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만세 | ‘세라비, 이것이 인생!’ 올리비에르 나카체 감독 “파리 테러 이후 웃음 주고 싶었다”

2018-06-06 02:02 채소라 기자

[맥스무비= 채소라 기자] 은퇴를 앞둔 웨딩플래너와 그의 직원들이 좌충우돌하는 소동극 ‘세라비, 이것이 인생!’은 올리비에르 나카체 감독과 에릭 토레다노 감독이 피워낸 비극 속 코미디 영화다. 2015년 파리 테러를 겪은 프랑스 사람들에게 웃음을 전하려 완성하게 된 영화에 대해 올리비에르 나카체 감독이 맥스무비에 서면으로 따뜻한 촬영 뒷이야기를 전했다.

에릭 토레다노 감독(좌)과 올리비에르 나카체 감독(우). 두 감독은 ‘언터처블: 1%의 우정’ ‘웰컴, 삼바’ 등을 공동연출하고 있다. 사진 디스테이션
에릭 토레다노 감독(좌)과 올리비에르 나카체 감독(우). 두 감독은 ‘언터처블: 1%의 우정’ ‘웰컴, 삼바’ 등을 공동연출하고 있다. 사진 디스테이션

한국에서 언터쳐블: 1%의 우정’(2011)이 흥행하고 웰컴, 삼바’(2014)에 이어 4년 만에 한국 관객에게 신작을 소개하게 됐습니다. 소감이 어떠십니까?

프랑스와 한국에서 ‘언터처블: 1%의 우정’이 거의 동시에 개봉했었습니다. 그때부터 두 나라가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더욱 감회가 남다릅니다. 저와 에릭 토레다노 감독은 한국에서 ‘언터처블: 1%의 우정’이 얼마나 흥행했는지 알고 있습니다. 우리 영화가 어마어마하게 성공한 나라는 기억에 항상 선명하게 남기 마련이죠. 그 나라에 우리의 다른 영화가 다시 개봉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항상 기분 좋은 긴장감이 듭니다. 조만간 한국을 방문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신작 세라비, 이것이 인생!’은 웨딩플래너가 주인공인 코미디입니다. 시나리오를 쓰게 된 시작점이 궁금합니다.

이 이야기를 떠올린 때는 꽤 오래 전입니다. 저와 에릭 토레다노 감독이 단편영화를 찍던 시절에 우리는 제작비를 마련하려고 결혼식장에서 일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사회 복지단체, 이벤트 회사, 세미나학회 등에서 많은 일을 했었죠. 그 시절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언젠가 다양한 프랑스 사회의 계층을 대변하는 코미디 영화를 만들게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였군요. 2017년에 이르러 코미디 영화로 탄생시킨 특별한 이유도 있을까요?

프랑스 사람들은 2015년에 일어난 파리 테러로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함께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하고 있을 때 다시 일어서서 원래의 생활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 번 더 웃으며 무언가 좋은 것을 만들어가야 할 필요성도 느꼈습니다. ‘세라비, 이것이 인생!’은 공기를 크게 들여 마시고, 다시 시작할 필요가 있다는 말을 전하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span style="display: inline !important; float: none; background-color: transparent; color: #333333; cursor: text; font-family: Georgia,'Times New Roman','Bitstream Charter',Times,serif; font-size: 16px; font-style: normal; font-variant: normal; font-weight: 400; letter-spacing: normal; orphans: 2; text-align: left; text-decoration: none; text-indent: 0px; text-transform: none; -webkit-text-stroke-width: 0px; white-space: normal; word-spacing: 0px;"> ‘세라비, 이것이 인생!’은 2015년에 일어난 프랑스 파리 테러 사건 이후 완성된 영화다. 올리비에르 나카체 감독과 에릭 토레다노 감독은 힘을 내서 재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span>사진 디스테이션
‘세라비, 이것이 인생!’은 2015년에 일어난 프랑스 파리 테러 사건 이후 완성된 영화다. 올리비에르 나카체 감독과 에릭 토레다노 감독은 힘을 내서 재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사진 디스테이션

영화의 원제 Le Sens de La Fete축제의 의미라는 프랑스어입니다. 단어는 간단하지만 인생에 대한 통찰이 느껴져요. 영화 제목은 어떻게 짓게 됐습니까?

촬영 중에 지은 제목입니다. 늦게 정해진 편이죠. 보통 프랑스에서 누군가가 ‘Sens de La Fete’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면, 그 사람은 굉장히 흥이 많은 사람입니다. 재미있는 사람이며 어떻게 파티에서 축하하는지도 잘 아는 사람일 겁니다.

이번 영화는 결혼식을 완전 다른 각도에서 바라봅니다. 결혼식장 뒤편이나 눈에 띄지 않은 곳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을 관찰하죠. 이 제목은 그런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한꺼번에 말해주는 것 같아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제목이 담은 여러 가지 이야기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신다면요?

