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 페미니즘과 PC를 반영한 영화들, 호의적 시선과 비판점

2020-01-13 10:46 위성주 기자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최근 몇 년 동안 페미니즘 및 PC에 관한 논쟁은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됐다. 사회문화적 흐름에 발맞춰 영화산업 역시 다양한 노력을 통해 기존에 갖고 있던 보수적 이미지로부터 탈피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반면 이와 같은 변화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일기도 했다. 문화적 발전을 위한 진정한 변화가 아닌 시류에 편승한 ‘돈벌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영화는 사회와 문화, 역사를 투영하는 예술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우리는 특정 작품이 실제 사회 이슈를 어떻게 반영하는지 그 양상을 살펴볼 수 있다. 그렇게 영화에서 다뤄진 이슈 중에서도 페미니즘은 지나온 역사만큼 지속적으로 영화를 통해 다뤄진 소재다.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여성서사를 그린 대표적인 명작 ‘델마와 루이스’(감독 리들리 스콧)는 1991년에 개봉한 작품이다.

영화 '델마와 루이스' 스틸. 사진 (주)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영화 '델마와 루이스' 스틸. 사진 (주)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그럼에도 영화산업은 페미니즘과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를 최근에서야 본격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지나간 명작이 개봉했던 시대는 몇몇 작품들만이 의식적인 메시지를 담았을 뿐이며, 이제는 많은 작품에서 여성서사나 다양성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 몇 년 동안 개봉한 영화 중 페미니즘 이슈 중심에 서 있는 작품은 물론, 여러 선입견으로부터 탈피하고 하는 노력이 돋보인 작품들이 다수 존재했다.

그 중 기획부터 논란을 일었던 작품 ‘82년생 김지영’(2019, 감독 김도영)은 개봉과 함께 큰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극중 아이를 낳은 여성에게 자연스럽게 희생을 요구하는 모습은, 수 많은 젠더 이슈에도 진실된 공감과 대안이 부족한 사회 일면을 꼬집는다. 동시에 ‘82년생 김지영’은 우리 사회가 변화하고 있는 모습도 함께 그렸다. 영화는 성별을 구분해 적으로 규정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함께 나아갈 동반자로 설정해, 보다 건강한 문화를 향해 남녀가 함께 노력하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 스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82년생 김지영' 스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국내 영화뿐 아니라 해외 영화들 역시 많은 작품에서 양상이 변화했음을 보였다. ‘캡틴 마블’(2019)을 비롯 ‘알라딘’, ‘겨울왕국 2’등 디즈니 작품들은 인종과 성별 등으로 발생하는 선입견을 탈피하기 위해 원작과는 다른 캐스팅이나 캐릭터 설정, 각색을 개의치 않았다. 특히 ‘알라딘’ OST 스피치리스(Speechless)는 “나는 절대 침묵하지 않을 거야”라는 가사를 통해 수동적으로 살아야 했던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이러한 변화에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혹여 이슈와 관객 몰이를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성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논란이 불거진 작품은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2019)로 개연성을 무시한 채 페미니즘을 과도하게 의식했다며 팬들에게 원성을 샀다. 지난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이끌고 가던 존 코너 캐릭터를 갑자기 죽이고, 새로운 여성 캐릭터들을 내세운 것이 주요한 원인이었다.

영화 '터미네이터: 다크페이트' 스틸. 사진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터미네이터: 다크페이트' 스틸. 사진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우리에게 친숙한 동화를 바탕으로 실사 영화로 제작될 예정인 ‘신데렐라’와 ‘인어공주’도 비판 받고 있는 작품들이다. ‘신데렐라’와 ‘인어공주’는 각각 가수 카밀라 카베요와 할리 베일리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해 논란이 됐다. 인종 및 문화 다양성에 대해서 고려한 것은 반가운 사안이지만, 중세 유럽이 배경인 작품들에 비 백인 신데렐라와 인어공주는 너무 과하다는 것이다.

비판하는 목소리는 분명 타당하다. 영화 흐름을 무시한 설정은 시류에 편승한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살 근거가 된다. 이와 같은 비판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럼에도 페미니즘과 PC가 우리 사회에 주요한 이슈인 만큼, 영화 산업이 다양한 방면에서 이를 수용하려는 시도는 반갑다. 종종 무리수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색다른 시도는 신선함과 문화적 발전을 기대하게 만든다. 향후 영화 산업이 사회 문화적인 변화와 함께 비판 역시 수용하며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전달 할 수 있을지 호기심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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