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봉준호가 제쳐버린 할리우드 명 감독들, 쿠엔틴 타란티노·토드 필립스

2020-02-20 15:28 위성주 기자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봉준호 감독 작품 ‘기생충’이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이후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4관왕에 올랐다. 이는 봉준호 감독과 함께 경쟁한 감독들의 면면이 화려한 만큼 더욱 놀라운 결과다.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소감을 통해 서로를 향한 우정을 표했던 쿠엔틴 타란티노와 토드 필립스 감독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명 감독들이다.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프로모션 현장.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사진 소니픽처스코리아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프로모션 현장.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사진 소니픽처스코리아

평소 봉준호 감독의 팬이라고 알려진 쿠엔틴 타란티노는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묘사를 장기로 하는 감독이다. 그는 1992년 영화 ‘저수지의 개들’로 데뷔해 관객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저수지의 개들’은 홍콩 느와르 영화를 오마주한 저예산 독립영화로, 잠입수사관 캐릭터나 쌍권총으로 경찰들을 사살하는 장면 등이 특징이다. 영화는 적은 예산으로 만들어졌지만 높은 완성도를 자랑해 큰 사랑을 받았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영화 ‘펄프픽션’(1994)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할리우드에서 명성을 쌓았다. 영화는 제47회 칸 국제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제52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과 제67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했다. 영화는 쿠엔틴 타란티노만의 독특한 색깔로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어 흥행에도 성공했다. ‘펄프픽션’은 2억 1417만 9088달러(이하 박스오피스 모조 기준) 수익을 기록했다.

이후 쿠엔틴 타란티노는 ‘재키 브라운’(1997), ‘킬빌’(2003),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2009)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며 꾸준히 명성을 쌓았다. 특히 강렬한 연출 방식과 화려한 캐스팅으로 무장했던 ‘장고: 분노의 추적자’(2013)는 제 85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쿠엔틴 타란티노에게 다시 한번 각본상을 안겨주며, 그가 왜 할리우드 최고 감독 중 하나로 꼽히는지를 입증했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이번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2019)로 봉준호 감독 작품 ‘기생충’과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과거 영화에 대한 끊임 없는 오마주를 드러냈던 쿠엔틴 타란티노가 할리우드 자체를 오마주해 독특한 이야기를 펼쳐낸 것. 영화는 1969년 8월 살인마 찰스 맨슨 추종자들이 배우 샤론 테이트를 무참히 살해한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이 작품을 통해 제77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했다.

영화 '조커' 제76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현장. 토드 필립스 감독(왼쪽), 배우 호아킨 피닉스. 사진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영화 '조커' 제76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현장. 토드 필립스 감독(왼쪽), 배우 호아킨 피닉스. 사진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토드 필립스는 뉴욕 티쉬 예술학교 재학시절 펑크 로커 G.G.엘린에 관한 다큐멘터리 ‘헤이티드’(1994)로 데뷔했다. 이후 그는 1998년 작품 ‘프랫 하우스’를 통해 제14회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며 평단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프랫 하우스’는 영화 ‘고스트 버스터즈’(1984)로 국내 관객들에게 유명한 이반 라이트만 감독 작품 ‘애니멀 하우스’(1978)에 대한 다큐멘터리다.

이후 토드 필립스는 영화 ‘로드 트립’(2000), ‘올드 스쿨’(2003), ‘스타스키와 허치’(2004) 등 코미디 영화를 본격적으로 연출했다. 특히 토드 필립스는 영화 ‘행오버’(2009)로 그가 가진 코미디 영화에 대한 재능을 뽐냈다. 영화는 제67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을 수상한 것은 물론, 총 4억 6931만 836달러 수익을 거둬들이며 메가 히트를 기록했다. ‘행오버’는 폭음으로 인해 전날 밤 기억을 잃은 세 남자를 그린다.

‘행오버’의 기록적인 흥행 이후로도 토드 필립스는 계속해서 코미디 영화를 연출했다. 그는 ‘행오버 2’(2011)와 ‘행오버 3’(2013)로 돌아와 각각 5억 8676만 4305달러, 3억 6200만 72달러 수익을 달성해 ‘할리우드 19금 코미디 영화의 대가’로 불렸다.

그렇게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코미디 감독이 된 토드 필립스는 의외의 행보를 이어가며 관객과 평단을 놀라게 했다. 그는 코미디와는 거리가 먼 영화 ‘조커’로 돌아와 관객과 평단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영화는 DC 코믹스를 바탕으로 토드 필립스 감독이 재해석한 조커를 그린다. ‘조커’는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중 최초로 제76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언제나 강렬한 연출과 색다른 이야기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전한 쿠엔틴 타란티노와 토드 필립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두 감독이 다음에는 어떤 작품으로 돌아와 감동을 선사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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