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들: 풍문조작단’ 조진웅 “작품마다 캐릭터의 성정을 배운다”

2019-08-23 12:00 유현지 기자

[맥스무비= 유현지 기자] ‘독전’(2018) ‘공작’(2018) ‘완벽한 타인’(2018)으로 3연타 흥행에 성공하며 화려한 한 해를 보낸 조진웅이 올해 첫 영화 ‘광대들: 풍문조작단’으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독기 어린 얼굴을 지우고 광대가 되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 조진웅의 모습은 눈에 띄게 유쾌하고 자유롭다. 촬영을 마치면 울컥해질 만큼 조진웅에게 ‘광대들: 풍문조작단’의 현장은 유달리 소중했다.

사진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사진 워너브러더스코리아

광대들: 풍문조작단은 왕의 미담을 만드는 광대들의 이야기입니다. 세조 실록 속 이적 현상을 색다르게 해석했죠. 작품의 첫인상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세조 실록에 40여 번의 이적 현상이 기록됐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이런 일이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실록에는 미사여구를 붙일 수가 없고 사실밖에 못 적는다는데, 이런 내용이 있다는 게 정말 신기했어요. 문수보살이 와서 왕의 때를 벗긴다? 말이 안 되는데 그게 실록에 적혀있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김주호 감독이 그걸 말이 되게끔 만드는 걸 보고 굉장히 독특한 영화적 상상력을 가진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시나리오를 봐도 완성본을 예상하기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웃음) 그럼에도 출연을 결정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요?

시나리오에서 진정성을 느꼈기 때문이에요. ‘광대들: 풍문조작단’은 덕호(조진웅)의 성장 드라마라고도 할 수 있잖아요. 덕호가 무언가를 인식하고 바뀌는 과정에서 진정성을 느꼈어요. 타인의 말을 듣지 않고 독단적으로 행동하던 사람이 어떤 현상을 겪고 나서 주변의 이야기를 듣게 돼요. 이제는 행동해야 하는 때가 온 거죠. 이걸 용기라고 할 수도 있는데, 저도 외면하고 살 때가 많아서 이 영화에서는 좀 떠들어본 것 같아요.(웃음)

사진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사진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영화에서 재담꾼이 되어 정말 많은 말을 하고, 재밌는 장면을 여럿 연출했습니다. 최근에는 주로 강렬한 역할을 맡아와서, 유쾌한 표정이 인상 깊었어요.

이 작품에서 덕호가 곧 저였어요. 혼자 굉장히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감독님도 제가 그렇게 잘 놀길 바라신 것 같아요. 화면 각도나 기술적인 면에만 디렉션을 주시고 나머지는 자유롭게 놀아도 된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배우들끼리 ‘우리끼리 이렇게 해보자’라고 한 적이 있어요. 두 번째 버전을 만든 거죠. 그렇게 촬영을 하면 감독님이 크게 웃고, 그걸로 쓰자고 하시고요. 해볼 때까지 해볼 수 있는 게 가장 좋았습니다.

이성을 유혹하는 첫 장면부터 재담 공연을 하는 장면까지, 영화 안에서 연극을 하기도 했습니다. 영화 촬영 현장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이죠.

연극할 때는 극단에 가서 발성 연습도 하고 트레이닝도 했는데, 영화를 할 때는 그럴 수가 없어요. 발성 연습은 노래방에서, 신체 트레이닝은 헬스장에서만 할 수 있죠. 하지만 ‘광대들: 풍문조작단’을 촬영할 때는 현장에서 마음껏 해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연극할 때의 느낌이 고스란히 느껴졌는데, 아마 모든 배우들이 똑같이 느꼈을 거예요.

사진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사진 워너브러더스코리아

현장 분위기까지 어우러져 오랜만에 연극배우 시절이 떠올랐을 것 같습니다.

관객 앞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장면을 찍고 집에 돌아와서 울컥했어요. 연극은 하고 싶다는 마음만으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무게감이 있고 하나의 메시지를 가지고 관객과 어떻게 호흡을 해야할지 고민하게 돼요. 그런데 ‘광대들: 풍문조작단’에서 의도치 않게 (연극을) 하게 된 거죠. 굉장히 더운 날, 길게 찍었는데도 제 앞에 계신 보조출연자분들이 열성적으로 반응해주셔서, 그 행복감을 말할 수가 없었죠. 연극을 안 한지 15년 정도 된 것 같은데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서 울컥했습니다.

영화 속에서 기적을 만들어내기도 했죠. 커다란 보살이나 사람 얼굴 모양의 연기가 나타나는 등 CG로 완성된 장면이 꽤 됐는데, 촬영 현장은 어땠는지 궁금하네요.

현장에서는 신기하고 재미있었어요. 어떤 장면은 눈앞에 아무것도 없는데 연기를 해야 했거든요. 감독님한테 풍선이라도 띄우라고 할 정도였어요.(웃음) 팔풍(김민석)이가 오색 연기를 뿜는 장면은 몸에 연막탄을 달고 뛴 거예요. 그리고 영화를 보니까 손현주, 박희순 두 분이 정말 고생을 많이 하셨더라고요. 말을 할 수가 없더라고요. 감사하기도 하고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사진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사진 워너브러더스코리아

특별한 일도 많고, 배운 점도 참 많았던 현장이었네요. 작품을 대하는 조진웅 배우의 태도가 느껴집니다.

작업을 할 때마다 그 캐릭터의 성정을 배우기도 합니다. 저는 그 인물처럼 살지 못하거든요. 예를 들면 ‘완벽한 타인’(2018)의 석호가 외박하겠다는 딸에게 “돌아오고 싶으면 돌아와”라고 하잖아요. 저는 그렇게 안 하죠. “넌 죽었어! 당장 돌아와!”라고 할 것 같아요.(웃음) 하지만 연기를 통해서 이렇게 말하는 이유를 알게 되기도 해요. 제가 대사를 말하고 그 대사를 듣게 되는 거죠. 아내 예진(김지수)와의 욕실에서 대화하는 장면에서는 대화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배웠어요. 일단 들으면 8할 정도는 상대방이 이해되더라고요. 석호를 통해 듣는 자세를 배운 것 같아요.

사진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사진 워너브러더스코리아

그렇다면 광대들: 풍문조작단은 조진웅에게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요?

유쾌하면서도 묵직한 선이 있어서 맘에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12세 관람가이고, 많은 분들이 나눌 수 있는 메시지가 있어서 해봄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2012) 같은 영화 때는 중학생 관객을 보면 “너 이거 청불(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인데 어떻게 보러 왔어?!”라고 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많은 관객층을 만날 수 있는 영화가 될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관련 기사

http://news.maxmovie.com/402113

유현지 기자 / jinn8y@naver.com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 maxpress@maxmovie.com
<저작권자(c) 맥스무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인물

댓글0
0/ 500
      사업자등록번호 211-88-91225 l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제2016-서울강남-02630호 l 대표이사 정이은
      ㈜아시아트리뷴 l 06054 서울특별시 강남구 언주로 732, 세종빌딩 3층
      인터넷신문등록번호 서울 아 02730 | 등록일자 2013년 7월 11일 | 제호 맥스무비 닷컴 | 발행인 : 정이은ㅣ편집인 : 이은지

      Copyright ⓒ Asiatribune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