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넷플릭스 ‘드라큘라’, 모던 클래식으로 되살아난 명작

2020-01-08 14:37 박재은 기자

[맥스무비= 박재은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큘라’가 지난 4일 베일을 벗었다. 소설가 브램 스토커의 고딕 호러 소설 ‘드라큘라’를 원작으로 한 작품은 일찍이 인기드라마 ‘셜록’ 제작진 합류 소식이 더해져 전세계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기존 여러 콘텐츠에서 다뤄왔던 뱀파이어 소재는 호러 장르에 빠질 수 없는 클리셰로 자리잡았다. 반면 이번 리메이크는 원작이 가진 고전미를 극대화하며 이후 벌어지는 사건들을 모던 클래식으로 풀어내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큘라’는 총 3부작으로 제작, 각 회차마다 색다른 공포를 유발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큘라' 스틸.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큘라' 스틸. 사진 넷플릭스

‘드라큘라’가 가장 이목을 끌었던 부분은 단연 매력적인 캐릭터다. 이야기 중심에 서 있는 인물 드라큘라 백작을 필두로 다양한 캐릭터들이 존재감을 과시하며 극을 풀어간다. 불멸의 존재 드라큘라는 피 냄새와 맛을 통해 타인의 기억을 흡수하며, 진리를 얻기 위해 살육을 벌이는 절대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큘라가 고혹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그가 가진 태양을 향한 순애보에 있다. 작품은 다가갈 수 없는 존재를 향한 드라큘라의 갈망을 애절하게 그려내며 동시에 그의 과거 이야기를 넌지시 건넨다. 곳곳에 피가 낭자한 무자비 공포 속에서도 절대악이라 터부시되는 캐릭터 내면에 초점을 맞추며 서정적인 감성을 놓치지 않았다.

드라큘라와 대적하는 수녀 애거사 반 헬싱의 등장도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그는 원작에서 지식을 겸비한 중년 남성으로 그려지지만 이번 작품에는 강인한 여성으로 묘사, 리메이크를 통해 많은 각색을 거친 인물이다. 이번 시리즈에 새롭게 선보이는 캐릭터 애거사는 주체적인 여성으로서 맹렬한 기세로 이야기를 주도한다. 작품은 태양을 사랑한 드라큘라와 강인한 수녀 애거사를 대비시키며 캐릭터 간 입체감을 더한다. 두 인물이 펼치는 심리 공방전이 팽팽한 긴장을 유발,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동시에 각색된 캐릭터를 원작과 비교하는 것이 색다른 재미로 다가온다.

'드라큘라'에 출연한 배우 클라에스 방과 존 헤퍼난(왼쪽부터). 사진 넷플릭스
'드라큘라'에 출연한 배우 클라에스 방과 존 헤퍼난(왼쪽부터). 사진 넷플릭스

앞서 설명한 캐릭터를 소화해낸 배우들 연기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극중 일인이역을 소화한 돌리 웰스의 열연도 돋보이지만 무엇보다 드라큘라 역을 맡은 덴마크 배우 클라에스 방 연기에 관심이 쏠린다. 클라에스 방이 특유의 서늘한 비주얼로 오싹함을 자아내는 가운데, 53세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작품 속에서 묘한 매력을 발산하며 눈길을 끈다. 클라에스 방은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드라큘라를 오롯이 끌어냈다.

클라에스 방 만큼이나 이번 작품에서 주목 받은 배우는 조나단 하커 역을 맡은 존 헤퍼난이다. 그가 연기한 하커는 모든 이야기 시발점이 되는 캐릭터로 짧지만 묵직하게 존재감을 드러낸다. 하커는 드라큘라 백작 변호인으로 성에 들어왔다가 살육 타깃이 되는 인물로, 배우 존 헤퍼난은 그가 드라큘라에게 물린 후 뱀파이어로 변해가는 과정을 촘촘하게 담아냈다. 살육을 향한 욕망과 인간 이성 사이 아스라한 경계를 표현한 몸짓이 압권으로 다가오며 그의 연기는 에피소드 내내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큘라' 스틸.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큘라' 스틸. 사진 넷플릭스

그럼에도 이번 작품이 남기는 아쉬움은 후반부 극을 급박하게 종결하는 것에 있다. 탄탄한 서사를 갖춘 전반부와 달리 후반부로 갈수록 작품은 스토리보다는 캐릭터만을 극대화하려는 듯 보인다. 그마저도 러닝타임에 쫓겨 흐지부지 마무리를 맺는다. 총 3부작에 걸친 에피소드가 방대한 내용을 모두 담아내기에 부족했다는 느낌을 주며 회수되지 못한 이야기들이 많은 의문을 남긴다.

다만 이러한 결점을 잊을 만큼 작품 속 시공간을 초월하는 연출은 뇌리에 강렬히 남는다. ‘드라큘라’는 시대극과 현대극을 넘나들며 입체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초반부가 철저히 원작 이야기를 다뤘다면 후반부는 현대극으로 재해석됐다. 이러한 부분에서 스토리와 동반되는 영상미는 감탄을 자아낸다. 초반부 19세기 유럽 건축 미학이 담긴 장면은 작품의 기묘한 분위기와 신비로움을 더한다. 작품은 1897년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배경으로 빅토리아 시대 건축 양식이 주는 아름다움을 고증해냈다. 현대극으로 넘어와서는 오색찬란한 소품들을 이용, 미래적인 모습을 표현하며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시대적 배경이 변화되는 과정에서도 원작이 갖춘 틀을 깨트리지 않으려는 섬세한 연출이 느껴진다. 배우와 제작진 조합이 시너지를 발하는 ‘드라큘라’는 빛바랜 고전에서 탈바꿈해 새로운 명작의 느낌으로 다가온다.

박재은 기자 / jeunny@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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