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영화는 어떻게 제작될까? 외국인이 들여다본 실상

2018-09-21 12:08 성선해 기자

[맥스무비= 성선해 기자]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백두산 등반은 한민족의 새로운 분기점이다. 남북 관계에 불어온 훈풍 덕분에 북한의 생활상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최근 국내 영화제에서 북한 영화가 여럿 상영되기도 했다.

이쯤 되면 궁금하다. 한국에는 충무로가 있는데, 북한에서는 어떻게 영화를 만들까? 호주의 영화 감독 안나 브로이노스키가 이 질문에 답한다. 북한의 영화 제작 시스템에 기반해 단편 영화 만들기에 도전한 그의 이야기가 '안나, 평양에서 영화를 배우다'에 담겼다.

# 호주 영화감독, 북한에 가다

북한의 유명 연출자 리관암 감독의 현장을 방문한 안나 브로이노스키 감독. 사진 독포레스트
북한의 유명 연출자 리관암 감독의 현장을 방문한 안나 브로이노스키 감독. 사진 독포레스트

'안나, 평양에서 영화를 배우다'는 코미디와 다큐멘터리가 섞인 작품이다. 주인공은 호주 시드니에 거주 중인 영화감독 안나 브로이노스키다. 호주 탄층 가스 채굴에 반대하는 환경운동가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의 뜻을 잘 전달할 수 있는 단편 영화를 만들고 싶다.

# 김정일은 연출의 천재다?

김정일의 지침에 따라 영화 만들기에 도전한 안나와 친구들.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사진 독포레스트
김정일의 지침에 따라 영화 만들기에 도전한 안나와 친구들.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사진 독포레스트

안나의 눈에 들어온 건 김정일의 영화 방법론이다. 북한의 지도자였던 김정일은 '영화와 연출'이란 영화 교본을 쓴 작가이자 영화광이다. 또한 1964년부터 수많은 영화를 만들었다. 안나는 "김정일은 (체제 유지를 위한) 연출의 천재"라고 말한다. 안나는 친분이 있던 감독의 도움을 받아 평양 입성에 성공한다. 김정일이 제시한 영화 제작 지침에 따라 강력한 선전물을 만들기 위함이다.

북한에서 영화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예술이자 선전물이다. 영화업계에 대한 대우도 꽤 좋다. 사진 독포레스트
북한에서 영화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예술이자 선전물이다. 영화업계에 대한 대우도 꽤 좋다. 사진 독포레스트

# 북한 영화인들, 먹고 살만하더라

'안나, 평양에서 영화를 배우다'에는 2012년 9월 당시 북한 영화계의 현실이 비교적 소상하게 등장한다. 북한 관련 분량을 21일 동안 평양에서 직접 촬영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북한은 예술가를 높이 대우한다. 영화인에게는 차와 아파트가 제공되며, 육아지원도 해준다.

촬영 환경도 체계적으로 조성되어 있다. 촬영가들과 연출가들이 모인 청사가 따로 있으며, 평양에는 조선 예술영화 촬영소가 자리 잡고 있다. 남한과 유럽, 일본의 풍경을 재현한 곳이다. 현장에서는 아직까지도 디지털이 아닌, 필름으로 영화를 촬영한다.

# 연설과 노래, 북한 영화의 필수 요소

북한의 영화 촬영 현장. '안나, 평양에서 영화를 배우다' 촬영 당시에는 디지털이 아닌 필름으로 촬영 중이었다. 사진 독포레스
북한의 영화 촬영 현장. '안나, 평양에서 영화를 배우다' 촬영 당시에는 디지털이 아닌 필름으로 촬영 중이었다. 사진 독포레스

영화의 전반적 분위기는 코믹하지만, 알맹이는 제법 알차다. 안나는 여러 편의 작품을 통해 북한 영화의 필수 요소를 짚어낸다. 북한 영화에서 남한 꼭두각시, 일제시대 지주, 사악한 양키 등 자본주의자는 늘 죽음을 맞이한다. 또한 강력한 연설이 반드시 등장하며, 말미에는 갑자기 출연진들(주로 노동자)이 노래를 부른다.

# 북한을 대표하는 영화인들은 누구?

북한 영화계의 원로 박정주 감독. 그의 최근작은 핵탄두의 필요성을 말하는 스릴러다. 사진 독포레스트
북한 영화계의 원로 박정주 감독. 그의 최근작은 핵탄두의 필요성을 말하는 스릴러다. 사진 독포레스트

'안나, 평양에서 영화를 배우다'에는 북한 영화계 유명 인사들도 등장한다. 공훈예술가인 박정주 감독과 스타 연출자인 리관암 감독, 배우 윤수경 등이다. 특히 박정주 감독은 김정일이 총애한 연출자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로 '쉰들러 리스트'(1994)와 '대부'(1977) 등 할리우드 고전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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