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무비= 채소라 기자] ‘등수는 올랐니?’ ‘원서는 어디 썼어?’ ‘올해는 취업해야지?’ ‘남자친구는?’ ‘결혼은?’ 진심 어린 관심이든 듣는 사람 속 긁는 오지랖이든,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어지는 물음들. 올 추석에도 분명 듣게 될 말이다. 잔소리를 피해 홀로 집을 나왔다면, 잔잔한 영화로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보자.
※ 차분함 지수는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정도를 주관적으로 매겼음.
‘봄이 가도’ 9월 13일(목) 개봉드라마 | 차분함 지수 ★★★

실토하자면, 이 영화는 혼자 바람 쐬러 나왔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질 가족영화다. 딸을 애타게 기다리는 엄마 신애(전미선), 홀로 살아남아 트라우마와 죄책감에 시달리는 석호(유재명), 아내의 흔적이 남겨진 일상을 살아가는 남편 석호(전석호). ‘봄이 가도’는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이들의 상실감과 아픔을 세 가지 이야기에 담아낸 옴니버스 영화다. 큰 슬픔을 겪은 후 어떻게든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을 끌어안는 따뜻한 감성이 돋보인다. 세상 무엇과도 맞바꿀 수 없는 가족의 소중함만은 절절히 느끼게 될 듯.
‘죄 많은 소녀’ 9월 13일(목) 개봉드라마, 미스터리 | 차분함 지수 ★★★★★

‘잠시 10대 시절로 돌아 가볼까’ 싶었겠지만, 오히려 각박하고 연약한 인간성을 목격하게 된다. ‘죄 많은 소녀’는 친구가 실종된 이후 주변 사람들에게 실종사건의 가해자로 몰린 소녀 영희(전여빈)가 주인공이다. 미스터리한 사건과 영희를 둘러싼 인물들에게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자신과 상관없는 알리바이가 사건의 진실로 받아들여지길 바랄 뿐. 꽤 묵직한 이야기가 혼자 생각에 잠길 시간을 선물한다.
‘호박과 마요네즈’ 9월 13일(목) 개봉멜로, 로맨스, 드라마 | 차분함 지수 ★★

익숙하고 편한 남자친구와 매력적이지만 불안한 전 애인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 츠치다(우스다 아사미)의 이야기. 베스트셀러 동명 만화가 원작이다. 20~30대 여성의 평범한 일상과 사랑을 볼 수 있다. 오래된 연인은 가수를 꿈꾸지만 곡도 쓰지 않고, 다시 나타난 전 연인은 깊은 상처를 주고 떠난 적 있는 남자다. 이런 멜로영화는 혼자 보는 게 백번 낫다. 영화를 보고 나면 백이면 백 지난 연애사를 돌아보게 될 텐데, 누군가 옆에 있는 건 곤란하다. 연애 중 마음 흔들려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조용히 감상에 젖어 들 수 있다.
‘체실 비치에서’ 9월 20일(목) 개봉드라마, 멜로, 로맨스 | 차분함 지수 ★★★

불행한 커플의 이야기가 한 편 더 있다. 무려 결혼식을 마치고 떠난 신혼여행지 체실 해변에서 영영 이별을 고한 플로렌스(시얼샤 로넌)와 에드워드(빌리 하울)의 연애담이다. 영국 작가 이언 매큐언이 쓴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허구의 이야기라 더 마음 놓고 빠져들 수 있다. 지금은 우리나라도 워낙 성 문화에 개방적이지만 영화의 배경은 1960년대 영국이다. 성 담론이 활발해지기 시작한 시대. 플로렌스는 성적 욕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한 여성이다. 엄숙한 사회와 가정환경에 발목 잡힌 커플의 사연이 안타깝다. 사랑과 욕망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기회를 선사한다.
‘린 온 피트’ 9월 20일(목) 개봉모험, 드라마 | 차분함 지수 ★★★

다소 낯선 이 제목은 ‘피트에게 의지하다’라는 영어를 그대로 읽은 발음이다. 피트는 경주마의 이름이다. 사고로 아빠를 잃은 열다섯 살 소년 찰리(찰리 톰슨)는 우연히 만난 피트를 타고 매일 아침 달린다. 말은 경주용이지 애완동물이 아니라는 둥 영원한 건 없다는 둥 하는 냉정한 말만 들려오는 세상. 어느 순간 찰리의 찬란한 홀로서기를 간절히 바라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영화가 끝난 후 상영관을 홀로 나갈 당신에게도 조금이나마 희망찬 122분을 보내게 해줄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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