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자유를 향해 전진하는 여성들…뒤를 잇는 ‘미스비헤이비어’

2019-12-23 16:26 박재은 기자

[맥스무비= 박재은 기자] 여성 영화는 가부장제 이데올로기 속에서 여성이 놓인 위치를 설명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인물들은 오랜 시간 굳어져온 가치관이 자신을 옥죄어 오는 것에 대해 부당하다 느끼면서도 한 발자국 내딛기가 쉽지 않다. 영화는 연속된 억압을 계기로 변화하는 인물에 초점을 맞춘다. 여성 영화가 전하는 성장담은 짜릿한 통쾌를 안겨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가슴 먹먹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영화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의 탄생' 스틸. 사진 찬란
영화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의 탄생' 스틸. 사진 찬란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의 탄생’(감독 하이파 알 만수르)은 세계 최초 SF소설 ‘프랑켄슈타인’을 저술한 소설가 메리 셸리의 삶을 그려낸 작품이다. 19세기를 배경으로 당시 여성들이 겪은 보편적 차별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영화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음에도 빛을 발하지 못했던 그의 작품을 조명했다. 동시에 유리천장 아래 메말라가는 메리 셸리에 초점을 맞춘다. 사랑도 그의 버팀목이 돼주진 못했다. 그가 비로소 자신의 목소리를 전할 때, 작품은 그의 일생을 통해 진정 행복한 삶이란 자아를 찾는 것이라는 교훈을 건넸다.

영화 '델마와 루이스' 스틸. 사진 UIP 코리아
영화 '델마와 루이스' 스틸. 사진 UIP 코리아

‘델마와 루이스’(감독 리들리 스콧) 속 두 인물이 누려온 삶도 억압에서 자유롭지는 못했다. 수동적인 델마와 진취적인 루이스는 보편적 여성을 대변한다. 영화는 두 인물이 함께 겪는 사건을 통해 단단해지는 내면에 포커스를 맞춘다. 예전처럼 돌아갈 수 없다고 깨닫지만 벅차 오르는 환희를 멈출 순 없다. 영화는 현실에 안주할 것인지, 앞으로 펼쳐질 삶을 개척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도 결국 자신의 몫임을 이야기한다. 광활한 절벽을 가로지르는 자동차처럼 누군가 건네는 선택지가 아닌 스스로 개척하는 삶과 그 속에서 얻어지는 값진 자유에 대해 통쾌하게 그려냈다.

영화 '서프러제트' 스틸. 사진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 코리아
영화 '서프러제트' 스틸. 사진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 코리아

가슴 뭉클한 여성의 투쟁을 다룬 영화도 있다. ‘서프러제트’(감독 사라 가브론)는 여성 참정권 쟁취를 위해 투쟁했던 여성 조직 서프러제트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그들이 창문에 돌을 던지거나 달리는 말 앞에 뛰어드는 행위는 비단 분노를 표출하기 위함이 아니다. 참정권이라는 이름을 가진 권력에 맞서 세상을 바꿨다.

인권 문제에 대해 대중이 드러내는 연대 혹은 비판의 색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 작품은 단지 묵인하는 시민 중 한 사람이었던 모드가 어엿한 서프러제트로 성장하는 과정을 촘촘하게 담아냈다. 묵인하는 삶이 주는 안락함과 쟁취하려는 이에게 떨어지는 무분별한 비난, 그 속에서 겪는 갈등을 사실적으로 그렸다. 역사적 맥락에서 모두가 이 이야기 결말을 앎에도 마냥 유쾌하지 못한 이유는 그들의 희생에서 비롯된 권리와 그것이 가지는 숭고함에 있다.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스틸.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스틸.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감독 조지 밀러) 세계관 속 여성들은 독재자 임모탄의 소유물로 존재한다. 주체적인 삶을 선택한 그들은 정조대와 족쇄를 벗어 던지고 임모탄에게서 전력을 다해 도망쳐보지만 그마저도 녹록지 않다. 방관자였던 맥스가 그들에게 혁명에 불씨를 던졌다.

영화는 척박한 삶에 놓인 이들끼리 연대를 그렸다. 무력이 오가는 상황 속에서도 동시에 같은 목적으로 향하는 이들이 그리는 희망의 메시지를 놓지 않는다. 인물들의 행동을 통해서 도망칠 수 없다면 맞서라는 이야기를 담았다. 억압으로부터 탈환한 권리와 그 과정에서 보여지는 가치에 대해 이야기했다.

영화 '미스비헤이비어' 스틸. 사진 이십세기 폭스
영화 '미스비헤이비어' 스틸. 사진 이십세기 폭스

여성중심 영화가 꾸준한 주목을 받아온 가운데 지난 19일 ‘미스비헤이비어’(감독 필립파 로소프) 예고편이 공개됐다. 이 작품은 70년대 개최된 미스 월드 대회를 배경으로 안티 미스 월드로부터 벌어진 여성 해방 운동을 유쾌하게 다뤘다.

‘미스비헤이비어’는 여성의 몸을 규격화, 상품화하는 사회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공개된 예고편으로 철저히 이성의 시선에서 평가되는 미의 기준을 지적했다. 동시에 이를 두고 경쟁하는 시스템이 여성끼리 서로 적대시 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장하게 됨을 비판했다. 해당 문제가 여성이 주체적으로 개척할 수 있는 삶의 폭을 줄인다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영화는 인종과 연령을 너머 진정한 자유를 찾아가는 여성들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드라마 ‘콜 더 미드와이프’ 시리즈로 여성 이야기를 따뜻하게 풀어냈던 필립파 로소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꾸준히 인권에 대한 목소리를 내왔던 배우 키이라 나이틀리가 출연하며 그 안목이 기대를 높인다.

박재은 기자 / jeunny@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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