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 봉준호 “’기생충’ 오스카 작품상…가장 행복한 마무리”

2020-02-10 17:33 이유나 기자

[맥스무비= 이유나 기자]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비롯해 4관왕을 달성한 봉준호 감독이 미국 현지에서 벅찬 소감을 전했다.

홍경표 촬영 감독, 배우 박명훈, 이선균, 장혜진, 조여정, 송강호, 봉준호, 곽신애 바른손 대표, 한진원 작가, 배우 박소담, 최우식, 양진오 편집 감독, 이하준 미술 감독(왼쪽부터). 사진 미국 LA 맥스무비 취재팀
홍경표 촬영 감독, 배우 박명훈, 이선균, 장혜진, 조여정, 송강호, 봉준호, 곽신애 바른손 대표, 한진원 작가, 배우 박소담, 최우식, 양진오 편집 감독, 이하준 미술 감독(왼쪽부터). 사진 미국 LA 맥스무비 취재팀

9일 오후(북미 현지시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을 기념해 미국 로스앤젤레스 비벌리힐스에 위치한 더 런던 웨스트 호텔에서 ‘기생충’팀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봉준호 감독,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박명훈 그리고 제작사 바른손 이앤에이의 곽신애 대표, '기생충'의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감독이 참석했다.

이하 기자회견 일문일답.

Q. 수상소감을 말해달라

봉준호 – 당황스럽다. 아직도 실감이 잘 안난다.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정리의 시간을 갖고 싶다. 당황스러우면서 기쁘고, 많은 ‘기생충’ 배우와 스태프들이 왔는데, 마지막에 함께 무대에 올라가 마무리할 수 있었다. 작년 5월 칸 영화제부터 시작한 여정이 가장 행복한 형태로 마무리 된 것 같지만 이 상황을 정리하려면 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홍경표 촬영 감독 – 오스카에서 작품상 받아 정말 영광이다.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 감사하다.

박명훈 - 칸 영화제 때는 역할 때문에 나가지 못했는데, 이런 영광스러운 자리에 참석해 마지막에 함께할 수 있어서…말로 표현하기 힘든 것 같다. 기적 같은 하루라는 말이 하고 싶다. 감사하다.

이선균 - 너무 기쁘다. 저희가 넘지 못할 선을 넘었다고 생각했는데, 끝나고 보니 오스카가 선을 넘은 것 같다. 오스카라는 추억을 만들어준 감독님과 스태프들에 감사하다.

장혜진 - 정말 감사드리고, 마지막에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면서도 울컥스럽지만 참고 있다. 너무 감사드린다. 돌아가면 다시 제정신 차리고 제 일 열심히 하겠다.

조여정 - 저는 오늘 한국 시간으로 생일이었다. 배우로서 최고의 생일이 아니었나 싶다. ‘기생충’ 같은 훌륭한 영화로 아카데미에 앉아있는 것 자체가 최고의 선물이었는데, 호명까지 되니까 믿어지지가 않았다. 차 타고 오는데 울컥하더라. 오늘 즐겁게 즐기고 싶다..

송강호 – 저는 내일이 생일이다(웃음). 한번도 얘기하지 못했던 게 있다면, 작년 칸느부터 8월 캠페인, 모든 여정을 시작할 때부터 한번도 관심을 거두지 않고 응원해주신 많은 팬 여러분께 감사하다. 또 대한민국 모든 국민, 영화 팬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곽신애 대표 – 작품상은 영화 크레딧에 올라간 모든 이름들이 다같이 받는 상이라고 생각한다. 오스카를 통해 감사하다고 말씀 드릴 수 있어 좋았고, 자국 영화를 그 어느 나라보다도 사랑하는 한국 관객들 덕분에 한국 영화산업이 좋은 영화를 계속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한진원 작가 – 감사하다박소담 - 손에 땀도 많이 나고 긴장도 됐다. 다같이 오늘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설레고 기뻤다. 이 늦은 시간까지 함께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오늘 밤에도 많은 기사들과 SNS를 찾아보며 온몸으로 느껴봐야 될 것 같다. 잠 못 이루지 않을까 싶다.

최우식 – 내 대사중에 “계획에 없던 건데”라는 대사가 있다. 계획하지 못했던 큰 이벤트가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감독님과 아버지(송강호)가 오랫동안 미국 프로모션을 도느라 고생 많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싶다.

