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 봉준호와 아카데미서 격돌했던 라이벌, 샘 멘데스의 필모그래피

2020-02-19 08:00 위성주 기자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지난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 작품 ‘기생충’이 4관왕에 올라 화제인 요즘. 그와 함께 경쟁했던 감독들에도 눈길이 간다. 특히 샘 멘데스 감독은 영화 ‘1917’로 아카데미 전초전이라 불리는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기생충’을 꺾고 감독상과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영화 '아메리칸 뷰티' 포스터. 사진 CJ 엔터테인먼트
영화 '아메리칸 뷰티' 포스터. 사진 CJ 엔터테인먼트

샘 멘데스 감독은 1999년 작품 ‘아메리칸 뷰티’를 통해 데뷔해 관객들에게 처음 얼굴을 알렸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데뷔작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유려한 연출을 선보였다. 특히 그는 영화 속 인물들이 가진 각각의 이야기를 자연스러운 구성으로 엮어내 관객과 평단에 큰 호평을 받았다. 그 결과 ‘아메리칸 뷰티’는 2000년 제7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작품상, 촬영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아메리칸 뷰티’는 케빈 스페이시와 아네트 베닝, 도라 버치가 출연한 영화로, 좌절감에 가득 찬 중년 남성 레스터 번햄(케빈 스페이시)이 파탄을 향해 나아가는 가정과 인생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그린다. 영화는 단순히 눈 앞에 보이는 아름다움이 아닌, 진정한 아름다움과 행복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화두를 던져,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달한다.

영화 '로드 투 퍼디션' 포스터.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영화 '로드 투 퍼디션' 포스터.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데뷔작으로 단숨에 명 감독 반열에 오른 샘 멘데스는 영화 ‘로드 투 퍼디션’(2002), ‘자헤드’(2005), ‘레볼루셔너리 로드’(2008), ‘어웨이 위 고’(2009) 등을 선보이며, 다양한 작품활동을 이어갔다. ‘로드 투 퍼디션’은 소설가 맥스 앨런 콜린스가 집필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톰 행크스, 폴 뉴먼, 주드 로, 다니엘 크레이그가 출연했다. 영화는 1931년 미국, ‘죽음의 천사’라고 불리는 히트맨 마이클 설리반(톰 행크스)이 가족을 해한 거대 조직에게 복수하는 과정을 그린다.

‘자헤드’는 실제 참전 해병대원 출신 안소니 스워포드가 2003년 저술한 자서전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으로, 1991년 걸프 전쟁에 파병된 미 해병대원들이 겪은 갈등과 아이러니를 그렸다. 영화는 걸프전과 실제 군인들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담아내 색다른 감상을 부른다. 흔한 전쟁 영화 속 군인은 영웅으로 그려지지만, ‘자헤드’에서 만날 수 있는 군인은 총 한번도 쏘지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영화 '레볼루셔너리 로드' 포스터.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영화 '레볼루셔너리 로드' 포스터.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샘 멘데스 감독은 ‘아메리칸 뷰티’에 이어 ‘레볼루셔너리 로드’에서도 평화롭던 가정에 이는 균열을 담았다. 리처드 예이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한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섬세하면서도 강렬한 감정선을 그려내 큰 호평을 받았다. 영화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이 ‘타이타닉’(1997)에 이어 주연으로 출연해 화제가 됐으며, 케이트 윈슬렛은 이 작품으로 제66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영화 ‘어웨이 위 고’에서도 샘 멘데스 감독의 유려한 연출은 빛을 발했다. 그는 진솔한 이야기 흐름에 더해진 재치 있는 유머와 풍자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전달했다. 영화는 오래된 연인 버트(존 크래신스키)와 베로나(마야 루돌프)가 얼마 남지 않은 출산을 준비하며 다양한 커플을 만나는 이야기를 그렸다. 버트와 베로나는 여행 과정에서 만나는 인물들을 통해 진정한 사랑과 가족이란 무엇인지 깨닫는다.

영화 '1917' 포스터. 사진 (주)스마일이엔티
영화 '1917' 포스터. 사진 (주)스마일이엔티

이후 샘 멘데스 감독은 2012년 영화 ‘007 스카이폴’로 돌아와 다시 한번 관객과 평단의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샘 멘데스 감독이 그린 ‘007 스카이폴’은 기존 ‘007’시리즈가 가진 매너리즘을 탈피하고 새로운 시도를 성공적으로 이뤄냈다고 평가 받았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식 화려함에 치중되던 ‘007’ 시리즈를 제임스 본드(다니엘 크레이그)가 가진 개인적인 이야기로 집중시켜 색다른 감상을 부른 것. ‘007 스카이폴’은 총 11억 856만 1013달러(박스오피스 모조 기준)를 달성해 ‘007’ 시리즈 중 최고 흥행을 기록했다.

2015년 ‘007 스펙터’를 연출해 ‘007’ 시리즈를 견인하던 샘 멘데스 감독은 지난해 영화 ‘1917’로 그가 가진 명성을 입증했다. 그는 '1917'을 모든 장면을 하나로 이어 붙이는 ‘원 컨티뉴어스 숏’(one continuous shot)으로 구성해 탄성을 자나애는 영상미를 뽐냈다. ‘1917’은 제77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작품상을,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촬영상, 음향믹싱상, 시각효과상을 수상했다. 영화는 두 영국군 병사가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전쟁터 한복판을 달리며 겪는 사투를 그린다. 19일 국내 개봉한다.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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