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을 맞은 DMZ 국제다큐영화제의 비상 7

2018-08-08 18:12 성선해 기자

[맥스무비= 성선해 기자] 다큐멘터리 영화제로서 정체성을 공고히 해온 DMZ 국제 다큐 영화제가 10회를 맞이했다. 평화, 소통, 생명을 주제로 한 아시아의 대표 다큐영화제로의 도약을 꿈꾼다. 이재명 조직위원장과 홍형숙 신임 집행위원장, 조명진 프로그래머, 이광기 이사가 영화제 개막을 앞두고 인사를 건넸다.

# 천 그루의 나무에 담긴 의미

'천 그루의 나무를 심는 사람'은 10주년을 기념한 영화제 포스터다. 사진 제10회 DMZ 국제다큐영화제
'천 그루의 나무를 심는 사람'은 10주년을 기념한 영화제 포스터다. 사진 제10회 DMZ 국제다큐영화제

10회 DMZ 국제다큐영화제의 포스터는 ‘천 그루의 나무를 심은 사람’이다. 박노해 작가가 중국과 파키스탄 접경의 분쟁 지역 카슈미르에서 찍은 사진이다. 사진 속에는 한 노인이 나무를 심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실제로 이 노인은 30년 동안 황무지에 천 그루의 나무를 심고 살려냈다.

박노해 작가는 “우리는 위대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위대한 사랑으로 작은 일을 하는 것. 작지만 끝까지 꾸준히 밀어 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내가 아는 가장 위대한 삶의 길이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 개막작 안녕, 미누함께 사는 법을 고민하다

문을 여는 작품은 지혜원 감독의 ‘안녕, 미누’다. 이주 노동자의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한국에서 18년 동안 살다가 강제 추방당한 남자 미누가 주인공이다. 그는 네팔에서 사회적 기업가로 성공하였으나, 한국에 대한 기억을 지우지 못한다.

이날 지혜원 감독은 기자회견에 참석해 개막작으로 선정된 소감을 밝혔다. 그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던 지난 2년간 행복했고, 자주 부끄러웠다”라며 “미누는 한국인과 다를 바 없다. 생김새와 말투, 사고방식이 모두 한국인이다. 하지만 법과 제도가 네팔 사람으로 살라고 말한다”라고 했다. 이어 “어느 때보다 반이민자 정책과 반이주민 정서가 팽배한 시기다. 국경을 넘어 저희와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는 뜻을 드러냈다.

# 이재명 조직위원장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화제로 육성할 것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영화제 조직위원장을 맡았다. 사진 제10회 DMZ 국제다큐영화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영화제 조직위원장을 맡았다. 사진 제10회 DMZ 국제다큐영화제

10회 DMZ 국제다큐영화제의 조직위원장은 이재명 경기도지사다. 이재명 조직위원장은 영화제 포스터를 언급했다. 그는 “사진 속 주인공처럼 작은 실천들이 모여서 세상을 바꾼다. 변화는 갑자기 거대한 폭풍 속에서 이뤄지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재명 조직위원장은 DMZ 국제다큐영화제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그는 “아시아에서 다큐영화제는 우리가 유일하다. 앞으로 경기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화제가 되도록 경기도가 최대한 육성하고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 홍형숙 집행위원장 비상을 위한 튼튼한 날개를 준비하겠다

홍형숙 집행위원장은 평화와 소통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사진 제10회 DMZ 국제다큐영화제
홍형숙 집행위원장은 평화와 소통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사진 제10회 DMZ 국제다큐영화제

영화제의 살림을 책임지는 집행위원장은 홍형숙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객원교수가 간담회 하루 전에 임명됐다. 홍형숙 집행위원장은 “다큐멘터리를 보는 순간만큼 벅찬 순간은 없다. 10회를 맞아 숨을 고르고, 새롭게 충전해서 영화제 비전 2.0을 가동할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DMZ 국제다큐영화제가 올해 주목하는 키워드는 평화와 소통, 생명이다. 10년 전 영화제가 출발할 때부터 지켜온 슬로건이다. 홍형숙 집행위원장은 “세 가지 키워드의 가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틀을 깨는 파격과 평화의 이름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 이광기 이사 내 삶이 다큐고, 우리 삶이 다큐다

