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 이병헌 "'백두산'은 압도적 스케일 재난영화에 더해진 즐거운 버디무비"

2019-12-24 14:25 위성주 기자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백두산 화산 폭발이라는 과감한 상상력과 압도적인 영상미로 기대를 모은 영화 ‘백두산’이 개봉했다. 이병헌은 극중 북한군 특수요원 리준평 캐릭터를 맡아, 커리어 최초로 북한군을 연기했다. 그는 영화를 통해 ‘역시 이병헌’이라는 찬사가 자연스럽게 나올 만큼, 강렬한 카리스마와 연기력을 뽐냈다. 국내를 넘어 할리우드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자타공인 최고배우 이병헌을 만나 영화 ‘백두산’에 대한 이야기를 물었다.

영화 '백두산'에 출연한 배우 이병헌. 사진 BH 엔터테인먼트
영화 '백두산'에 출연한 배우 이병헌. 사진 BH 엔터테인먼트

영화 ‘백두산’(감독 이해준, 김병서)은 백두산 폭발로 인해 아비규환이 된 한반도에서, 마지막 재앙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을 그렸다. 작품 속 이병헌이 연기한 캐릭터 리준평은, 북한군 특수 요원이자 스파이로 대한민국 요원 조인창(하정우)과 함께 백두산 폭발을 막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피도 눈물도 없을 것 같은 캐릭터지만, 능청스러운 표정 속 알 수 없는 슬픔이 묻어 나와 호기심을 부른다.

“리준평 캐릭터가 극중 처음 등장할 때 북한 요원인데도 목포 사투리와 러시아어를 사용한다. 그래서 ‘저 사람은 뭐지?’ 하는 느낌처럼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로 보여졌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다. 어느 순간 아주 날카로운 눈빛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또 다시 인간적인 면모가 보여지는 부분들이 리준평 캐릭터가 가진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극중 웃으며 대화 하다가도, 돌변해 날이 서있는 표정을 연기하는 이병헌은 관객에게 숨막히는 긴장감을 전달한다. 그는 유머와 카리스마를 오가며 리준평을 자유롭고 입체적으로 표현해냈다. 그런 독특한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이병헌은 다분한 노력을 기울였다.

“영화를 찍다 보면 큰 시퀀스를 하루에 촬영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그런 장면은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리는데, 그 와중에도 같은 감정을 끌고 가야 한다. 결국 어느 정도 스토리에 어떤 감정이었는지 계속해서 찾아가려고 애쓰는 과정을 거친다. 그런데 리준평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변화하는 감정을 연기해야 했다. 사람이 리듬이 있는데, 장면이 요구하는 감정으로 가야 하는 것이 힘들었다. 배우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가장 고된 일이기도 하다.”

영화 '백두산'에 출연한 배우 이병헌. 사진 BH 엔터테인먼트
영화 '백두산'에 출연한 배우 이병헌. 사진 BH 엔터테인먼트

이병헌은 ‘백두산’이 줄 재미에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재난영화가 갖는 거대한 스케일과 하정우와 호흡을 보여주는 버디무비적 요소가 ‘백두산’만이 갖는 차별지점이라고 말했다.

“재난영화는 비주얼이 화려하고 스케일이 큰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백두산’은 그런 특징뿐만 아니라, 내용적으로 버디무비가 있어서 차별점이 느껴졌다. 특히 다른 배우가 아닌 하정우가 상대 배역이니, 재미있는 그림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적과의 동침처럼 두 인물이 만나서 공동의 목표를 향해 치고 박고 싸우는 것이 재미있었다.”

이병헌과 하정우는 뛰어난 연기 호흡으로 관객에게 유머와 긴장을 동시에 선사했다. 뿐만 아니라 이병헌은 촬영 현장 역시 하정우와 연기하는 것이 즐거웠다고 말했다. 그는 짧지만 강렬하게 등장한 전도연에게도 찬사를 보냈다.

“하정우는 평상시에도 유머러스하고 주변 분위기를 재미있게 만든다. 그 에너지가 카메라 앞에서도 온전히 자기 연기에 묻어 나온다. 상대역으로 연기하는 나에게도 전해진다. 이 영화 안에서 하정우라는 사람의 매력이 많이 발휘된 것 같다. 전도연은 연기 내공이 대단했다. 그는 짧은 한 순간에도 화면을 완전히 장악한다. 그와 함께한 장면이 너무 짧아서 아쉬웠다.”

그는 ‘백두산’뿐만 아니라 다양한 작품을 통해 날카로운 모습부터, 능청스러움, 부드러움까지 다양한 모습을 선보였다. 그가 펼친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과 호연에 대한 칭찬에, 그는 부끄러워하며 겸손을 표했다.

“내가 하는 일은 언제나 똑같다. 내가 다양한 모습으로 느껴지는 것은 영화의 장르나 콘셉트이 만들어주는 것이다. 나는 그저 캐릭터가 가진 감정과 이야기에 집중할 뿐이다. 좋게 봐주는 내 모습들은 언제나 주변 사람들이 만들어 준다.”

영화 '백두산'에 출연한 배우 이병헌. 사진 BH 엔터테인먼트
영화 '백두산'에 출연한 배우 이병헌. 사진 BH 엔터테인먼트

이병헌은 ‘백두산’ 이후로도 꾸준히 국내 영화로 돌아올 것이라 예고했다.

“할리우드 작품은 근시일 내로 들어갈 계획이 없다. 연락이 없다가, 다른 작품 결정하고 나서야 뒤늦게 연락 오는 경우가 많았다. 스케줄이 서로 잘 맞지 않는다. 내년에는 ‘비상선언’이라는 작품을 준비 중이다. 한재림 감독, 송강호 선배와 함께한다. 2020년 기대작이 되길 바란다.”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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