잘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너무 착하고 성실한데다가, 젊은데도 허세가 없어요. 박정민과 같이 작업한 사람들은 다 그렇게 말할 겁니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까지 봤던 젊은 배우들 중에 제일 사람이 괜찮은 것 같아요. 우리 영화에 캐스팅할 때는 지금처럼 알려진 상태는 아니었지만, 무조건 연기 잘 하는 사람이 맡아야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서 박정민을 캐스팅했죠.

이병헌 배우와 박정민 배우의 호흡은 어떻게 보셨나요?

이병헌 씨가 사람을 어렵게 대하지 않아요. 사람에 대한 존중이 있고 상대방한테 인간적으로 다가가는 스타일이에요. 신인 감독이라도 절대 무시하지 않고 박정민 같은 어린 배우와도 되게 잘 지냈어요. 월드스타라 까칠할 줄 알았는데,(웃음) 전혀 아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아마 대중에 비춰지는 모습과 실제 모습이 가장 다른 배우들 중 한 명일 거예요.

# 관객이 곧 신이다

이병헌, 박정민이 호흡을 맞춘 <그것만이 내 세상> 촬영 현장.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이병헌, 박정민이 호흡을 맞춘 <그것만이 내 세상> 촬영 현장. 사진 CJ엔터테인먼트

<그것만이 내 세상>을 비롯해 그간 제이케름 작품의 중심에는 늘 가족이 있었습니다. 가장이 가족들과 극장에 와서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하신 적도 있죠. 가족적인 소재에 특별히 애정을 두시는 이유가 있습니까? 

제가 세련되지 못한 촌놈이라서 그런가 봅니다.(웃음) 장남이고, 장손이고, 외아들인데 작년에 어머니까지 돌아가시니 가족에 대한 애틋함이 더 커졌습니다. 저는 나라가 잘 되려면 가족부터 잘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이 힘들어도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든든하면 어떻게든 헤쳐나갈 수 있잖아요. 아무리 돈을 잘 벌어도 가족이 해체되면 행복하지 못하죠. 결국 가족이 화목하고 건강해야 나라가 건강해지는 것 아니겠어요? 가족의 해체만큼 불행한 일은 없을 겁니다.

최근 천만 돌파한 <신과 함께-죄와 벌>이나 <1987>은 어떻게 보셨나요? 

한국영화 수준이 옛날에 비해 많이 올라온 것 같습니다. 두 작품 모두 만든 사람들의 간절함이 보여서 다 잘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화는 감독, 제작자, 배우들 등등 작품에 참여한 사람들이 정말 간절하게 찍는 경우에 흥행할 확률이 높은 것 같습니다. 참 신기하게도 관객이 그 간절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 관객이 곧 신이에요.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관객을 아래로 보고 만들었는지 아니면 관객을 두려워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는지, 그걸 귀신 같이 알아봐요.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진정성이 흥행에 필수적이라는 의미인가요? 

제가 자주 하는 이야기인데, 영화를 만들 때 작품에 대한 겸손함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 번은 박중훈 선배님이 자신감과 교만함의 차이에 대해 말씀하신 적 있어요. 감독은 수만 번의 NG와 OK 사인을 내려야 합니다. 매번 이게 맞는지 불안해하고, 주변에 물어보고, 고민하죠. 그럼에도 만든 의도에 충실하게 그리고 신중하게 자신의 생각을 밀고 나간다면, 그건 자신감입니다. 무조건 자신이 옳다고 믿는 건 교만이죠. 영화는 컷의 예술입니다. 한 컷만 봐서는 이게 자신감인지 교만인지 잘 안 느껴지지만 100컷, 200컷, 1000컷 쌓이게 되면 결국 드러나게 되어 있죠. 관객은 그걸 알아봅니다.

제이케름이 제작해 역대 박스오피스 흥행 2위에 올라있는 <국제시장>.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제이케름이 제작해 역대 박스오피스 흥행 2위에 올라있는 <국제시장>. 사진 CJ엔터테인먼트

<1987><국제시장> 모두 시대를 만든 주체로서의 시민을 비춘다는 점에서 동일한 관점을 가진 작품으로 보입니다. 

