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회 전주국제영화제 박순종 조직위원장 “전주, 한국영화의 토대로 거듭나길”

2018-05-10 12:00 성선해 기자

[맥스무비= 성선해 기자] 독립·예술영화의 장 전주국제영화제가 19회를 맞이했다. 성년을 앞두고 수백억의 경제적 가치를 지닌 브랜드로 성장한 전주국제영화제. 그 뒤에는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전주시와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가 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를 이끄는 박순종 조직위원장 대행을 만나 올해 영화제의 흐름과 대안·독립영화 도시로 진화 중인 전주시의 역할 대해 들었다.

#2의 고향 전주에서 영화제를 준비하기까지

맥스무비와 인터뷰에 응한 박순종 전주시 부시장. 올해는 조직위원장 대행으로 19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이끌고 있다. 사진 임영웅(시티카메라)
맥스무비와 인터뷰에 응한 박순종 전주시 부시장. 올해는 조직위원장 대행으로 19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이끌고 있다. 사진 임영웅(시티카메라)

조직위원장의 자격으로 19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이끌고 있습니다. 박순종 조직위원장님은 전주시 부시장이기도 합니다. 전주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으셨나요?

전주는 제2의 고향입니다. 제가 태어난 곳은 전라북도 남원인데 전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어요. 상경한 뒤로는 주로 행정안전부에서 공직생활을 했습니다. 이후 전라남도 기획실장을 거쳐 전주 부시장으로 부임하게 됐어요. 어린 시절을 보낸 전주에서 공직생활의 마무리를 할 예정입니다.

사실 제가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을 맡게 될 줄 전혀 생각지 못했습니다. 영화제를 가장 크게 지원하는 곳이 바로 전주시청입니다. 전주시장이 영화제의 조직위원장을 맡는 이유죠. 갑작스레 김승수 시장님이 6. 13 지방선거에 예비후보로 나가시는 바람에 올해는 제가 조직위원장직을 수행하게 되었어요. 부담되기도 합니다만, 19회를 맞이하는 영화제를 더욱 안정적으로 성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순종 위원장님을 비롯한 조직위원회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어떤 임무를 수행하시나요? 조직위원 선정 기준도 궁금합니다.

조직위원회는 영화제의 예산, 규정 등 주요사항을 결정합니다. 영화제 운영과 관련한 사항들을 심의, 의결하는 역할도 하죠.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기준으로 영화제를 둘러싼 안건들을 처리합니다. 상영작 선정은 어디까지나 프로그래머에게 맡깁니다.

조직위원장으로서 바라보는 전주국제영화제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대중과 함께하는 대안적 독립영화제라는 점이죠. 작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제작을 지원해 훌륭한 성과를 낸 ‘노무현입니다’(2017)가 대표적입니다. 관객들이 수준 높은 상영작과 한층 친근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진정한 축제의 장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영화제 조직위원장으로서가 아닌, 한 사람의 관객으로서 박순종 부시장님이 가장 애장하는 영화는 무엇입니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57)입니다. 비비안 리와 클라크 게이블의 출연작이죠. 원작 소설을 고등학생 시절 재미있게 읽었어요. 대개의 영화가 원작을 훼손하는 경우가 많은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달랐어요. 책을 읽었을 때 상상한 레트 버틀러(클라크 게이블)와 스칼렛 오하라(비비안 리)의 모습이 영화에서 그대로 구현되어 영화 속에 푹 빠져들었습니다. 소설도 재미있었지만, 영화도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여러 번 다시 봤던 작품입니다.

#19회 전주국제영화제, 성년의 해를 준비하다

박순종 조직위원장은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 대해 "20주년을 앞두고 '표현의 해방구'로서 영화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중"이라고 전반적 분위기를 설명했다. 사진 임영웅(시티카메라)
박순종 조직위원장은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 대해 "20주년을 앞두고 '표현의 해방구'로서 영화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중"이라고 전반적 분위기를 설명했다. 사진 임영웅(시티카메라)

전주국제영화제가 어느덧 19회를 맞이했습니다. 영화제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영화인들의 비전과 사상을 존중하면서, 대중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소통의 창구가 되는 것입니다. 18회에 이어 19회 슬로건도 ‘영화 표현의 해방구’입니다. 20회 성년의 해를 앞둔 전주국제영화제가 본격적으로 정체성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어요.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를 준비하시면서 가장 고심했던 지점은 무엇이었나요?

