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소재의 첩보 영화, ‘공작’이 색다른 이유 4

2018-08-13 17:47 유현지 기자

[맥스무비= 유현지 기자] 북파 스파이 흑금성의 실화를 기반으로 한 ‘공작’이 8월 8일(수) 개봉 이후 5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순항 중이다. 개봉 전 남북 소재와 첩보 장르에 익숙함을 표하는 반응도 있었지만 윤종빈 감독과 주연 배우들은 ‘공작’이 다르다고 확언했다. 기존의 남북 소재의 영화, 첩보물과 다른 ‘공작’만의 차별점을 살펴본다.

# 액션을 배제한 밀도 있는 구강 액션

대사만으로 긴장감을 완성하는 일은 배우들에게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황정민은 촬영을 마칠때 마다 ‘산을 하나 넘었다’고 표현했다. 사진 CJ 엔터테인먼트
대사만으로 긴장감을 완성하는 일은 배우들에게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황정민은 촬영을 마칠때 마다 ‘산을 하나 넘었다’고 표현했다. 사진 CJ 엔터테인먼트

첩보 영화 하면 떠오르는 것은 단연 총격전과 카체이싱이다. 하지만 윤종빈 감독은 ‘구강 액션’을 원했다. “액션이 들어가면 감독으로서 기댈 곳이 있었겠지만, 실화이기 때문에 액션을 넣을 수 없었다”는 그는 사건에 집중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진실을 감추는 흑금성(황정민)과 진실을 알고도 묵인하는 리명운(이성민), 흑금성을 의심하는 정무택(주지훈)은 고도의 심리 싸움을 펼치며 각자의 진심을 감춘다. 말로만 긴장감을 담아내기 위해 배우들의 애드리브는 철저히 배제됐고, 윤종빈 감독은 눈 깜빡임 하나에도 ‘다시!’라는 디렉션을 외쳤다. 셰익스피어의 연극이 연상될 만큼 방대하고 촘촘한 대사는 그 흔한 액션 신 하나 없이도 팽팽한 긴장감을 완성했다.

# 설명을 덜어낸 단순한 구성

윤종빈 감독은 가족 설명을 덜어낸 이유에 대해 “가족이 등장하면 인물을 파악하는 팁이 된다. 흑금성에 대해 철저히 감추고 싶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 CJ 엔터테인먼트
윤종빈 감독은 가족 설명을 덜어낸 이유에 대해 “가족이 등장하면 인물을 파악하는 팁이 된다. 흑금성에 대해 철저히 감추고 싶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 CJ 엔터테인먼트

윤종빈 감독은 1991년부터 16년 동안 벌어진 사건의 전말을 두 시간 안에 담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했다. 스파이가 된 흑금성의 전사는 2분 남짓의 나레이션에 담았고, 있는 줄도 몰랐던 가족이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영화는 불필요한 설명과 사연을 철저히 배제했다.

윤종빈 감독이 흑금성의 사연을 드러내지 않은 데는 분명한 의도가 있다. 관객에게 “흑금성을 감추고 싶었다”는 것. 윤종빈 감독은 “주인공에 대해 면밀히 파악되지 않는 편이 영화의 긴장감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의 판단은 옳았다. 스파이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던 흑금성은 후반부 수뇌부 간의 거래를 포착하며 변화를 맞는다. 세부적인 설명을 덜어내 사건에 더 큰 몰입감을 부여하고, 흑금성이 겪는 내면의 변화가 극적으로 전달됐다.

# 절대 악의 부재

적과 아군을 구별하는 것이 스파이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밝힌 윤종빈 감독은 “영화 끝에 흑금성이 ‘나는 왜 공작원이 됐을까’ 라고 자문할 때 첩보원의 임무는 끝났다”라고 말했다. 사진 CJ 엔터테인먼트
적과 아군을 구별하는 것이 스파이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밝힌 윤종빈 감독은 “영화 끝에 흑금성이 ‘나는 왜 공작원이 됐을까’ 라고 자문할 때 첩보원의 임무는 끝났다”라고 말했다. 사진 CJ 엔터테인먼트

‘공작’에는 ‘절대 악’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다. ‘안타고니스트의 처치’라는 목표를 향해 돌진하지도 않는다. ‘베를린’(2013) ‘본’ 시리즈 등 기존 첩보 영화들이 택한 대립 위주의 서사와 대비된다. 이는 냉전 국가인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다. 한국은 한 민족이 남과 북으로 분단된 유일한 냉전 국가다. 서로의 적국이자 한민족인 남북의 특수성은 기존 첩보물과는 다른 결론을 맞는다.

국가의 이념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였던 스파이 흑금성은 적국과 접촉하며 개인의 신념을 갖게 된다. 영화는 정체성의 변화를 겪는 첩보원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대립이 아니라 공존을 향해 가는 이야기는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 현실감을 극대화한 북한 재현

김정일 별장 앞에 군집한 300명의 인민군을 본 주변 주민들은 촬영이라는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이에 국수란 프로듀서가 각 집을 방문해 영화 촬영에 대한 설명을 했다는 후문이다. 사진 CJ 엔터테인먼트
김정일 별장 앞에 군집한 300명의 인민군을 본 주변 주민들은 촬영이라는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이에 국수란 프로듀서가 각 집을 방문해 영화 촬영에 대한 설명을 했다는 후문이다. 사진 CJ 엔터테인먼트

‘공작’은 시대와 공간에 대한 현실적인 묘사로 몰입감을 높였다. 제작진은 실화에 대한 철저한 자료 조사와 고증 과정을 거친 후, 6개월간 전국 각지와 대만 로케이션을 통해 최적의 공간을 찾아냈다. 그 결과 관객을 압도하는 수많은 명장면이 완성됐다.

특히 영화 속 김정일(기주봉)의 등장은 많은 이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대부분의 영화에서 김정일은 뒷모습, 목소리로만 등장했기 때문이다. 윤종빈은 “몰입도를 살리기 위해” 김정일을 스크린으로 불러냈다. 팽팽한 긴장감을 이어가기 위해 실제 같은 묘사가 필요했고, 미국에서 건너온 할리우드 특수분장 팀이 김정일을 완성했다.

엄청난 위압감을 주는 김정일의 별장도 빼놓을 수 없다. 제작진은 북한 건축양식의 특징을 살려 4개월에 걸쳐 별장을 완성했다. 공산주의 국가에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벽화도 빼놓지 않았다. 이 또한 ‘공작’ 미술팀의 작품이다. “관객에게 시각적으로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고 자부심을 드러낸 윤종빈 감독과 제작진의 섬세함은 매 장면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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