같은 생각입니다. <국제시장>이 다루는 시간의 범위가 더 넓긴 했지만 결국 <국제시장>과 <1987>을 합치면 우리나라의 근대사가 되겠죠. <국제시장>은 고생했던 부모님 세대를 산업적, 경제적 측면에서 비췄고 <1987>은 정치적으로 비뚫어져있는 것을 바로 잡은 부모님 세대를 비춘 것이죠.

<국제시장>이 천만 관객을 거둔 것처럼 <1987>도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요?  

영화는 개봉하고 나면 하나의 생명체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른들 말로, 애는 낳기만 하면 자기 팔자대로 알아서 산다고 하잖아요. 부잣집에서 태어난 애가 항상 잘 되는 것도 아니죠. 개봉 역시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영화에도 팔자가 있는 것 같아요. <국제시장> 첫 주에 150만 들어서 저는 망한 줄 알았어요. 근데 이상하게 점점 스코어가 올라가더라고요. <신과 함께-죄와 벌>도 이렇게 잘될 줄 누가 알았나요. 개인적으로 김용화 감독과 친한데, 맨날 불안해하면서 ‘이거 망하면 나는 망한다’고 그랬었죠. 그렇게 간절하게 만들더니 결국 잘 됐잖아요.

<1987>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정권 바뀔 줄 누가 알았나요. 초반에는 개봉도 못할 줄 알았던 영화예요. <1987>에 참여한 사람들은 이 작품을 함으로써 불합리한 일을 당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참여한 것이고요. 스코어를 떠나서 그 진정성에 대한 보답은 어떻게든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해운대>나 <국제시장>의 주요한 성공 요인도 그러한 진정성이었다고 생각하세요? 

지금 천만이 된 <신과 함께-죄와 벌>도 마찬가지로 작품을 만든 모든 사람들의 간절함이 하늘에 닿았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흥행은 하면 할수록 진짜 모르겠어요. 그저 최선을 다해서 잘 만들고, 그 다음은 정말 간절하게 기도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저는 흥행을 모르겠어요. 20년 넘게 이 일을 했지만, 도저히 모르겠어요.

CJ E&M에서 제이케이 필름을 인수한지 1년 정도 지났습니다. 애초 손잡은 목표가 해외 진출이었는데, 관련 사항이 지금은 어느 정도 단계까지 진행된 상황인가요?   

메인 타겟이 사실 중국이었는데 사드 때문에 상황이 안 좋았습니다. 준비했던 <쿵푸로봇>은 무기한 대기 상태가 되어버렸고, 일단 동남아 시장에 대해서는 지속적, 공격적으로 투자와 제작을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지난 해에는 <그것만이 내 세상>과 <협상> 때문에 사실 너무 바빴어요. 아마 올해부터 동남아 혹은 더 큰 글로벌 시장 진출이 서서히 가시화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다음 연출작으로는 어떤 작품을 고려하고 계신가요? 

뭘 해야 하나 2년 동안 고민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겁이 많아졌어요. 자꾸 두려워요. 계획대로 <쿵푸로봇>을 하면 됐는데 그게 엎어지는 바람에 이제 뭘 해야 하나 고민 중이에요. 우리 직원들이 뭘 그렇게 오래 고민하냐고 짜증내요.(웃음) 두 세개 후보가 있는데 2월 정도에는 결정해서 올해 안에 연출 들어가려고 합니다. 흥행을 떠나서 정말 잘 만들고 싶어요. 거기에서 오는 압박이 상당합니다.

제이케이 필름에서 선호하는 스타일에서 벗어나서 완전히 다른 색깔의 작품을 해보실 의향은 없으세요? 

관심이야 있죠. 좋은 시나리오가 있으면 무조건 합니다. 다만 제가 안 하는 게 명확하게 있어요. 난도질하는 잔인한 영화나 공포 영화에는 자신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나홍진 감독과 친한데,(웃음) 나홍진한테 ‘너는 너의 길을 가라. 나는 나의 길을 가겠다’고 한 적 있어요. 나홍진 감독은 스릴러 쪽으로는 천재인 것 같아요. 저는 그런 것만 아니면 뭐든지 도전해볼 수 있죠.

