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극장 체험기 | 급 북적이고 있다는 자동차 극장, “제가 직접 한 번 관람해 봤습니다”

2020-03-06 09:32 위성주 기자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잠실 자동차 극장을 찾아가 영화를 관람했다. 코로나 여파로 북적이고 있는 자동차 극장을 취재한다는 이유였지만,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곳이라 호기심이 동하기도 했다.

잠실 자동차 극장 전경. 매표소 앞에서 대기 중인 차량들. 사진
잠실 자동차 극장 전경. 매표소 앞에서 대기 중인 차량들. 사진

처음 자동차 극장에 도착해 느낀 것은 단연 놀라움이었다. 자동차 극장이 성행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생각보다도 더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았다. 영화가 시작하기 한 시간 전 극장에 도착했지만 매표소엔 앞서온 차들이 줄을 이어 있었다. 아직 극장 영업 시간이 되지 않아 대기하고 있던 차들이었지만 그럼에도 취재를 위해 한 시간 넘게 먼저 왔던 기자보다 빠른 관객들이 있었던 사실에 당혹과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티켓 가격은 차 1대당 2만 2000원이었다. 일반 영화관 티켓 가격이 1만 2000원 정도 한다는 것을 감안 했을 때 나쁘지 않은 가격대다. 자동차 극장에 혼자 영화를 보러 가는 일은 드물 테니, 연인끼리 둘만 간다고 해도 2000원은 일반 극장에 비해 절약되는 셈이다. 티켓은 따로 예매가 불가능했으며, 현장 발권만 가능했다.

다행히 스크린 앞 두 번째 줄에 주차를 할 수 있었다. 가운데 좌석이 관람하기 편한 일반 영화관과 달리, 자동차 극장은 앞쪽 줄에서 관람하는 것이 더 좋다. 앞에 있는 차에 브레이크 등이 들어오기라도 하면 스크린이 거의 보이지 않는 이유다. 덕분에 신기한 광경을 마주할 수 있기도 했는데, 한 극장 직원이 계속 미등이 들어와 있던 차 라이트에 박스를 덧대 불빛을 막은 것이다. 직원의 능수능란한 덧댐 작업에 불빛은 빠르게 사라졌다.

잠실 자동차 극장 매표소. 사진
잠실 자동차 극장 매표소. 사진

이후 기자라는 본분에 충실하기 위해 매점에 가고 있던 한 커플에게 다가가 인터뷰를 요청했다. 자동차 극장이 처음이라는 이들은 왜 자동차 극장을 찾게 됐냐는 물음에 “아무래도 코로나가 찝찝해서…”라고 답했다. 코로나가 일상에 크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느낀 순간이었다. 이 커플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이 기회에 색다른 데이트를 해보고 싶기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취재를 마치고 간식을 사러 매점을 다녀오니 어느새 영화 상영 시간이 다가왔다. 티켓에 적혀 있는 주파수로 라디오를 맞추니 소리가 들려오며 이내 영화가 시작했다. ‘정직한 후보’(2020)를 관람했다. 다른 사람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껏 웃을 수 있었던 덕분인지 이미 영화관에서 관람했던 작품임에도 일말의 지루함 없이 즐겁게 관람할 수 있었다.

각자 차에서 영화를 볼 수 있어 코로나에 대한 불안감을 덜고 편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어느 것이나 장 단점이 있듯 자동차 극장도 불편한 부분이 다소 있었다. 가장 큰 불편함은 라디오 주파수를 정확하게 맞췄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소리가 종종 끊겨서 들렸다는 것이다. 특히 사운드가 미묘하게 스크린과 어긋나는 부분이 영화에 대한 몰입을 방해했다.

잠실 자동차 극장. 사진
잠실 자동차 극장. 사진

이런 이유로 작품에 몰입해 영화를 관람하고 싶은 관객에겐 자동차 극장을 추천하긴 어렵겠다. 종종 끊기는 사운드와 오가는 차량 불빛에 잘 보이지 않는 스크린은 영화에 집중하고 싶은 관객에게 최악의 환경이다.

다만 자동차 극장은 코로나 19가 급격하게 확산된 현 상황에서 일반 영화관을 방문하기에 부담스러운 관객들에게 매우 적절한 대체 공간이다.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영화를 보며 가볍게 즐기고 싶은 관객이라면, 충분히 자동차 극장을 통해 색다르고 즐거운 추억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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