첫 번째 의미는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보이는 파티를 말합니다. 백스테이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파티 센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두 번째 의미는 일반적으로 ‘‘파티 센스’가 전혀 없는 사람’입니다(역자: 제목이 주는 역설이라는 뜻으로 보임). 세 번째 의미는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에 ‘파티 센스’라는 것이 과연 무얼 뜻하는 것인가를 묻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제목이 가지는 의미가 여러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다양한 인물들이 앙상블 하듯 벌이는 소동극입니다. 실제로 주변 인물을 참고해서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기도 했습니까?

주인공들은 여러 실제 인물들을 투영한 사람들입니다. 각 캐릭터에 우리의 모습도 조금씩 들어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극중 모든 캐릭터를 잘 알고 우리가 곧 그들 중 하나였습니다. 특히 맥스(장 피에르 바크리)는 나와 에릭 토레다노 감독이 일자리를 구하던 시절에 만난 총괄 지배인과 무척 닮았습니다. 당시에 우리는 지배인과 그의 스태프들이 최선을 다해 자신이 맡은 커플이 최고로 아름다운 결혼식이 되도록 준비하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어요. 그가 맥스라는 캐릭터를 생각해 내는 데에 크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한국영화에서 전형적인 웨딩플래너 캐릭터는 젊은 여성으로 등장합니다. 그래서 은퇴를 앞둔 노년의 웨딩플래너 맥스가 독특하게 다가왔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실제로 총괄 지배인들이 거의 남자 혹은 커플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맥스라는 인물에 모티프가 된 실재 총괄 지배인은 당시에 일을 그만두고 다른 사람에게 넘겨야 할지 고민했었습니다. 그가 커리어의 끝을 생각하고 있는 상황이 극적이라고 생각했고 마음에 들었어요. 우리에게 덤으로 감성적인 관점까지 전달해 준 사람입니다. 극중 맥스는 은퇴를 진심으로 바라기도 하지만 우리는 끈끈한 연대의식을 이용해 결국 그의 은퇴를 막았습니다.(웃음)

올리비에르 나카체 감독은 웨딩 장면을 촬영했던 밤에 모든 배우, 스태프들이 그 순간을 공유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사진 디스테이션
올리비에르 나카체 감독은 웨딩 장면을 촬영했던 밤에 모든 배우, 스태프들이 그 순간을 공유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사진 디스테이션

많은 배우가 함께하는 장면이 대부분입니다. 배우가 많아서 NG가 났던 장면이나 발생한 에피소드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촬영장은 어릴 적 쉬는 시간에 나갔던 학교 운동장처럼 느껴졌습니다. 배우들이 서로 같이 일하는 것이 행복할 때는 오히려 위험도 따릅니다. 우리는 선생님처럼 행동하고 조용히 할 것을 꽤 많이 요청했습니다.(웃음) 감독들이 지도교사 같았고 현장 분위기가 마치 여름 캠프 같았습니다.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은 밤의 웨딩 장면입니다. 음악이 어우러진 곳에서 모든 배우가 함께 했습니다. 그 순간을 모두와 공유할 수 있어서 정말로 행복했습니다.

장 피에르 바크리는 순수한 남성 캐릭터와 거만한 작가 등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 온 프랑스 대표 배우입니다. 그를 맥스 역에 캐스팅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장 피에르 바크리를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그와 함께 일하기를 고대해 왔어요. 장 피에르 바크리는 심술궂게 행동하지만 남의 마음을 굉장히 잘 움직이는 성격을 가졌습니다. 프랑스 사람들 대부분이 그런 성격을 무척 좋아해요. 저희는 그 성격을 철저히 연구했습니다. 물론 장 피에르 바크리는 천성적으로 웃긴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가 영화에서 전달한 모든 대사가 의도한 바와 다르게 웃기게 들리는 경우가 많았어요. 바로 그 지점이 우리가 그에게서 찾고 싶었던 부분이었습니다.

각본가로도 유명한 장 피에르 바크리를 캐스팅하는 과정은 어땠습니까?

어려울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는 프랑스 최고의 배우입니다. 메소드 연기로 존경받고 있죠. 또 본인 출연작에 각본을 쓰기도 했고 연극 극본을 쓴 적도 있습니다. 시나리오 단계에서 장 피에르 바크리의 격을 녹여낸 이유는 캐스팅 전략이기도 했습니다. 시나리오를 다 완성한 후 캐스팅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아서 반대로 해본 겁니다. 장 피에르 바크리를 캐스팅하기 위해 촬영 1년 6개월 전부터 그와 접촉했죠.

장 피에르 바크리가 출연한 영화들은 유명한 영화들이고 우리에게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와 일하게 된 건 그야말로 꿈이 이루어진 것과 같았습니다.

