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 진출작 '버닝'에 대한 실마리 7

2018-05-08 17:59 성선해 기자

[맥스무비= 성선해 기자] 이창동 감독의 신작 '버닝'이 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밀양'(2007) '시'(2010)로 여우주연상과 각본상을 수상한 거장인 만큼 신작 '버닝'에 대한 궁금증도 높다.

올해부터 강화된 칸 영화제 진출작 엠바고로 인해 '버닝'은 칸에서 상영되기 전에는 영화 줄거리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할 수 없다. 이창동 감독과 유아인, 스티븐 연, 전종서는 고심 끝에 칸 출국을 앞두고 국내 관객을 위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창동 감독 "젊은이들의 무력감과 분노 담겼다"

'버닝'이 7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올해 한국영화로서는 유일하다. 사진 CGV 아트하우스
'버닝'이 7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올해 한국영화로서는 유일하다. 사진 CGV 아트하우스

'버닝'은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헛간을 태우다'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이창동 감독은 "요즘 젊은이들은 어쩌면 부모 세대보다 더 못 살고 힘들어진 최초의 세대가 아닐까 한다. 그들이 품은 무력감이나 분노 등이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원작은 헛간을 태우는 미스터리한 남자의 이야기다. 이 짧은 미스터리로 요즘 젊은이들의 내면과 한국의 현실을 표현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제목 '버닝'은 원작 '헛간을 태우다'의 영문 제목인 'barn buring'에서 따온 것으로, 중의적 의미가 있다. 이창동 감독은 "요즘 젊은이들이 뭔가를 불태우고 싶을 때 '버닝'이라고 하더라. 그런데 역설적으로 '버닝'이 잘 되지 않는다는 이중적 의미도 있다"라고 했다.

스티븐 연 "무라카미 하루키 원작에 새로운 색을 입혔다"

스티븐연은 아프리카에서 해미(전종서)와 만난 적이 있는 남자 벤 역이다. 정체불명으로, 베일에 싸여있다. 사진 CGV 아트하우스
스티븐연은 아프리카에서 해미(전종서)와 만난 적이 있는 남자 벤 역이다. 정체불명으로, 베일에 싸여있다. 사진 CGV 아트하우스

유아인과 스티븐 연, 전종서 등도 원작을 모두 읽었다. 스티븐 연은 "소설을 먼저 읽고 시나리오를 받았다. 원작은 강렬한 느낌이 인상적이었다. 각본도 그걸 온전히 표현한 것 같다. 거기에 영화만의 새로운 색깔을 더했다"라고 했다. 이어 "단편에 등장하는 사건이 영화에서도 진행된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 문화의 차이점이 잘 살아났다. 이를 통해 보편적이고 전 세계에 통할 수 있는 이야기로 재탄생했다"라고 말했다.

유아인 "시나리오, 한 편의 소설에 가까웠다"

유아인은 유통회사 아르바이트생 종수 역이다. 해미와는 어릴 적 같은 동네에 살았다. 해미를 통해 벤을 소개받는다. 사진 CGV 아트하우스
유아인은 유통회사 아르바이트생 종수 역이다. 해미와는 어릴 적 같은 동네에 살았다. 해미를 통해 벤을 소개받는다. 사진 CGV 아트하우스

"소설에 가까운 시나리오였다." 유아인이 자신이 바라본 '버닝'의 각본을 압축적으로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버닝'은 시나리오 자체가 묘사가 구체적이라 텍스트의 양도 많았다. 유아인은 "원작은 모티브일 뿐 완전히 한국적인 이야기로 재탄생했다. 다른 작품이라 볼 수 있을 정도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스티븐 연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인들이 공감할만한 비유가 있는 작품"이라며 보편성과 공감대가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이창동 "변태 감독? 상황에 맞는 연기 요구할뿐"

그간 이창동 감독의 영화를 거쳐간 배우들은 그의 촬영장에 대해 공통적으로 '연기자를 극한으로 밀어붙인다'라고 표현했다. 이창동 감독은 "나를 두고 변태 감독이라고 말하기도 하더라. 좋은 의미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나의 연기론은 단순하다. 무언가를 만들어서 표현하지 말고, 그 인물의 감정과 상황에 맞게 표현하길 요구할 뿐이다"라고 했다.

유아인 "표현에 대한 강박 벗어던졌다"

이창동 감독의 연기론은 유아인에게도 적용됐다. 유아인은 '버닝'에서 사실적인 연기를 하는데 중점을 뒀다. 그는 "어린 나이에 비해 많은 작품을 소화하다 보니 표현에 대한 강박이 있었다. 흔히 배우를 표현할 때 천의 얼굴이라 하지 않나. 거기에 맞춰 잘하고 싶어 애썼던 순간들이 있었다"라고 했다. 이어 "어느 순간 연기가 너무 외형적이게 되더라. '버닝'을 통해 내 관성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이창동 감독이 내게 요구한 것도 그러한 연기였다"라고 설명했다.

전종서 "내 모습 당당하게 보여드릴 것"

신예 전종서는 공개 오디션을 통해 이창동 감독의 신데렐라가 됐다. 사진 CGV 아트하우스
신예 전종서는 공개 오디션을 통해 이창동 감독의 신데렐라가 됐다. 사진 CGV 아트하우스

베일에 싸인 요소는 '버닝'에 또 있다. 해미 역의 전종서다. 그간 출연작이 전무했던 전종서는 데뷔작을 통해 칸 영화제까지 진출하며 이창동 감독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기자회견 및 영화 홍보 일정이 익숙하지 않은 그는 연신 긴장한 기색이었다. 전종서는 "영화 속 내 모습이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갈지에 대한 부담은 없다. 단지 요즘 내가 소화하고 있는 스케줄이 모두 처음 겪어보는 것이라 긴장이 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관심이 부담스럽지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당당하게 보여드릴 것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유아인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오히려 청소년들이 봐야"

개봉을 앞둔 '버닝'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살인과 방화 등을 소재로 삼았다는 이유다. 이창동 감독은 "보시기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생각하시는 것처럼 그렇게 자극적인 장면은 별로 없다"라고 말했다. 유아인은 "오히려 청소년들이 많이 봐야하는 작품이 아닐까 한다. (청춘들에 대한 이야기를) 명확성을 가지고 전달하지 않는다. 그점이 오히려 윤리적이고 관객에게 새롭게 말을 거는 영화가 아닐까 한다"라고 했다.

'버닝'은 5월 16일(수)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공식 스크리닝을 통해 전세계 영화인들에게 공개된다. 국내 개봉은 5월 17일(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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