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변화하는 칸 영화제, 최초 흑인 심사위원 선정된 스파이크 리 감독은 누구?

2020-01-15 16:40 정지은 기자

[맥스무비= 정지은 기자] 오랫동안 영화계 내 인종차별 문제와 잘못된 사회 인식에 대해 지적해온 스파이크 리 감독이 칸 영화제 역사상 최초로 흑인 심사위원으로 선정됐다. 그는 제 73회 칸 영화제 수상 후보 작품들을 공평한 기준과 차별화된 시선을 통해 심사하며 영화계에 새로운 지표를 세울 예정이다.

칸 영화제 로고 이미지(왼쪽)와 영화 ‘배드 25’ 스파이크 리 감독 모습이 담긴 스틸. 사진 Festival de Cannes, ABC
칸 영화제 로고 이미지(왼쪽)와 영화 ‘배드 25’ 스파이크 리 감독 모습이 담긴 스틸. 사진 Festival de Cannes, ABC

지난 14일(현지시간) 칸 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스파이크 리 감독을 제 73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조직위원회 측은 “칸은 영혼을 깨우고 세상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위한 장소다. 스파이크 리가 쌓아온 작업은 현대 영화계에 다양한 질문과 논쟁을 던져왔다. 그가 지닌 시선은 현재 칸 영화제에게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가 가진 훌륭한 재능이 우리에게 더 넓은 관점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스파이크 리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감독이자 각본가다. 1986년 ‘그녀는 그것을 좋아해’(1986)로 첫 상업 영화 데뷔를 치뤘다. 그가 연출한 작품들은 대부분 미국 사회 내 인종차별 문제와 흑인 공동체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날카롭게 다뤘다. 그는 각본과 제작을 맡으며 동시에 작품 속에서 직접 연기를 펼치기도 했다. ‘똑바로 살아라’(1989)는 흑인에 대해 미국 경찰이 가한 가혹 행위에 대해 비판한 작품이며 ‘정글 피버’(1991)는 흑인 공동체에서 벌어지는 마약 문제를 다뤘다.

영화 ‘블랙클랜스맨’ 스틸. 사진 포커스피처스
영화 ‘블랙클랜스맨’ 스틸. 사진 포커스피처스

그중에서도 제 71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제 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색상을 거머쥔 ‘블랙클랜스맨’(2018)은 눈에 띄는 작품이다. 1978년 백인 우월 집단 KKK단에 잠복해 비밀정보를 수집한 흑인 형사 론 스툴워스(존 데이비드 워싱턴)가 주인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펼친 인종 차별 정책을 대놓고 비판하는 장면을 넣으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작품은 지난 2017년 8월 10일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일어난 KKK단의 집회에서 다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에 영향을 받았다. 스파이크 리 감독은 당시 사태에 대해 양비론을 내세웠다가 질타를 맞은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하는 장면을 작품에 담았다.

그는 작품 밖에서도 인종 차별 문제에 대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갔다. 지난 2016년 2월 제 8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진행될 당시 후보 선정 기준에 대한 소신 있는 발언을 던졌다. 그는 2년 연속 흑인 후보를 찾기 힘든 수상 후보 명단을 저격하며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가 보인 용감한 행보를 따른 할리우드 배우들과 감독들도 할리우드 영화계에 날선 비판을 던졌다.

영화 ‘인사이드맨’ 스파이크 리 모습이 담긴 스틸. 사진 유니버셜픽쳐스
영화 ‘인사이드맨’ 스파이크 리 모습이 담긴 스틸. 사진 유니버셜픽쳐스

칸 영화제는 스파이크 리 감독이 지닌 상징성 이외에도 다양한 면모를 눈여겨봤다. 스파이크 리 감독은 탁월한 연출력이 담긴 전작들을 통해 칸 영화제에서 인정 받은 인물이다. ‘그녀는 그것을 좋아해’로 1986년 신인감독상을 수상했으며 2018년 ‘블랙클랜스맨’으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스파이크 리 감독은 미국 매체인 뉴욕 타임스와 인터뷰를 통해 “칸 영화제는 내 영화 커리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축제다. 소식을 들었을 때 행복하면서도 내 자신이 자랑스러웠다”며 기쁜 소감을 밝혔다.

최근 칸 영화제는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스파이크 리 감독이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2018년 칸 영화제는 다수 경쟁작들이 사회 고발이나 세상을 향한 비판적인 시선을 담은 작품이었다. 빈부 격차부터 성평등 문제까지 다양한 이슈를 스크린으로 끌어낸 감독들과 배우들이 수상했다. 칸 영화제는 성평등 문제 해결에도 관심을 보이며 변화에 앞장섰다. 지난 2018년 칸 영화제 레드 카펫에서 성평등을 요구하는 시위가 일어나자 수상작 선정에 대한 공정성과 성평등을 위해 심사위원 성비를 개선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사회적 약자를 존중하고 잘못된 사회적 인식을 격파하는 칸 영화제는 앞으로도 영화계에 깔린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예정이다.

 

정지은 기자 / jean@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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