영화제 운영의 효율성과 관객만족도의 증대입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행사공간을 둘러싼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다방면으로 힘을 썼습니다. 지난 2년에 거쳐 주요 행사공간을 원도심 내의 ‘영화의 거리’로 일원화했어요. 올해는 대형  TFS텐트  상영관인 전주 돔을 쾌적하게 만드는 데 힘썼어요. 환기시설과 냉·난방기를 증설해 기온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설계를 마쳤습니다. 또한, 사운드 시스템을 개선하여 울림 현상을 개선하고, 양질의 사운드를 구현했습니다. 관객들이 18회 때보다 편안한 환경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스스로도 벅차고 보람찼던 기억이 나네요.

#전주시, 대안·독립 영화현장을 꿈꾼다

영화 제작 전반에 걸친 다양한 시설을 갖춘 전주시는 영화 제작자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도시다. 사진 영화 포스터
영화 제작 전반에 걸친 다양한 시설을 갖춘 전주시는 영화 제작자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도시다. 사진 영화 포스터

전주는 영화제작자들이 즐겨 찾는 촬영지이기도 합니다.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고지전’(2011) ‘평양성’(2011) 등이 대표적인데요. 전주시가 영화제작에 용이한 환경 조성을 위해 꾸준히 힘써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주시와 영화 산업의 인연은 꽤 오래되었습니다. 전주는 1950∼60년대 초반까지 한국영화산업 태동기를 함께한 지역이었습니다. 한국 최초의 컬러 영화 최성관 감독의 ‘선화공주’(1957) 등 한국영화사에 주목할 만한 15편의 영화들이 제작되었죠.

그간 전주시는 영화제작을 위한 기본적인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2001년에는 전주영상위원회, 2004년부터 2010년까지는 전주영화종합촬영소, 전주영화제작소, 음향 마스터링 스튜디오 등을 만들었습니다. 2000년부터는 전주국제영화제를 시작하였죠. 게다가 전주는 다양한 전통문화 유산 및 근대문화유산들을 품은 도시입니다. 많은 영화제작자가 전주에서 영화를 제작 혹은 촬영하기 좋은 도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아요.

최근에는 전주 독립영화의 집 건립도 추진 중입니다. 독립영화 진흥기구와 영화 상영관, 라키비움(Larchiveum)을 모두 갖춘 복합문화공간이죠.

전주시를 대안·독립영화를 위한 현장으로 만들고 싶어요. 영상문화와 영상산업은 서울 중심으로 획일화된 상태입니다. 비수도권에서 영화를 기획하고, 자본을 투자하는 프리 프로덕션이 이루어지는 것은 어려움이 있어요. 전주시는 모든 것이 중앙으로 집중되는 획일성을 벗어나고자 합니다. 그 큰 첫걸음이 전주독립영화의 집 건립이죠.

전주시는 그동안 준비한 영화 생태계를 토대로 독립영화인들이 가장 영화 만들기 좋은 도시로 담대하게 나아갈 것입니다. 전주시가 다양한 영화적 표현의 확장성을 키워낼 수 있는 한국영화의 토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영화 산업과의 밀접한 연계가 지역 경제에 이바지하는 바는 어느 정도라고 보십니까? 구체적인 수치나 통계가 있을까요?

지역경제에 상당한 파급효과가 있습니다. 18회 전주국제영화제를 기준으로 조사를 했었어요. 그 통계에 따르면, 2017년 영화제지출액 및 관람객 소비지출액은 280억 원입니다. 이에 따른 생산파급 효과는 약 434억 원, 고용유발 효과는 총 873명, 부가가치 파급효과는 약 249억 원 정도에요. 돈으로 따지지 못하는 경제효과도 있죠. 전주시민들은 영화를 통해 세계 곳곳의 문화를 접할 수 있으니까요.

# 19회 전주영화제를 알차게 즐기는 법

박순종 조직위원장은 전주국제영화제를 찾는 관객들을 위해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모두 충족시키는, '오감만족 여행 코스'를 소개했다. 사진 임영웅(시티카메라)
박순종 조직위원장은 전주국제영화제를 찾는 관객들을 위해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모두 충족시키는, '오감만족 여행 코스'를 소개했다. 사진 임영웅(시티카메라)

조직위원장으로서 19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관객의 필람을 권하고 싶은 작품을 하나 꼽아주세요. 그 이유도 궁금합니다.

