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페이버릿’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여성이라는 점은 중요치 않다”

2019-02-27 11:50 유현지 기자

[맥스무비= 유현지 기자] 독특한 상상력과 강렬한 드라마로 주목받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은 첫 번째 영어 영화 ‘더 랍스터’(2015)로 칸의 인정을 받고 신작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로 베니스의 심사위원 대상을 거머쥐었다. 광고 감독을 꿈꾸던 그리스 소년이 칸과 베니스를 사로잡기까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여정과 함께 그의 첫 번째 시대극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에 쏟아지는 관심이 뜨겁다.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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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고스 란티모스라는 이름을 들으면 강렬한 필모그래피와 수상 경력이 먼저 떠오릅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영화감독을 꿈꾼 것은 아니었다고요. 광고 감독이 되려고 영화 학교에 입학했죠.

그리스에서 자랐기 때문에 영화감독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습니다. 더군다나 80년대와 90년대를 그리스에서 보낸 15세의 남학생이 영화감독을 꿈꾸는 일은 없죠.(웃음) 광고 감독이 진짜 직업처럼 느껴졌고, 영화를 만드는 건 아니지만 광고 감독도 그와 비슷한 일을 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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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지 않았던 성과라기엔 놀랍기만 합니다.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는 데보라 데이비스가 20년 동안 작업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4년간 각색을 거쳤어요. 첫 시대극이라 기대가 높았는데, 어떤 면에서 마음이 끌렸는지 궁금합니다.

캐릭터들이나 그들의 관계, 개인적인 서사, 특히 앤(올리비아 콜맨)이 겪은 일들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어요.(실제로 앤 여왕은 만성적인 건강 이상과 17명의 자녀를 잃는 비극을 겪었다.) 또 제가 평소에도 특정한 여성 캐릭터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어요. 다만 본능적으로 끌렸습니다. 흔히 볼 수 없는 이야기가 마음을 이끌었던 거죠.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는 여성의 내밀한 욕망에 집중합니다. 관점에 따라 코믹하거나 잔혹하게 묘사되기도 하죠. 남성 감독으로서 여성의 세계를 묘사하는 것이 조심스럽지는 않았나요?

처음에는 두렵기도 했지만 ‘이들이 여성이라는 점은 중요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물론 주인공이 여성들이라 흥미롭기도 하지만, 이게 중요한 쟁점이 되지는 않도록 만들어야 했죠. 저는 남성 감독이고, 이 영화는 제가 잘 알지 못하는 여자들의 이야기이니까요. 대신 그들을 한 인간으로 조명한다면 비판의 여지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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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주인공 중 올리비아 콜맨, 레이첼 와이즈와는 더 랍스터에서 함께 작업한 적이 있죠. 감독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엠마 스톤의 연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더욱이 엠마 스톤이 캐스팅된 건 라라랜드’(2016)의 흥행 전이었어요.

저는 아직 엠마 스톤이 안전지대를 벗어났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엠마 스톤의 안전지대는 정말 넓거든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냥 알 수 있었어요. 그리고 엠마 스톤은 처음부터 자신감이 넘쳤고, 리허설이 시작되자마자 굉장히 훌륭한 연기를 해냈습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영화에서 리허설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독특한 방식으로 리허설을 진행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예를 들어 여러 명의 배우가 손을 잡은 채로 움직이면서 대사를 연습하는 거죠. 특별한 리허설을 진행하는 이유가 있나요?

영화보다는 연극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식인 것 같아요. 말씀해주신 방식으로 리허설을 하다 보면 배우들끼리 몸이 뒤엉켜서 쓰러지기도 합니다. 그럼 그 상태에서 빠져나올 방법을 찾아야겠죠. 그리고 그 와중에도 대사를 계속하게 해요. 대사가 일그러지는 와중에도요. 현실에는 실재하지만 어떤 장면이나 배역을 지적으로 처리할 때 사라져버리는 예측할 수 없는 느낌을 장면과 배우들에게 불어넣어 주고 싶었어요.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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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는 유쾌하고 생동감 넘친다는 점에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작품 중 대중들과 가장 맞닿아 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대중을 도발한다는 점에서는 변함이 없죠.

도발이라, 예전에는 그 말에 방어적으로 반응했는데 이제는 정확하게 맞는 표현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사람들을 도발하고 생각과 토론을 일으키는 일을 하고 있죠. 많은 사람을 흔들고 다른 관점으로 생각하게 만든다고 할 수도 있고요. 사람들이 생각하는 표준을 건드리는 것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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