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분위기 중국? ‘리얼’부터 ‘메가로돈’까지, 중국 자본 투입된 영화들 4

2018-08-24 12:04 유현지 기자

[맥스무비= 유현지 기자] 최근 한국 영화는 물론 할리우드 영화에서도 중화권 스타와 중국 관련 설정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막강한 자본력을 가진 중국은 전 세계의 영화에서 그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그중 안타깝게도 영화와 중국 관련 설정이 조화를 이루지 못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 갑작스러운 음식 소개 ‘리얼

영화 후반부, 붉은 수트를 입은 장태영(김수현)의 격투는 중국 무용과 중국 무술을 떠올리게 한다. 사진 CJ 엔터테인먼트
영화 후반부, 붉은 수트를 입은 장태영(김수현)의 격투는 중국 무용과 중국 무술을 떠올리게 한다. 사진 CJ 엔터테인먼트

첫 번째 영화는 김수현 주연의 ‘리얼’(2017)이다. ‘리얼’은 카지노 오픈을 앞둔 조직의 보스 장태영이 카지노 소유권을 노리는 조원근(성동일), 자신과 이름은 물론 얼굴까지 똑같은 장태영(김수현/1인 2역)과 대결하는 과정을 그린다.

줄거리만 보면 조원근 캐릭터는 언뜻 장태영과 대립하는 인물로 보이지만, 장태영의 상대는 또 다른 장태영, 그리고 자기 자신이다. 중국에서 온 마피아 조원근은 주인공의 적이나 조력자, 어느 쪽에도 녹아들지 못하고 떠돈다. 그저 이야기의 영역을 중국까지 넓히는 도구로 사용된다.

조원근은 갑작스럽게 중국 항저우의 음식, 거지닭을 소개한다. 거지닭을 뜯어먹는 조원근의 모습은 ‘먹방’일 뿐, 별다른 의미가 담겨있지 않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중국의 알리바바 픽처스와 파라다이스 카지노의 투자로 완성된 영화는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개연성 없는 전개로 ‘중국 타깃의 카지노 광고’라는 조롱을 피할 수 없었다.

# 홍콩행 대전투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

영화의 후반부, 오토봇과 다이노봇, 주요 인물들은 갑작스럽게 홍콩으로 향한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의 후반부, 오토봇과 다이노봇, 주요 인물들은 갑작스럽게 홍콩으로 향한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2014)는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리부트와도 같은 작품이다. 시리즈를 지켜온 마이클 베이 감독과 샤이아 라보프가 떠나며 모든 (인간) 등장인물이 교체됐다. 그 때문에 영화의 내용와 방향도 큰 변화를 맞았다.

영화는 외계에서 온 로봇 트랜스포머가 세상을 뒤흔든 후, 죽은 줄 알았던 트랜스포머의 영웅이자 리더 옵티머스 프라임이 깨어나면서 다시 시작되는 싸움을 담았다. 옵티머스 프라임을 필두로 한 오토봇, 오토봇을 돕는 인간이 세상을 위협으로부터 구하는 흐름은 시리즈의 전작들과 동일하다.

하지만 로봇 방위산업체의 중국 지사 대표라는 역할이 등장한 점, 중국 배우 리빙빙이 연기한 이 인물이 영화의 주요 인물이 된 점, 러닝타임의 대부분이 텍사스를 배경으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후반부 격전지가 갑작스럽게 홍콩이 된 점 등이 개연성을 해친다는 비판을 받았다.

# 샤오미는 위대하다 ‘퍼시픽림: 업라이징’

1편의 주요 인물들이 모조리 사망하는 속편의 전개에 팬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 UPI 코리아
1편의 주요 인물들이 모조리 사망하는 속편의 전개에 팬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 UPI 코리아

‘퍼시픽림’(2013)의 속편 ‘퍼시픽림: 업라이징’도 중국 자본의 영향력을 피할 수는 없었다. 태평양 심해를 통해 지구를 침공한 외계 생명체 카이주에 맞서기 위해 거대 로봇 예거로 맞서는 조종사와 인류의 이야기다.

영화의 중요 요소로 태평양이 등장하는 만큼, 1편에서는 동양인과 아시아에 대한 언급이 비교적 자연스럽게 묘사됐다. 하지만 2편은 달랐다. 1편의 주인공 롤리 버켓(찰리 허냄)이 이미 사망했다는 충격적인 설정과 함께 또 다른 주인공 마코(키쿠치 린코)도 영화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죽음을 맞는다. 일본인 마코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중국인 리웬 샤오(경첨)다. 그가 운영하는 IT 대기업 샤오는 중국 기업 샤오미를 연상시킨다. 아니나 다를까 리웬 샤오의 샤오는 예거 조종사들이 수세에 몰릴 때 첨단 기술을 이용해 상황을 반전시킨다.

# 주인공의 주객전도 ‘메가로돈

중화권 스타 리빙빙은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에 이어 ‘메가로돈’에서도 활약했다. 사진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중화권 스타 리빙빙은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에 이어 ‘메가로돈’에서도 활약했다. 사진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이슨 스타뎀 주연의 ‘메가로돈’은 200만 년 멸종됐다고 알려진 육식 상어와 인류의 대결을 그린다. 화끈한 죠스 영화일 줄 알았던 ‘메가로돈’은 부실하고 뻔한 이야기로 혹평을 받으며 큰 반응 없이 박스오피스에서 밀려났다.

많은 문제점 중에도 두드러진 것은 중국 관련 설정과의 부조화다. 조나스 테일러(제이슨 스타뎀)는 전 부인이 속한 해양 탐사대를 구조하기 위해 나선다. ‘메가로돈’은 위기를 극복하며 전 부인과 관계를 회복할 것이라는 예상을 완전히 비껴간다. 중국인 인물인 현장의 책임자 수인(리빙빙)이 그에게 묘한 눈빛을 보낸 것. 핑크빛 기류를 보이던 두 사람은 환상의 호흡으로 메가로돈을 물리치고 사랑을 쟁취한다.

이뿐 아니라 수인의 비중은 유달리 크다. 심해 전문가인 아버지 민웨이(조문선), 전 남편 사이에서 낳은 딸 메이잉(슈파 소피아 카이) 등과의 가족드라마도 비중 있게 그려진다. 수인의 가족 드라마와 조나스와의 ‘썸’, 메가로돈과의 사투까지 그려야 하는 영화는 도통 갈피를 잡지 못한다. 적지 않은 분량의 중국어 대사와 전 세계적 히트곡인 ‘브링 잇 온’(2000)의 OST ‘Mickey’가 중국어 번안 버전으로 삽입돼 몰입을 방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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