# 능력만 보여준다면 최고의 대우를

윤제균 감독은 능력 있는 시나리오 작가들에게 최고의 대우를 약속했다. ⓒ맥스무비 임영웅 (시티 카메라)
윤제균 감독은 능력 있는 시나리오 작가들에게 최고의 대우를 약속했다. ⓒ맥스무비 임영웅 (시티 카메라)

현재 한국영화계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새롭고 좋은 이야기를 찾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작가에 대한 대우가 부족해서 능력 있는 작가들이 다 드라마로 가고 있어요. 영화를 만드는데 있어서는 시나리오가 핵심인데 말이죠.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대우에 대한 부분이 해결이 되어야 하는데, 그래도 요새는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것 같아요. 이제 메이저 투자배급사에서 하는 영화들은 무조건 표준근로계약서를 써야 해요. 저 역시 <국제시장> 때부터 표준근로계약서를 써오고 있습니다. 하루에 12시간 이상 촬영하지 않고, 그 이상 일할 경우 추가 비용을 지급하고, 일주일에 한 번은 쉬고,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4대 보험은 무조건 들기. 이 네 가지만 지켜져도 스태프들이 전보다 훨씬 편하게 일할 수 있죠.

그렇다면 제이케이 필름에서는 작가들과 어떤 조건으로 계약하나요?

무조건 업계 최고 대우! 항상 작가들에게 ‘능력만 보여다오. 그렇다면 나는 그 어떤 제작사보다 최고의 대우를 하겠다’는 한 마디 밖에 안 합니다. 시나리오 잘 쓰는 작가들이 제이케름에 오면, 저는 어떡하든지 다른 작가들보다 잘 먹고 잘 살게 해주고 싶다는 책임감을 느껴요. 조건도 파격적인 편이고 추후 몇 작품씩 계약하기도 하죠. 서로의 신뢰감이 쌓이면 지분도 줍니다. 제가 조금 덜 벌어도 그 친구들과의 신뢰를 쌓는 게 우선이죠. 그게 제이케름의 전략입니다.

일선 현장에서 보시기에 다른 제작사들의 대우는 여전히 열악한가요? 

경우에 따라 다르긴 합니다만, 옛날에 비해서는 많이 나아진 편이죠. 하지만 여전히 불합리한 곳도 분명 있겠고, 그것은 앞으로 고쳐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모범을 보이고 싶어요. 우리나라 영화 발전의 핵심은 시나리오인데, 글 잘 쓰는 사람들이 돈을 못 버니까 다 드라마로 가버리잖아요.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만으로는 그 사람들을 붙들어 놓을 수 없습니다. 결국 현실적인 문제, 경제적인 문제에 부닥치기 때문에 그 부분을 해결해주고 싶어요. 그래야 우리나라 영화가 발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신과 함께-죄와 벌>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원작이 있는 안정적 이야기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것 같습니다. 제이케름에서는 무조건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선호한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그렇습니까? 

아뇨, 저도 막 찾고 있는 걸요.(웃음) 좋은 원작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은 당연히 많을 것이고, 그건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원작을 좋은 영화로 만들 수 있다면 너무 좋죠. 웹툰, 소설 등등 그게 뭐든지 괜찮은 이야깃거리를 찾는데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잘 찾을 수 있는지 방법도 없어요. 그냥 닥치는 대로 막 찾는 것 같아요.(웃음)

좋은 이야기를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에 맞게 만드는 것, 이것이 윤제균 감독이 영화를 만들 때 지키는 기본 원칙이다. ⓒ맥스무비 임영웅 (시티 카메라)
좋은 이야기를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에 맞게 만드는 것, 이것이 윤제균 감독이 영화를 만들 때 지키는 기본 원칙이다. ⓒ맥스무비 임영웅 (시티 카메라)

