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류사회’ 변혁 감독의 영화를 위한 변(辯) 6

2018-09-04 15:01 성선해 기자

[맥스무비= 성선해 기자] 외설과 예술의 경계는 해묵은 논쟁이지만 늘 뜨겁다. 변혁 감독의 신작 ‘상류사회’ 역시 그 경계에서 외줄타기 중이다. 게다가 상류사회의 민낯은 더 이상 신선하지 않다는 지적까지 이어지고 있다. 연출자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상류사회’에 대한 변혁 감독의 이야기를 들었다.

# 왜 명문대 교수와 미술관 부관장인가

변혁 감독은 10년 동안 대중의 시야에 벗어나 있었다. 그간 교단에서 무대 공연, 전시 등을 통해 활발히 활동했다. 변혁 감독은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나를 영화감독으로 기억한다. 영화라는 매체의 힘을 체감했다”라고 말했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변혁 감독은 10년 동안 대중의 시야에 벗어나 있었다. 그간 교단에서 무대 공연, 전시 등을 통해 활발히 활동했다. 변혁 감독은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나를 영화감독으로 기억한다. 영화라는 매체의 힘을 체감했다”라고 말했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상류사회’의 주인공은 장태준(박해일)과 오수연(수애)이다. 각각 명문대 교수와 미술관 부관장이다. 밑바닥 인생들이 아닌, 1등이 되고 싶은 2등이다. 변혁 감독은 “60~70년대는 가난하니까 잘 살아보고자 하는 시대였다. 반면 지금은 더 잘 먹고 더 잘 사는 일에 관심을 쏟지 않나”라며 “이미 잘하고 있어 보이지만, 더 하려고 하는 게 지금 이 시대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 10년 만의 복귀, 합리적 시스템 눈에 들어와

변혁 감독은 ‘오감도’(2009) 이후 10년 만에 신작으로 돌아왔다. 가장 달라진 점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현장의 합리성을 꼽았다. “스태프들의 작업 방식이 훨씬 전문적이게 됐다. 또한 예전보다 사전 작업이 훨씬 중요해졌다. 하루 촬영 분량이 정확하게 지켜져야 하기 때문이다.”

# “너 힐러리니?”에 담긴 속뜻

명문대 경제학 교수 장태준과 유명 미술관 부관장 오수연. 겉으로만 보면 모자랄 게 없는 부부다. 하지만 이들은 더 높은 곳으로 비상을 꿈꾼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명문대 경제학 교수 장태준과 유명 미술관 부관장 오수연. 겉으로만 보면 모자랄 게 없는 부부다. 하지만 이들은 더 높은 곳으로 비상을 꿈꾼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상류사회’에는 예상치 못한 유머들이 포진해 있다. 불륜을 하더라도 들키지는 말 것을 주문하는 오수연에게 장태준이 “너 힐러리 같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 대사에는 깊은 뜻이 있다. 변혁 감독은 “예전에는 결과를 위해 과정을 포기하는 사회였다. 인간답게 사는 걸 미루면서 몇 십 년씩 오지 않았나”라며 오수연의 태도 역시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성과주의가 깔려있다고 했다.

# 한용석 회장의 정사신, 꼭 필요했다

미래 그룹 회장 한용석(윤제문)과 일본 AV 배우 하마사키 마오의 정사신은 ‘상류사회’를 둘러싼 갑론을박의 대상이다. ‘이렇게까지 길고 적나라할 필요가 있나’라는 반응도 많다. 변혁 감독에게는 꼭 필요한 장면이다. “일반적인 정사 신이 아닌, 한용석의 작품 세계다. 또한 캐릭터의 총체성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욕망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장면이지 않나. 다른 신들이 정보를 통해 전달이 되는 것과는 달리, 해당 신은 몸을 통해 ‘좋다’ ‘싫다’ ‘세다’가 느껴져야 했다.”

# 재벌가의 갑질은 현실 그 자체

미래 그룹 회장 한용석과 미술관 관장 이화란. 이들은 틈만 나면 서로 으르렁댄다. 하지만 자신들의 재산과 위치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굳건한 동지가 된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미래 그룹 회장 한용석과 미술관 관장 이화란. 이들은 틈만 나면 서로 으르렁댄다. 하지만 자신들의 재산과 위치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굳건한 동지가 된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극 중 한용석과 이화란(라미란)은 여러 기행을 벌인다. 특히 한용석은 예술을 빙자한 외설적인 취미 생활은 물론, 폭행까지 일삼는다. 몇몇 장면은 그간 뉴스에 보도된 재벌가의 갑질이 겹친다. 또한 오수연이 벌이는 행각의 일부는 신정아 게이트가 연상된다. 변혁 감독은 “구체적인 사건을 참고한 건 아니지만,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 이은주에 대한 오해, 이제야 해명한 이유

그간 변혁 감독에게는 10년 넘게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故 이은주의 유작 ‘주홍글씨’(2004)가 변혁 감독의 연출작이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 루머가 생성됐다. 결국 변혁 감독은 신작 개봉을 앞두고 관련 루머를 유포한 누리꾼들을 고소했다. “영화 때문에 고소를 한 게 맞다. 관련 기사가 처음 공개됐는데 댓글에 (루머가) 올라왔다. ‘이건 안 되겠다’ 싶더라. 사실 생각이 많다. 어떤 방법이 영화에 폐를 덜 끼치는 방법인지 모르겠다. 단지 내 개인적인 일로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보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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