주인공들은 17세기 고성에서 열리는 결혼식장에서 결혼식을 성공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올리비에르 나카체, 에릭 토레다노 감독은 이 고성을 프랑스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기 위한 장소로 꼽았다. 사진 디스테이션
주인공들은 17세기 고성에서 열리는 결혼식장에서 결혼식을 성공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올리비에르 나카체, 에릭 토레다노 감독은 이 고성을 프랑스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기 위한 장소로 꼽았다. 사진 디스테이션

영화의 배경은 17세기에 지어진 오래된 성입니다. 이곳에서 촬영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17세기 고성에서 촬영하고 싶었어요. 결혼식장 뒤에서 일하는 노동 계급이 주인공이고 이들을 통해 프랑스 사회의 한 단면을 영화에 그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또 영상 측면에서도 너무나도 아름다웠습니다. 고성에 유리 덮개를 제작해서 씌워 현대적 감각을 더 했습니다. 이건 우리가 정말 좋아하는 스타일이었죠. 극중 ‘한 대 쥐어박고 싶은’ 신랑이 좋아하는 스타일도 프랑스의 오래된 장소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촬영지는 파리 외곽 70km 지점, 퐁텐블로라는 도시 바로 옆에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한 모든 것이 들어맞는 고성이었습니다.

다양한 인물이 좌충우돌하는 이 영화 속 소동극이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오늘날 프랑스의 전반적인 사회를 묘사하고 싶었습니다. 이 영화는 소통, 대화, 언어에 관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한 인물은 끊임없이 모든 사람의 문법 실수를 교정하려고 하고, 스리랑카 말밖에 할 줄 모르는 캐릭터도 나옵니다. 멀쩡하게 잘 들리는 귀가 있으면서도 왜 실제로 소통을 제대로 하는 사람을 단 한 사람도 찾을 수 없는지, 현재 우리 시대에 생각해 봐야 할 것이 무언가를 질문하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서로 이야기하고 협동하면 무엇이든 이뤄낼 수 있겠다는 메시지도 담았습니다.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느꼈던 것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함께 더 잘 살 수 있을까요. 저는 서로 대화를 나눠야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세라비, 이것이 인생!’을 보면 찰리 채플린이 남긴 명언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 이 말에 동의하십니까?

완전히 동의합니다. 이 말은 코미디가 가진 힘을 완벽하게 설명합니다. 비극을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더 가슴 깊이 느끼고 덜 직설적인 방식으로 묘사하기 때문입니다. 코미디의 법칙으로 연기하는 배우는 어떻게 인생과 그 상처를 말할 수 있는지를 아주 깊게 잘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카메라에 들이대지 않고 비극적 순간을 아주 가깝게 보여주지 않고도 말이죠.

세라비, 이것이 인생!’을 만들기 전에도 코미디 영화를 연출해왔습니다. 코미디를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실제 삶과 코미디를 통해 이를 표현하는 방식은 나뉠 수 없는 두 개념입니다. 특히 ‘세라비, 이것이 인생!’ 시나리오의 출발점에는 2015년 파리와 프랑스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이 있습니다. 그 여파로 인해 떠오른 아이디어입니다. 슬픔과 드라마라는 분위기로 우리를 이끌었기에 우리는 좀 더 즐거운 분위기 마치 축제와 같은 것을 향해 나아갈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사회에 웃음을 되찾기 위해서였습니다. 우리의 슬픔은 다른 사람들이 다시 미소 지을 수 있도록 하는 필요성에서 생겼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관객들에게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을 남겨주세요.

이 영화를 한국에서 볼 수 있다는 소식에 정말로 기쁩니다. 우리는 언터처블: 1%의 우정이 한국에서 개봉했을 때 당시 따뜻한 환영, 좋은 추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새로운 영화를 즐기고 크게 웃기를 바랍니다!

+올리비에르 나카체 감독’s Pick | 촬영 중 가장 감동적이었던 한 순간
올리비에르 나카체 감독은 마지막 촬영날 장 피에르 바크리에게 제작진 전원이 박수를 치고, 배우가 싫어하는 분위기에도 크게 웃었던 순간에 감동받았다. 사진 디스테이션
올리비에르 나카체 감독은 마지막 촬영날 장 피에르 바크리에게 제작진 전원이 박수를 치고, 배우가 싫어하는 분위기에도 크게 웃었던 순간에 감동받았다. 사진 디스테이션

“관객들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을 생각하고 정리하길 선호합니다만, 그럼에도 특별히 감동적이고 웃겼던 순간은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촬영 마지막 날 찍은 마지막 장면입니다. 맥스를 연기한 장 피에르 바크리는 자신의 분량 촬영을 끝냈고 모든 스태프가 다 같이 손뼉 치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은 장 피에르 바크리가 싫어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크게 웃었습니다. 우리도 같이 웃었어요. 그때야말로 우리가 가장 아끼는 순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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