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캐럴 들리지 않는 크리스마스, 극장가도 로맨스 실종

2019-12-24 14:00 정찬혁 기자

[맥스무비= 정찬혁 기자] 몇 년 전부터 거리에서 캐럴을 듣기 힘들어졌다. 캐럴이 들리지 않고 화려한 조명마저 줄어들면서 크리스마스가 다가와도 이전처럼 들뜬 마음이 없다. 극장가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로맨스 영화가 보이지 않는다.

24일 오전 10시 기준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실시간 예매율에 따르면 ‘백두산’(감독 이해준, 김병서)은 예매율 38.7%로 1위를, ‘캣츠’(감독 톰 후퍼), ‘시동’(감독 최정열)은 각각 25.8%, 11.0%로 2, 3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는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2’(감독 크리스 벅, 제니퍼 리), ‘신비아파트 극장판 하늘도깨비 대 요르문간드’(감독 변영규)가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노린 유일한 로맨스 영화 ‘라스트 크리스마스’(감독 폴 페이그)는 지난 23일 박스오피스 15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극장가 성수기인 연말에는 대부분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작품들이 개봉해 스크린을 차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볼 사람이 적은 로맨스보다는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는 작품들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영화 ‘라스트 크리스마스’ 스틸. 사진 UPI
영화 ‘라스트 크리스마스’ 스틸. 사진 UPI

이미 검증된 로맨스 영화를 재개봉하는 안전한 선택도 있다. 지난 18일에는 러브 액츄얼리’(감독리차드 커티스)가 재개봉했다. 2003년 12월 5일 개봉한 ‘러브 액츄얼리’는 사랑을 주제로 다양한 인물들의 사연을 풀어내며 공감대를 자아냈다. 크리스마스 대표 로맨스 영화로 사랑 받은 ‘러브 액츄얼리’는 개봉 10주년인 2013년 12월을 시작으로 2015년, 2017년, 2019년 연말을 책임졌다.

연말 로맨스 영화 부재는 올해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2018년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아쿠아맨’, ‘마약왕’, ‘스윙키즈’, ‘범블비’ 등 블록버스터가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했다. 류이호, 진의함 주연 대만 로맨스 영화 ‘모어 댄 블루’가 12일 개봉했지만 크리스마스에 100여명 관객을 모으는데 그쳤다. 같은 날 판타지 로맨스 ‘트와일라잇’도 10주년을 맞이해 재개봉했다. 2017년 12월은 판타지 ‘신과함께-죄와 벌’이 극장가를 점령했다. 여기에 액션 ‘강철비’, 뮤지컬 ‘위대한 쇼맨’과 다수 애니메이션이 관객을 극장으로 이끌었다. 2017년 연말 로맨스 영화는 ‘러브 액츄얼리’, ‘이프 온리’, ‘사랑과 영혼’ 등 재개봉 작품들로 채워졌다.

영화 ‘라라랜드’ 스틸. 사진 판씨네마㈜
영화 ‘라라랜드’ 스틸. 사진 판씨네마㈜

2016년은 비교적 로맨스 장르가 사랑 받은 해다. 2016년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마스터’, ‘씽’, ‘판도라’에 이어 뮤지컬 로맨스 ‘라라랜드’가 박스오피스 4위를 차지했다. 재즈 피아니스트와 배우 지망생 두 남녀의 빛나는 순간을 그린 ‘라라랜드’는 OST도 함께 사랑 받으며 장기흥행에 성공했다. 기욤 뮈소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국내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도 크리스마스 시즌 박스오피스 5위를 유지했다. 이외에도 2016년 연말에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오페라의 유령’,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등이 재개봉해 관객을 다시 만났다.

과거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상업적 성공을 거두며 우후죽순 제작되던 시기가 있었지만 현재 상업영화 추세는 액션, 범죄, 코미디에 치중되고 있다. 올해 ‘가장 보통의 연애’가 손익분기점을 넘으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로맨스 장르는 부족하다. 국내 대작 영화 최전선에 있는 배우들도 로맨스 영화 부재에 공감하고 있지만, 시나리오 단계부터 로맨스 장르가 나오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시즌 로맨스 영화 부재에 관해 “올해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도 로맨스 장르를 찾기 힘들었다. 타깃이 한정적이다. 연말 가족 단위 관객을 동원하기에 로맨스는 한계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찬혁 기자 / hyuck2777@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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