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떠난 히어로들, 그들의 퇴장이 오래 기억될 이유

2019-05-05 10:00 유현지 기자

[맥스무비= 유현지 기자]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강력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반드시 영화를 관람한 후 읽기를 권합니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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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어벤져스 영화에서 세 명의 히어로가 우리 곁을 떠났다.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 ‘어벤져스’(2012)부터 함께했던 원년 멤버 셋이다. 떠나는 히어로들의 명단과 그들의 퇴장 방식은 관객들이 자발적인 스포일러 금지 운동을 벌일 정도로 보안에 부쳐졌다. 하지만 달라진 세 사람의 태도는 그들의 마지막을 예감하게 했다.

# 블랙 위도우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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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2’(2010)에서 처음 등장한 블랙 위도우는 한 편의 솔로 무비도 없이 10년 동안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지켜왔다. 중심인물이지만 주인공보다 조력자에 가까웠던 그의 역할은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시작부터 확연히 커졌다. 인피니티 워로부터 5년이 지난 후, 블랙 위도우는 여전히 세상을 지키는 히어로이자 어벤져스를 규합하는 리더의 역할을 하고 있다. 떠난 이들을 그리워하면서도 살아남은 사람들의 삶을 돌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블랙 위도우의 모습은 영웅적 면모와 함께 어벤져스에 대한 그의 애정을 느끼게 했다.

시간 여행의 열쇠를 찾은 후, 블랙 위도우에게는 두려움보다 기대감이 엿보였다. 들뜬 표정으로 동료들을 바라보며 “잠시 후에 만나”라는 인사를 건넨 그는 결국 돌아오지 못했다. 충격으로 다가왔던 블랙 위도우의 죽음은 그를 이해하고 그에 대한 애정이 더 깊어지는 계기가 됐다. 내년 솔로 무비로 돌아올 블랙 위도우와의 재회가 더욱 기다려진다.

# 캡틴 아메리카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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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절반을 앗아간 인피니티 워는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까지 바꿔놓았다. 심한 말 한 번 하지 않던 그가 시작부터 “개자식 잡으러가자”며 타노스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이후 모든 것을 되돌릴 기회가 찾아오자 캡틴 또한 반가운 마음을 감추지 않는다. 미간을 찡그리고 맞는 말만 하던 캡틴은 이제 없다. “하루 종일도 할 수 있어” “헤일 하이드라”처럼 그에게 의미가 큰 대사들을 농담처럼 던지며 웃음을 준다. “이 정도는 되어야 캡틴 아메리카의 엉덩이”라는 말에도 당황하지 않고 자신감 있게 맞받아친다. 달라진 캡틴 아메리카의 모습이 반가운 한편, 많은 이들이 그의 죽음을 예상했기에 씁쓸함이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캡틴 아메리카는 살아남았고, 아름다운 여생을 보냈다. 히어로의 정석과도 같은 삶을 산 그가 전투 중 장렬하게 죽을 것이라 예상한 이들이 많았기에, 그의 생존은 다른 의미에서 더 큰 충격이었다. 힘과 능력 뿐 아니라 책임감과 도덕성까지, 세상이 기대하는 영웅의 조건을 모두 충족시킨 그는 처음으로 자신을 위한 삶을 택했다. 그의 마지막 영화에서 드러난 인간적인 모습은 누구도 그에게 영웅적 희생을 강요할 수 없음을 역설적으로 드러냈다. 캡틴 아메리카의 선택을 손가락질할 수 없는 이유다.

# 아이언맨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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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장자, 플레이보이, 천재인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직접 만든 슈트를 입고 아이언맨이 됐다. 스스로 선택해 히어로가 된, 특별한 경우다. 남부러울 것 없던 그의 삶은 히어로가 됐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런 그의 인생을 바꿔놓은 것은 ‘어벤져스’의 뉴욕 사건. 우주에서 온 적을 막기 위해 우주로 자신을 던진 아이언맨의 행동은 10년이 넘도록 그를 괴롭혔다. 희생의 대가로 얻은 트라우마다. 잠도 자지 않고 슈트 개발에 매진한 그는 울트론 같은 실패작을 낳기도 했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필살의 방어로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타이탄에서의 패배 이후 지구로 돌아온 아이언맨은 페퍼(기네스 팰트로)와 가정을 꾸리며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과감하기 그지없던 과거와 달리, 그는 지금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망설이고 또 망설인다. 하지만 그는 아이언맨이 되기로 결심했던 때와 같이 한 번 더 자신의 모든 것을 건다. 남다른 태생도, 영웅이 되어야 할 필연적 이유도 없는 아이언맨은 잃을 것뿐인 싸움에 스스로를 던져왔다. 화려했던 그의 삶이 더욱 숭고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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