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오동 전투’ 류준열, “배우는 시대를 반영하는 얼굴이다”

2019-08-08 12:00 유현지 기자

[맥스무비= 유현지 기자] ‘독전’(2018) ‘뺑반’ ‘돈’까지, 쉼 없이 달려온 류준열이 ‘봉오동 전투’로 여름 극장가에 돌아왔다. 반일 감정이 고조된 시기, 뜨거운 항일 정신이 담긴 이 작품에 시선에 쏠리고 있다. 류준열은 이 같은 분위기에 개의치 않는 듯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에 대해 고민할 뿐, 나머지는 부수적이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오랫동안 마음에 새겨온 ‘배우는 시대를 반영하는 얼굴’이라는 말 때문이다.

사진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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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군 분대장 이장하를 연기했습니다. 독립군이 되어 산을 넘고 전투를 벌인 소감이 궁금합니다.

촬영하려면 1시간 이상 산을 올라요. 그때마다 독립군은 어떻게 이 산을 오르고 내려왔을까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평소 같으면 동굴 세트를 보고 ‘잘 만들었구나’ 생각하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독립군이 여기서 생활을 하셨다는 게 와닿았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촬영이 끝나면 집이나 호텔에 가서 쉬는데 그분들은 아니잖아요. 전투를 마치면 쉬어야 하는데 동굴에서 자리를 깔고 누우셨던 거죠. 그게 많이 놀라웠어요.

봉오동 전투에 대해서는 많은 기록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참고할 만한 인물도 없었을 거고요.

역사 자료가 얼마 없어서 속상하더라고요. 우리가 (독립군을) 잊고 살아왔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독립군이 이름도 없이 숫자로 기억됐다는 게 슬펐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큰 고생을 했는데 이름조차 알 수 없고 ‘몇 명이 전쟁에 참여했다’라고만 기록되는 게 정말 아쉬웠어요. 저희 영화가 그분들을 다시 기억할 수 있는 두 시간이 된다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사진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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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탄이 터지는 대규모 전투 장면부터 총격전, 와이어 액션까지 소화했습니다. 각오는 했겠지만 시나리오보다 훨씬 더 어려웠던 장면이 있다면요?

절벽에서 달리는 신이 있는데, 제가 예상한 것과는 조금 달랐어요. 저는 가파른 경사에서 뛰고 넘어지는 장면을 상상했는데, 실제 촬영 장소는 낭떠러지에 가깝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와이어 액션도 하게 됐습니다. 가만히 서있을 수가 없는 지형이라 넘어졌다가 다시 뛰기를 반복했어요. 주변 돌이 날카로워서 바지를 두세 겹씩 입었는데 찍다 보면 바지가 계속 찢어지고 그랬죠. 다행히 그 장면이 박진감 있게 완성된 것 같아서 감사한 마음이에요.

봉오동 전투포스터가 공개된 후로 국찢남’, 일명 국사책을 찢고 나온 남자로 화제가 됐습니다. 류준열 배우도 이 말을 들어본 적 있겠죠?

‘국찢남’이라는 말을 듣고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학창시절부터 연기를 공부할 때 ‘원래 거기에 있던 사람 같아야 한다’는 말이 굉장히 와닿았거든요. 제가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인데 ‘국찢남’이라는 호칭은 원래 그곳에 있던 것 이상의 극찬 아닌가요? 정말 좋습니다.

사진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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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리데이’(2017) ‘택시 운전사’(2017) ‘에서 각 시대의 청춘을 대변해왔습니다. ‘봉오동 전투의 이장하도 100년 전의 청년 세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전에도 청춘을 표현한 작품이 많았지만 ‘봉오동 전투’는 조금 달랐어요. 이장하는 당시의 감정을 대표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개인의 감정이나 감성에 시간을 많이 쓰잖아요. 이장하를 비롯한 영화 속 사람들은 자기 감정에 시간을 쓸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까웠어요. 개인의 감정이 사치라고 느껴질 정도로 개인의 영리보다 나라의 승리에 집중하는 슬픈 시간을 보내지 않았나 싶습니다. 지금은 나라를 빼앗긴다는 게 와닿지도 않고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돌아보면 100년도 안 된 역사잖아요. 우리가 너무 쉽게 잊지는 않았나 돌이켜보게 됐고, 이 영화가 그분들을 기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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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오동 전투는 항일의 역사를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반일 감정이 고조된 시기에 개봉하기도 하고요. 해외에도 인지도를 넓히고 있는 배우로서, 조심스럽지는 않았는지 궁금하네요.

처음에는 무겁지 않은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나라를 되찾는 것에 깊이 공감했다기보다 원신연 감독님 작품을 좋아했고, 다른 부분에 마음이 끌렸던 게 사실이죠. 하지만 점점 영화가 주는 메시지, 배우가 표현해야 하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학교에서 ‘배우는 시대를 반영하는 얼굴이 되어야 한다’고 배웠어요.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에 대해 고민할 뿐이지, 나머지는 부수적인 거죠.

사진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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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고 공부해온 것들이 류준열에게 차곡차곡 쌓여있는 느낌입니다. 연기를 공부하며 꿈꿨던 미래와 지금의 류준열은 비슷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제가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배우가 되고 있어서 신기합니다. 이렇게 인터뷰를 하거나 수상소감을 하고, 팬미팅을 하는 모습은 생각해본 적이 없거든요. 역할에 충실히 연기만 하는 모습을 상상했지, 이런 모습은 떠올려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참 신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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