이광기 이사는 10회 DMZ 국제다큐영화제를 꾸려온 일등공신이다. 그는 홍형숙 집행위원장이 임명되기 전까지 권한대행으로 사무국과 함께 영화제를 준비해왔다. 이광기 이사는 “3개월 넘게 10회 영화제를 준비했다. 사무국 직원들이 고민이 많았다”라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이 들어주는 역할이었다. 올해 영화제가 1,200만 경기도민들과 국민들에게 더 사랑받기를 바란다”라는 뜻을 공개했다.

# 조명진 프로그래머 다큐 거장들과 함께 시의성도 갖출 것

조명진 프로그래머는 한국 사회 현안을 반영하는 작품들 상영과 다큐멘터리 거장들과의 만남을 준비했다. 사진 제10회 DMZ 국제다큐영화제
조명진 프로그래머는 한국 사회 현안을 반영하는 작품들 상영과 다큐멘터리 거장들과의 만남을 준비했다. 사진 제10회 DMZ 국제다큐영화제

올해 영화제 상영작과 주요 이벤트는 조명진 프로그래머가 소개했다. 첫 번째는 다큐멘터리 거장들의 방문이다. 조명진 프로그래머는 “올해는 다큐멘터리 거장들의 방문이 예정되어 있다. 신설된 마스터 클래스에서는 세계적인 다큐 거장 감독인 페르난도 E. 솔라나스감독과 반시오니즘적 입장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 관심을 가져온 아비 모그라비 감독이 참석한다. 이들을 모시고 그들의 철학을 들을 것”이라고 했다.

국내작은 한국 사회의 대표적 이슈를 다룬, 시의성이 있는 작품이 돋보인다. 성소수자들의 욕망과 소외의 기억을 다루는 임철민 감독의 ‘야광’, 세월호 구조작업에 투입되었던 잠수사들을 기록한 복진오 감독의 ‘로그북’ 등이다. DMZ비전과 국제경쟁에서는 남북 관련 다큐멘터리도 상영된다. 북녘의 사람들과 만남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담은 권은비 감독의 ‘유령을 찾아서’, 남북 유소년 축구단의 만남과 우정을 그린 서민원 감독의 ‘4.25 축구단’, 평양축전에 참석했던 캐나다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그렉 엘머 감독의 ‘캐나다 대표단 평양축전에 가다’, 다큐멘터리 거장 클로드 란츠만 감독의 ‘네이팜’ 등이다.

# DMZ 국제 다큐 영화제의 흥행 부담에 대한 답

DMZ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는 아시아 유일 다큐멘터리 전문 영화제로서 정체성을 지켜갈 예정이다. 사진 제10회 DMZ 국제다큐영화제
DMZ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는 아시아 유일 다큐멘터리 전문 영화제로서 정체성을 지켜갈 예정이다. 사진 제10회 DMZ 국제다큐영화제

사실 아시아 유일의 다큐멘터리 전문 영화제가 걸어온 길은 순탄치만은 않다. 정체성이 뚜렷함에도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의 특성상 흥행이 여타 영화제에 비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다른 분야를 포함해 확대 개편할 계획은 없는가’라는 질문이 등장했다.

이재명 조직위원장은 “안 그래도 홍형숙 집행위원장이 임명되기 전 내부적으로 해당 논의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상업성이나 흥행 측면에서 다른 요소들을 도입하면 긍정적인 측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제의 특성이 희석될 가능성도 있다. 다큐멘터리로 특화를 해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이 났다”라고 설명했다.

10회 DMZ 국제다큐영화제는 9월 13일부터 20일까지 고양시 ․ 파주시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는 39개국 142편이 관객과 만난다. 마스터클래스외에 사회 저명인사들이 참여한 내 생애 최고 다큐, DMZ문화로 종전캠프, 접경인문학포럼 등이 10주년 특별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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