지난해에는 블록버스터보다 중급 영화들의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어느 쪽에 무게를 둬야 영화 산업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양립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관객의 취향은 계속 변하기 때문에 우리가 중급 영화와 블록버스터에 대해 분석해봐야 사실 소용이 없다고 생각해요. 관객이 곧 신이기 때문에 그것은 알아서 정리될 겁니다. 한 가지 장르만 계속 접하면 관객도 질리기 마련이에요. 장르적으로 봐도 90년대에는 코미디가 유행하다가 어느 순간 스릴러 열풍이 불고, 다시 로코 열풍이 불곤 했죠. 영화를 만들 때 어려운 점은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 뒤의 관객이 무엇을 원할지 내다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맛있는 짜장면을 만들어도, 계속 짜장면을 먹어온 관객은 그 냄새도 맡기 싫을 거예요. 그저 최선을 다해서 만들고, 개봉 시점의 관객들이 이걸 좋아해주도록 기도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관객 취향 적중은 운에 맡길 수밖에 없다는 것인가요? 

운칠기삼이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운이 7, 기술적인 부분이 3이라는 소리인데 그 운이라는 게 우연히 주어진 행운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기운, 에너지를 말하는 것이죠. 영화에 대한 간절함, 절박함,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 주변에서 도와주려고 하는 마음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에너지, 그것이 성공의 7할을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말하는 ‘럭키’와는 명백히 다르죠.

흥행 비결은 아무도 모른다지만, 적어도 손해보지 않기 위한 기본 조건들이 있지 않을까요?  

제 나름대로 손해를 안 보겠다 싶은 기준은 있지요. 어디서 읽었는데 ‘좋은 영화란 좋은 이야기를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에 맞게 잘 만든 영화’라고 하더군요. 돈을 내고 극장에서 보는 콘텐츠는 당연히 TV를 틀면 나오는 콘텐츠와 다른 뭔가가 있어야겠죠. 그게 미장센이든 카메라 워킹이든 아니면 TV에서는 구현하기 힘든 CG이든 간에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을 어떻게 잘 활용하는가가 중요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최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에 오석근 감독이 선임됐습니다. 영진위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상업영화들의 공정 경쟁이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는데, CGV에서는 무조건 CJ 영화를 밀어줄 거라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일선 현장에 있는 사람으로서 장담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1% 정도는 영향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극장 입장에서는 전체적인 관객 수가 중요하기 때문에 특정 영화를 밀어달라는 요구가 있다고 해서 마냥 들어줄 수 없어요. 극장은 철저히 자본의 논리대로 움직이는 살벌한 곳입니다. 이 약육강식의 질서에 무조건 희생 당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또 한국영화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입니다. 어떻게 하면 영화인들을 독려하고 동기 부여를 해서 해외로 나가게 할 수 있을지 생각해줬으면 합니다. 우리나라 영화가 나가야 될 길은 결국 그 쪽인데, 제작사들은 영세해서 해외 나가기가 쉽지 않아요. 제이케름이 CJ와 합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죠.

20대의 윤제균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많이 힘들지? 근데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희망을 잃지 마. 긍정적인 생각으로 열심히 한 번 살아봐."
20대는 제 인생의 암흑기였습니다. 다시 돌아가래도 절대 안 갑니다. 그때의 젊음을 지금의 안정성과 바꾸라고 한다면, 죽어도 싫어요. 대학교 4년 내도록 아르바이트 했고, 서울에 제가 누울 방 한 평도 없었습니다.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기 때문에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잖아요. 희망을 잃지 말라고 열심히 한 번 살아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제이케이 필름 윤제균 대표는? 

시나리오를 쓰다가 2001년 <두사부일체>로 감독 데뷔했다. 이듬해 제이케이 필름을 설립한 후 <색즉시공>(2002) <1번가의 기적>(2007) <해운대>(2009) <국제시장>(2014) 등을 연출,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2005) <하모니>(2009) <내 깡패 같은 애인>(2010) <스파이>(2013) <히말라야>(2015) <공조>(2016) 등 다수의 작품을 제작했다. <해운대>와 <국제시장>으로 두 번이나 천만 관객을 동원한 우리나라 영화계의 대표적인 흥행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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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지수 기자 / snowy@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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