양진오 편집 감독 - 스태프로서 이런 자리에 같이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후보에 오른것도 꿈 같은 일이었다. 오늘 전 수상을 못했지만, 많은 상 중 제일 좋은 작품상을 받게 돼 꿈을 꾸는 것 같다. 감사드린다.

이하준 미술 감독 - 저도 노미네이트 됐지만 수상은 못했지만 이곳에 와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한국 영화가 정말 이 정도까지 왔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었고, 함께 만들어준 스태프들께 감사하다.

송강호, 이선균, 최우식, 장혜진, 봉준호 감독, 박소담, 박명훈, 조여정(왼쪽부터). 사진 미국 LA 맥스무비 취재팀
송강호, 이선균, 최우식, 장혜진, 봉준호 감독, 박소담, 박명훈, 조여정(왼쪽부터). 사진 미국 LA 맥스무비 취재팀

Q. 술 마시겠다는 수상소감을 많이 했는데, 작품상 때는 안했다.

봉준호 - 작품상으로는 네번째 무대에 올라가니까 민망하기도 하고, 다른 분들도 한마디라도 더 했으면 해서 멘트를 하지 않았다. 술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다. 흔히 이분들이 말하는 어워드 시즌이었다. 12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너무나 많은 시상식이 있었고, 거의 막바지에 오스카에 이르니까 수상 소감이 바닥이 났다. 그래서 하다 하다 술 얘기까지 오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어쨌든 이제 정말 끝났구나 싶다. 텔류라이드 영화제부터 시작해 다섯달 넘게 해온 게 이제 정말 끝이 난다. 좋게 끝이 나 기쁘다.

Q. 마틴 스콜세지 감독을 수상소감에서 언급했다. 화답을 받았나.

봉준호 - 사실 오스카 끝나고 다양한 사투를 벌이는 과정 끝에 이곳에 도착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님은 또 뵙고 싶은 마음이다. 감독상 받으러 올라갔을 때 마틴 스콜세지 감독님과 눈이 마주쳤다. 토드 필립스 ,샘 멘데스 등 동료 후보 감독들이 순식간에 눈이 마주쳐 신기한 경험이었다. 스콜세지 감독님은 제가 정말 존경했었다. 대학 때 그분 영화를 반복해서 많이 보고 책도 자세히 보기도 했다. 같이 노미네이션된 것만으로도 흥분되고 영광스러웠다. 그분을 먼발치에 앉혀놓고 상을 받는다는 게 못 믿겼다. 가장 개인적인 게 가장 창의적이라는 말은 감독님의 책에서 밑줄까지 쳐놓은 문구였다. 오늘 같은 영광스러운 장소에서 말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Q. 북미 내 한인 영화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봉준호 - 선댄스 영화제에서 코리안 아메리카 감독 아이삭 정을 만났다. 플랜비, A24가 만든 ‘미나리’라는 영화의 감독이다. 한국계 미국인 스티븐 연, 한국 배우 윤여정, 한예리가 나오는데 상을 받았단다. 연이은 낭보들이 좋은 소식이 됐으면 좋겠다. 오늘 아카데미에서 스티븐 연, 존조, 산드라 오도 만났다. ‘스파 나이트’라는 훌륭한 인디 영화처럼 자연스럽게 다양한 작품이 꽃피고 있는 것 같다. 최우식도 북미 교포 감독의 작품에 출연 의논중이다. 한인들의 다양한 재능들이 꽃필 수 있는 시점인 것 같다.

Q. 지금 이순간에 엉뚱한 열세살 봉준호를 만난다면 하고 싶은 말은?

봉준호 - 일찍 자라고 하고 싶다.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건강에 다양한 문제들이 있다.

Q. 1인치 장벽 수상소감이 화제가 됐는데, 이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봉준호 - 벌써 꽤 된 발언이다. 지금 와서 천천히 돌이켜보면 때 늦은 발언 같다. 이미 장벽이 많이 허물어져 있는 것 같다. ‘기생충’이 북미 관객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았고, 박스오피스도 잘 되고 있었고, 이 세상 자체가 유튜브 스트리밍이라던가 SNS 등으로 장벽이 허물어진 모두가 연결된 세상 같다. ‘기생충’이 미국 뿐아니라 프랑스, 일본, 영국에서도 관객들의 반응이 뜨겁게 이어지는 것도 이런걸 입증하는게 아닌가 싶다. 특히나 오늘 이 좋은 일로 더더욱 그 장벽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시점이 더 빨리 올 수도 있을 것 같다.

