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무비= 정지은 기자]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 앞에서 배우 제인 폰다가 주최한 기후 변화 문제 시위가 열렸다. 기후 변화를 가속시키는 화석 연료 탐사를 반대하며 연설을 이어가는 평화적인 시위였지만 경찰은 진압을 강행했다. 연설에 함께한 배우 호아킨 피닉스를 포함한 다수 환경 단체 시위자들이 체포됐다.

미국 매체인 ABC News에 따르면 시위자들은 화석연료 탐사 투자자들과 산업 담당자를 비난했다. 정부에 환경을 위해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날 현장에는 ‘조커’(감독 토드 필립스)로 제 77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호아킨 피닉스를 비롯해 제인 폰다, 마틴 신 등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참석했다. 호아킨 피닉스는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채식에 대한 중요성과 환경을 보호하는 방법에 대한 연설을 이어나갔다. 경찰은 참가자들에게 해산을 요청했으나 규모가 줄어들지 않자 시위자 총 174명을 체포했다.
지난 2019년 8월 UN이 발표한 ‘토지 이용으로 인한 기후 변화 보고서’는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원인 중 23%는 축산업이라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외에도 축산업에 쓰이는 화학 비료, 퇴비에서 발생하는 아산화질소와 가축이 만들어내는 메탄가스는 기후 변화를 가속시킨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 사실을 바탕으로 호아킨 피닉스는 기후 변화 문제를 막기 위해 오랫동안 채식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했다. 호아킨 피닉스는 어린 시절부터 40년 넘게 채식을 유지했다. 그는 동물 보호 다큐멘터리 내레이션 작업, ‘동물을 윤리적으로 대하는 사람들’(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 PETA) 캠페인 화보 및 퍼레이드에 참여하며 채식 전파와 환경 보호에 힘썼다.

그가 기울인 노력은 지난 6일 열린 제 77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도 빛났다. 호아킨 피닉스는 골든 글로브 시상식을 운영하는 할리우드 외신 기자 협회(Hollywood Foreign Press Association, HFPA)에 채식 메뉴를 제안했다. 이후 제안을 받아 들인 골든 글로브 시상식은 역사상 최초로 참석자들에게 버섯 리조또와 비트 스프가 포함된 채식 저녁 식사를 제공했다. 호아킨 피닉스는 남우주연상을 수상 연설을 통해 “축산업과 기후 변화 문제의 관련성을 인정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 오늘 식단을 전부 채식으로 만들어준 것은 용감한 행동이었으며 이것은 강한 메시지를 전한다”며 감사를 전했다.
이날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는 용기 있는 행보를 보인 호아킨 피닉스 이외에도 다양한 배우들이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한 주장을 밝혔다. 브래드 피트는 레드 카펫에서 미국 매체인 온 디맨드 엔터테인먼트와 나눈 인터뷰에서 “채소는 모두가 먹을 수 있지만 고기는 모두가 먹지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그들을 위해 채식 식사를 지지한다. 그리고 스테이크가 나온다고 해서 그렇게 맛있었던 적도 없다”며 농담 섞인 지지를 보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소신을 밝혔다. 그는 채식 식사를 제공한 골든 글로브 시상식을 향해 감사하다는 표현을 트위터에 남겼다. 그는 호아킨 피닉스처럼 평소 환경 보호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다. UN 기후 변화 정상회담 연설을 비롯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기후 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 2016년 제 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를 통해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기후 변화를 언급했다. 수상 소감에서 그는 “2015년은 역사상 가장 더웠던 해로 기록됐다. 촬영을 하며 눈이 있는 곳을 찾기 위해 남쪽 끝으로 내려가야 했다. 기후 변화는 지금도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전 인류와 동물을 위협하는 가장 큰 문제가 다가왔다”며 기후변화 문제가 지닌 심각성을 알렸다. 이후 그는 파리 기후 변화 협정 탈퇴를 선언한 트럼프 정권에 맞서 소신 있는 발언을 이어 나가며 기후 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선 대표적인 할리우드 배우로 떠올랐다.
지난 2019년 9월 세계 기상 기구인 WMO가 발표한 ‘2015-2019 전지구 기후 보고서’는 지난 5년 동안 상승한 지구 평균기온, 이산화탄소 농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언급했다. 남극과 북극, 그린란드 빙하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대한민국도 지구 온난화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기록적인 폭염을 비롯한 다양한 이상 기후에 노출되기 시작했다. 기후 변화가 인류를 위협하는 거대한 재앙으로 자리 잡은 만큼 선한 영향력을 가진 할리우드 배우들이 펼치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도 시급하다. 사회적 문제에 대해 거침없이 목소리를 내는 그들이 대중들을 이끌며 지구를 살리는 길에 앞장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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