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라스트 크리스마스' 아시아계 배우 헨리 골딩이 보여줬던 새로운 할리우드

2019-12-12 16:07 정지은 기자

[맥스무비= 정지은 기자] 지난 5일 개봉됐던 영화 ‘라스트 크리스마스’는 아시아계 배우인 헨리 골딩을 주연으로 내세웠다.

영화 '라스트 크리스마스' 스틸.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영화 '라스트 크리스마스' 스틸.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라스트 크리스마스’(감독 폴그럼 처 페이그)는 엄마에게 얹혀사는 여자와 노숙자 센터 자원봉사자인 남자가 만난 후 벌어지는 특별한 로맨스를 다뤘다. HBO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서 용을 다스리는 대너리스 역으로 출연했던 에밀리아 클라크는 가수를 꿈꾸지만 매번 오디션에서 떨어지는 케이트 역을 연기했다. 헨리 골딩은 케이트가 가는 곳이면 어디서든 나타나는 미스터리한 남자 톰 역을 맡았다.

헨리 골딩은 미국인 아버지와 말레이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영국과 말레이시아를 오가며 활동했던 그는 최근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감독 존 추)과 ‘부탁 하나만 들어줘’(감독 폴 페이그)에서 주연을 맡았다.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떠오르는 아시아계 배우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영화 '서치' 스틸. 사진 소니 픽쳐스
영화 '서치' 스틸. 사진 소니 픽쳐스

할리우드에서 아시아인 남성이 주연을 맡았던 경우는 흔치 않았다. 캐릭터 설정과 상관없이 백인을 캐스팅하는 ‘화이트 워싱’(White Washing)이 이유였다. 백인 배우에게 주요 배역을 맡기고 아시아계를 비롯한 소수 인종들에게는 기회를 주지 않았다. '닥터 스트레인지'(감독 스콧 데릭슨)에서는 백인 여성 배우인 틸다 스윈튼이 티베트인 남성인 에인션트 원 역을 맡았다.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했던 영화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감독 리들리 스콧)도 유대인인 모세 역을 제외한 모든 이집트인 배역을 백인 배우들로 캐스팅해 논란을 일으켰다.

할리우드 영화계가 보였던 백인 중심 캐스팅은 항의 운동으로 이어졌다. 지난 2016년 5월 트위터에는 명작 포스터에 존 조를 비롯한 아시아계 배우 얼굴을 합성한 사진과 ‘#존 조 주연’(#StarringJohnCho)이라는 해시태그가 담긴 글들이 게시됐다. 네티즌들은 출연 기회를 박탈당했던 아시아계 배우들에게 응원을 던지고 할리우드 영화계가 지닌 고질적인 문제에 대해 불만을 터뜨렸다.

영화 '라스트 크리스마스' 스틸. 사진 유니버셜 픽쳐스
영화 '라스트 크리스마스' 스틸. 사진 유니버셜 픽쳐스

보수적인 할리우드 영화계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지난 2년 동안 탁월한 연기력을 지닌 아시아계 배우들은 다양한 작품에서 주연을 꿰차며 높은 성과를 이뤄냈다. 헨리 골딩이 출연했던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는 주요 배역 대부분이 아시아계 배우로 구성됐다. 중국계 미국인인 존 추가 메가폰을 잡았다.

이어 스릴러 영화 ‘서치’(감독 아니쉬 차간티)는 한인 배우인 존 조가 주연을 맡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우리 사이 어쩌면’(감독 나나츠카 칸)도 한인 배우인 랜달 박이 주인공으로 출연해 아시아계 배우들이 가진 저력을 입증했다.

할리우드에 도달한 새로운 변화는 ‘라스트 크리스마스’에서도 포착된다. 주연인 헨리 골딩을 비롯해 다양한 국적을 지닌 배우들이 작품에 등장했다. 주인공 케이트는 유고슬라비아 이민자이며 그가 일하는 크리스마스 기념품 가게 사장은 중국인 여성이다.

폴 페이그 감독은 다문화 정책을 지향했던 런던을 작품 배경으로 삼아 백인, 이민자, 관광객 등 다양한 사람들이 어우러지는 장면을 연출했다. 과거 백인 사회가 배척했던 소수자들이 함께 모여 크리스마스를 만끽했던 장면은 할리우드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줬다. 아시아계를 비롯한 다양한 인종과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평등하게 기회를 얻길 바란다는 따뜻한 메시지가 담겼다.

정지은 기자 / jean@maxmovie.com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 maxpress@maxmovie.com
<저작권자(c) 맥스무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인물

댓글0
0/ 500
      사업자등록번호 211-88-91225 l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제2016-서울강남-02630호 l 대표이사 정이은
      ㈜맥스무비 l 06099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 125길 8, 301호(논현동, 유진빌딩)
      인터넷신문등록번호 서울 아 02730 | 등록일자 2013년 7월 11일 | 제호 맥스무비 닷컴 | 발행인 : 정이은ㅣ편집인 : 이은지

      Copyright ⓒ Asiatribune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