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전' 강한 호불호가 예상되는 이유 5

2018-05-16 20:19 성선해 기자

[맥스무비= 성선해 기자] 눈과 귀는 즐겁지만 강력한 한 방이 없다. 언론시사를 통해 '독전'이 공개된 뒤 나온 반응이다. '독전'은 아시아를 지배하는 유령 마약조직의 실체를 두고 벌어진 전쟁을 다룬 범죄극이다.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2015) '페스티발'(2010) '천하장사 마돈나'(2006)를 연출한 이해영 감독의 신작이다.

'독전'은 개봉 전부터 탁월한 미장센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은 비주얼 버스터다. 하지만 언론시사를 통해 공개된 '독한 전쟁'은 장르적 공식에서는 다소 비껴나있었다. 기대하는 지점에 따라 강한 호불호가 나타날 전망이다. 이해영 감독과 조진웅, 류준열, 박해준, 차승원이 개봉을 앞둔 영화에 대해 솔직하게 답했다.

# 선과 악의 경계에 선 캐릭터들

마약왕의 정체를 쫓는 범죄극 '독전'은 홍콩 영화 '마약전쟁'(2014)이 원작이다. 사진 NEW
마약왕의 정체를 쫓는 범죄극 '독전'은 홍콩 영화 '마약전쟁'(2014)이 원작이다. 사진 NEW

영화의 중심이자 출발점은 형사 원호(조진웅)다. 정체불명의 마약왕을 잡기 위해 잠입수사를 벌인다. 전과자에게도 연민을 느낄만큼 인간적이다. 그가 조직에 버림받은 락(류준열)을 만나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극 중 인물들은 선악이 모호하다. 시원시원하고 질주하는 범죄극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조진웅은 "모든 사람에게는 선악이 공존한다. 시나리오를 따라서 원호의 심리를 쫓는데 집중했다"라고 말했다.

# 두 시간 내내 일단 달리고 본다

'독전'은 경찰과 마약조직이 얽히고설켜서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일을 엮은 이야기다. 등장인물이 많고, 사건도 끝없이 이어진다. 쉼표라 할만한 지점이 드물어 관람시 피로도가 높다. 이해영 감독은 "자세히 보면 인물들의 일상적인 장면이 없다. 밥을 먹는 장면도 거의 안 나온다.  큰 쉼표가 없는 건 나의 상업적 의도였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피로도를 덜기 위해 챕터가 넘어갈 때마다 음악 쓰거나 화면을 전환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총과 칼, 살육이 난무하는 123분의 러닝타임의 쉼표가 되기에는 부족한 기색이다.

# 생각보다 불친절한 전개

조진웅은 자신의 캐릭터가 선뜻 이해되기 힘들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범죄극으로서 매력을 갖춘 영화라는 점은 자신했다. 사진 NEW
조진웅은 자신의 캐릭터가 선뜻 이해되기 힘들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범죄극으로서 매력을 갖춘 영화라는 점은 자신했다. 사진 NEW

결말과도 밀접하게 관련된 인물의 심리에 관객들이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독전'은 마약왕의 실체를 밝힌다는 목표를 향해 돌진하며 포문을 연다. 하지만 빠른 시간내에 많은 사건이 일어나다보니 연결이 매끄럽지 않아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극을 이끄는 캐릭터인 원호 역시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인물의 전사나 감정선이 상당히 많이 생략됐다.

시사회에서도 "원호가 하는 행동들의 동기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라는 질문이 나왔다. 조진웅은 "나도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는 그랬다"라고 이를 인정했다. 그는 "연출자가 캐릭터의 전사를 더 넣을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라며 "나도 영화를 보고 나니 허무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조진웅은 "여러분이 영화를 어떻게 보셨건 간에, 나는 '독전'이 내 삶의 일부이기에 아주 사랑할 것이다. 물론 영화는 객관적 입장에서 평가되어야 하지만, 나로서는 함께 고생했던 찰나들이 생각날 수밖에 없다"라며 관객에게는 시원한 범죄 오락영화로 다가가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 피비린내가 가득한 15세 관람가

'독전'은 15세 관람가이지만, 수위가 상당히 높다. 살인과 총격전은 기본이고, 사람의 피부를 불로 지지거나 신체를 칼로 절단하는 장면도 등장한다. 언론시사에서도 등급 분류에 의문을 표하는 질문이 나왔다. 이해영 감독은 "자극적일 수 있는 설정이 시나리오에 있었으나, 나는 자극을 위한 자극은 지양하려고 했다"라면서도 "등급을 생각하고 편집하지는 않았다"라고 밝혔다.

# 의외의 결말, 신선하거나 허무하거나

'독전'은 마약조직의 실체를 쫓으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담았다. 하지만 이 사건들은 속 시원한 결말로 귀결되진 않는다. 사진 NEW
'독전'은 마약조직의 실체를 쫓으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담았다. 하지만 이 사건들은 속 시원한 결말로 귀결되진 않는다. 사진 NEW

'독전'에서 관객의 가장 강한 호불호가 예상되는 지점은 결말이다. 명료하게 결론내지 않고 상상하고 생각할 여지를 남긴다. 이해영 감독은 "영화의 마지막 순간에 선택의 기로에 섰던 인물들의 감정을 되짚어보길 바랐다"라며 엔딩의 의미를 설명했다. 장르의 정형화된 공식을 탈피한 시도로 읽힐 수도 있다. 하지만 피비린내로 점철된 중후반부를 지나서 마주하는 풍경이라기에는 꽤 허무하다. 시원시원한 범죄극을 기대한 관객이라면 아쉬울 법하다.

'독전'은 5월 22일(화) 개봉한다. 전편의 성공으로 기대를 받고 있는 '데드풀2'와 칸 영화제 진출작 '버닝', 호러 영화의 명가 블룸하우스가 제작한 '트루스 오어 데어'와 경쟁한다. 비슷한 시기 개봉하는 한국 영화들 중에서는 몸집이 가장 크다. 하지만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만 한 지점이 많아,  5월 대전의 승자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독전'이 과연 충무로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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