Q. 북미 팬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 기생충이 어떤 영화로 남길 바라나.

봉준호 - 며칠 전 배급사에서 이야기해주는 북미 스코어를 들어보니, 역대 북미에서의 외국어 영화 흥행 랭킹 중 ‘아멜리아’를 돌파해서 ‘판의 미로’ 기록을 향해 가고 있다. 역대 6위 금액이라고 한다. 뜻깊은 기록이라는 생각이 들고, 미국 관객들 덕에 그런 성과가 나온 것이다. 이런저런 행사장이나 홍보 과정에서 여러번 반복해서 봤다는 분들이 많더라. 다른 노미네이션 된 분들도, ‘두 교황’의 조나단 프라이스도 두 번 봤다고 하더라. 영화의 세부적인 점들을 질문도 하시고, 그런 동료 배우들이나 영화인들이 많았는데, 모두에 감사한 마음이다. 이들은 영화 자체에 흠뻑 들어가 있고, 어떤 진입장벽이 애초에 없던 느낌이었다. 자연스러운 것 같아 기뻤고 감사했다.

Q. 아카데미 장벽이 높다는 얘기가 많았고, 많은 외국어영화상도 그 장벽을 넘지 못했다. 어떤 이유 같나.봉준호 - 외국어영화가 감독, 각본은 받았지만 작품상은 최초라고 한다. 왜 그랬을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정리할 시간이 없는 것 같다. 시간을 갖고 짚어봐야 할 것 같다. 조금은 시간이 필요한 것 같고, 객관적으로 그 기쁨 자체만을 생각하고 싶고, 오히려 제가 한국이나 프랑스 일본에 제가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다.

Q. 톡톡 튀는 대사가 많았는데, 그런걸 어떻게 구상했나.

한진원 작가 – 감독님하고 이런 저런 회의나 이야기를 하다 보면 생각이 났다. 제가 자료조사 하면서 보고 느낀 것들과 감독님과 회의를 하면서 나온 이야기가 스파크처럼 나왔다. 감독상 수상 때 소리를 너무 질러서 목이 쉬었다. 저도 그게 마지막일 거라 생각했다.

Q. 송강호 페르소나로 불리는데, 곁에서 바라보면서 어떻게 이상황까지 오게 됐나 객관적으로 말해달라. 향후 다음 작품에서도 페르소나로 가나.

송강호 – 저는 봉준호 감독의 20년동안 봉준호의 리얼리즘 변화를 목격한 것 같다.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20년 봉준호 리얼리즘의 완성’ 지점에 와있다고 생각이 들었고, 배우를 떠나 팬으로서 ‘살인의 추억’부터 쭉 거쳐온 봉준호 감독이 끈을 놓지않았다. 이 시대에 대한 탐구, 우리 삶에 대한 성찰이 발전했다. 다섯번 째는 확신을 못하겠다. 너무 힘들었다. 계단도 많이 나오고, 비도 많이 맞고 반지하도 내려 보내고. 다음에는 박 사장 역이라면 생각해보겠다.

Q. 지금도 아카데미가 로컬 영화상 같나.

봉준호 - 이 부분은 국제영화상 받을 때 수상소감을 통해 간접적으로 밝힌 것 같다. 제목이 바뀐 상을 처음 받아 영광이고, 인터내셔널이란 새로운 명칭이 상징하는 바가 있고, 오스카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지지하고 박수 보낸다고 말했기에, 만족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더라도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기생충’도 이 시상식에 공헌했다고 생각한다.

Q. 기생충이 큰 성공을 거뒀는데, 차기작 계획이 궁금하다.

봉준호 - 두가지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 모든 사태들이 벌어지기 전(좋은 사태), 아카데미와 깐느 이전에 제작년부터 준비한 프로젝트가 있었고, 변함없이 준비중이고 시나리오를 쓰고있다. 하나는 한국어 영화고 서울 도심에서 벌어지는 공포스러운 상황을 그린다. 굳이 공포영화라고 장르를 규정하고 싶지 않다.

두번째는 영어 영화다. ‘기생충’ 정도의 규모를 가진 영화다. 2010년 런던에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준비중이다. 좀 더 이야기가 다듬어지면 영화의 줄거리에 대해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Q. 서울에서도 팬들을 만날 일정이 있나.

봉준호 - 일정을 조율 중이고 상의하고 있다.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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