폐막작 ‘개들의 섬’을 추천합니다. ‘판타스틱 Mr. 폭스’(2009)를 연출한 웨스 앤더슨 감독의 두 번째 애니메이션입니다. 아카데미 각본상 노미네이트는 물론, 골든글로브 최우수뮤지컬·코미디영화상,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까지 받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의 연출자이기도 하죠.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영상미와 개성 넘치는 스토리텔링에 반했기 때문에 ‘개들의 섬’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질적인 측면에서 완성도가 높을 거로 생각합니다.

박순종 조직위원장님이 생각하시는 좋은 영화의 조건은 무엇입니까?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영화가 아닐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감동이라는 것은 특별히 대단한 이야기나 연출력을 통해 만들어지는 건 아닙니다. 관객과 소통하는 영화, 공감을 부르는 영화가 진정한 감동을 전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좋은 영화로 기억될 수 있는 거죠. ‘노무현입니다’가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있었던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담담한 어조를 통해 관객과 소통하는 데 성공했고, 당시 커다란 변혁의 바람이 불었던 사회 속에서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렀기 때문입니다.

전주는 영화제 외에도 즐길 거리가 많은 문화-관광도시입니다. 박순종 집행위원장이 생각하시는 전주의 명물은 무엇인가요?

호남에서 최초로 지어진 로마네스크 양식의 전동성당과 오목대에서 보이는 한옥마을의 한옥 처마의 부드러운 선, 전주천을 가로지르는 남천교 청연루의 바람, 덕진공원의 호수를 가득 메운 연꽃에서 풍기는 향기 등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외에도 전주의 볼거리는 무궁무진합니다. 우리나라의 대표 관광지 한옥마을과 전주천을 건너 형성된 서학예술마을, 옛 공장을 예술로 재생한 팔복예술공장, 연꽃향 가득한 덕진공원 등이 대표적이죠. 관광지 외에도 전주 원도심 곳곳에는 개발되지 않는 고즈넉함이 가득해요. 그 여유를 즐기다 가시면 삶의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겁니다.

여행에서는 먹거리도 빼놓을 수 없죠. 전주는 맛의 고장이기도 하고요.

가장 많이 알려진 비빔밥, 콩나물국밥을 제외하고도 남부시장 순대국밥, 한정식, 가성비가 좋은 백반 등이 있어요. 요즘 젊은이에게는 객리단길이 잘 알려져 있더군요. 그곳에도 각종 맛집이 많습니다.

19회 전주국제영화제를 관객들이 꼭 찾아와서 봐야 하는 이유 세 가지를 꼽아주신다면요?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대안 독립 영화제로서의 혁신성과 관객의 공감을 모두 잡겠다는 포부로 기획됐다. 사진 전주국제영화제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대안 독립 영화제로서의 혁신성과 관객의 공감을 모두 잡겠다는 포부로 기획됐다. 사진 전주국제영화제

우선 올해는 영화 선정부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대안적 독립영화제의 걸맞은 혁신성을 갖추면서도,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선정했어요. ‘노무현입니다’와 같은 정치, 사회적 민감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들에 적극적으로 제작 투자했습니다. 그 결과물이 전주 시네마 프로젝트죠. 총 5편입니다.

또 가정의 달 5월에 맞춰 디즈니 레전더리 특별전을 준비했어요. 고전 명작인 ‘판타지아’(1940)부터 최근작 ‘인사이드 아웃’(2015)까지 총 30여 편입니다. 야외 상영작인 전주 돔을 비롯해 영화의 거리 일대 멀티플렉스 상영관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가족과 오붓한 시간을 갖고 싶다면 반드시 관람하길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관객 서비스의 질을 한층 높였습니다. 대표적으로 전주 라운지에 구성해놓은 관객 쉼터를 예시로 들 수 있겠네요. 지친 여정 속에서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여유를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박순종 조직위원장님에게 전주국제영화제는 어떤 의미인가요? 한마디로 표현 부탁드립니다.

저에게 전주국제영화제는 ‘지속 가능한 혁신’입니다.

http://news.maxmovie.com/376434

http://news.maxmovie.com/376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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