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히트맨’ 정준호, 불타는 애드리브부터 코믹 액션 연기까지

2020-01-16 08:52 정지은 기자

[맥스무비= 정지은 기자] 정준호가 ‘히트맨’을 통해 4년 만에 스크린에 귀환한다. 오랜 기간 쌓아온 단단한 코미디 연기 내공과 애드리브로 극장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히트맨’(감독 최원섭)은 전직 국정원 요원인 웹툰 작가 준(권상우)이 술김에 1급 기밀을 그리게 되며 테러리스트와 국정원에게 쫓기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 코미디 작품이다. 준을 영입해 기른 국정원 요원인 덕규 역을 맡은 정준호는 악마 교관과 친절한 삼촌을 오가며 인상적인 연기를 작품 속에 담았다.

영화 ‘히트맨’에 출연한 배우 정준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히트맨’에 출연한 배우 정준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히트맨’은 실사 영상과 애니메이션 장면을 교차시키며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정준호는 “독특한 시나리오에 신선함을 느꼈다. 이전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실사와 웹툰 애니메이션을 다양한 스토리와 버무려 완성했다는 점이 기발했다. 학생이 보는 만화를 읽는 느낌이었다”며 ‘히트맨’을 처음 만난 순간을 떠올렸다.

정준호는 ‘두사부일체’(2001), ‘가문의 영광’(2002), ‘유감스러운 도시’(2008)을 거치며 코미디 장인으로 자리 잡았다. ‘가문의 영광5-가문의 귀환’(2012) 이후 오랜만에 코미디 작품 출연을 결정했다. 그는 무게가 느껴지는 복귀 소감을 밝혔다.

“TV 연기에 집중하다가 4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왔는데 예전만큼 영화 현장이 여유롭지 않다. 코미디 장르는 매년 호흡이 빨라진다. 과거에는 슬랩스틱 코미디, 상황 개그가 담겨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감 코드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10대가 좋아하는 코미디와 50대가 좋아하는 코미디가 다르다. 세대 차이에서 오는 섬세함이 문제인 것 같다.”

정준호는 어린 고아들을 모아 살인 병기로 키우는 프로젝트를 맡은 악마 교관 덕규 역을 맡았다. 그는 덕규를 비롯해 작품 속 등장 캐릭터인 준과 철(이이경)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덕규는 준을 요원으로 뽑아 험난한 삶을 살게 만든 조력자다. 강렬하고 냉철한 악마 교관이지만 시간이 지나며 망가지는 모습이 정감있는 인물이다. 덕규도 한 때 프로젝트에 속했던 인물이다. 그와 철, 준은 모두 암살요원 출신 캐릭터들로 같은 운명을 마주한다. 계급과 위치는 다르지만 동질감을 가지고 있다.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삶 속에서 살아남은 친구들이기에 서로를 향한 정이 보이지 않는 곳에 묻어 있다.”

영화 ‘히트맨’에 출연한 배우 정준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히트맨’에 출연한 배우 정준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정준호는 발전된 코미디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배우다. 망가지는 연기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히트맨’에는 정준호가 직접 떠올린 폭소 유발 애드리브들이 등장한다. 그는 “코미디는 현장감이 중요하다. ‘히트맨’은 유치할 수 있지만 그럴 수 있는 상황들이 벌어져서 재밌다. 원초적인 코미디 같지만 작품 곳곳에서 기발한 아이디어가 빛난다”며 애드리브 장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정준호는 권상우와 코미디 연기 호흡을 맞췄다. 스승과 제자 관계로 만난 그들은 함께 악당을 물리치며 환상적인 브로맨스를 선보인다. 정준호는 “권상우가 먼저 캐스팅됐다. 같은 고향 출신이고 각종 모임과 행사에서 봤을 때 털털한 성격과 순진한 매력을 좋게 봤던 배우다. 같은 작품에서 연기해 재밌었다”며 권상우와 함께 작업한 소감에 대해 밝혔다.

이어 “준 역을 맡는 배우는 평소에도 액션에 길들여져 있고 운동을 즐겨 하는 배우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권상우는 꿈을 갖고 있는 만화가의 삶과 가장이 겪는 고된 삶을 표현하는 역할에 제격이였다”고 덧붙였다.

영화 ‘히트맨’에 출연한 배우 정준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히트맨’에 출연한 배우 정준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히트맨’은 코미디와 더불어 긴장감 넘치는 액션신이 대거 등장한다. 정준호는 섬세한 디테일이 빛나는 특수 요원 무술을 소화하기 위해 5개월에 걸쳐 다양한 훈련을 받았다.

“국정원 요원들은 상대를 단칼에 제압할 수 있는 무술을 쓴다. 운동 선수들이 흔히 운동장에 들어가서 운동할 때가 좋다고 말하는 것처럼 실전에 들어가기 전 연습하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 권상우와 이이경도 운동 신경이 좋아 대역 연기자 대신 모든 액션을 직접 소화했다. 어색하고 투박해도 진정성이 느껴지는 선택이었다.”

정준호는 가까운 미래에 배우를 넘어 감독이 되고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코미디 작품 제작에 대한 열망도 컸다. 그는 “배우라면 누구든지 연출 욕심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10년 전부터 감독에 대한 꿈을 꿨다. 써놓은 시나리오가 있으며 제작사에서 연출 의뢰를 받았던 적도 있다.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다면 가장 잘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로 연출을 맡고 싶다”고 말했다.

설 연휴를 앞둔 오는 22일에는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 ‘미스터 주: 사라진 VIP’(감독 김태윤)을 비롯한 다양한 작품들이 극장가를 찾아온다. 대작들이 부딪히는 상황에 걱정이 앞설 법도 하지만 정준호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서로가 다 손해보지 않는 선에서 끝냈으면 좋겠다. 망하지 않는 작품들이 나와야 영화계가 발전한다. 코믹 액션은 투자자와 관객들이 좋아하는 장르다 보니 유독 설날, 추석, 연말 시즌에 몰려 개봉된다. ‘제 살 깎기’ 식 경쟁은 피하고 싶지만 출혈은 피할 수 없다. ‘히트맨’은 남녀노소 상관없이 한 해를 시작하며 웃으면서 즐길 수 있는 영화다. ‘히트맨’을 먼저 보고 다른 작품들을 봤으면 좋겠다.”

 

정지은 기자 / jean@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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