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세계적 권위 자랑하던 영화지 ‘카이에 뒤 시네마’ 편집부 대거 사퇴로 폐간위기

2020-03-09 14:45 위성주 기자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프랑스 영화지 카이에 뒤 시네마가 폐간위기에 처했다. 지난 2월 27일(프랑스 현지시각) 카이에 뒤 시네마는 스테판 들로르메 편집장을 비롯 편집부 총 7명의 사퇴를 알리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잡지가 매각된 경영 그룹에 프랑스 유명 영화 제작사와 영화 프로듀서가 주주로 포함돼 있어, 매체 독립성이 위험에 처했다는 이유다.

카이에 뒤 시네마가 발표한 성명서. 사진 카이에 뒤 시네마 공식 SNS
카이에 뒤 시네마가 발표한 성명서. 사진 카이에 뒤 시네마 공식 SNS

지속적인 경영난을 해결하지 못한 프랑스 영화 잡지 카이에 뒤 시네마가 지난 2월, 20명의 프랑스 사업가와 회사들로 이루어진 경영그룹에 매각됐다. 이 결정에 대해 카이에 뒤 시네마 편집부는 새로운 경영진에 영화 프로듀서 및 관계자가 포함돼 매체 독립성이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이유로 전격 사퇴를 결정했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VARIETY)에 따르면 현재 카이에 뒤 시네마 편집부는 스테판 들로르메 편집장과 장 필립 테세 부편집장을 비롯 총 7명이 사퇴했다.

카이에 뒤 시네마 편집부는 사퇴와 함께 “새 주주들은 8명의 영화 프로듀서들로 구성돼 있으며, 이는 영화 비평을 발행하는데 있어 이해관계가 충돌한다는 문제를 야기한다. 어떤 기사가 출판된다고 할 지라도, 이 프로듀서들에 의해 자연히 의심을 받게 될 것이다”(The new shareholders are composed notably of eight producers and this poses a problem of conflict of interest for a critical review. No matter what articles might be published on film by these producers, it would automatically be suspected)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덧붙여 발표된 성명서에는 “잡지(카이에 뒤 시네마)는 보다 ‘세련되고’, ‘다정하게’ 될 것이며, 점차 프랑스 영화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the magazine would become more ‘chic’, ‘cordial’ and increasingly focused on French cinema going forward)는 내용이 게재돼 새로운 경영진이 기존 카이에 뒤 시네마가 추구하던 성향과 달리 상업적인 편집 방향을 주문했음을 시사했다.

현재 카이에 뒤 시네마는 편집부의 사퇴로 인해 사실상 폐간 위기에 처했다. 다음 호 출간 역시 불명확한 상황이다.

카이에 뒤 시네마 3월호 표지. 사진 카이에 뒤 시네마 공식 SNS
카이에 뒤 시네마 3월호 표지. 사진 카이에 뒤 시네마 공식 SNS

카이에 뒤 시네마는 1951년 앙드레 바쟁, 자크 도니올 발크로즈, 로 뒤카 등이 창간한 프랑스 영화 비평지로,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화지 중 하나다. 이들은 미장센과 영화 형식의 이론적 분석을 통해 작가주의 개념을 형성했으며, 이를 통해 지식인들에게 일종의 오락거리로 간주되던 영화를 예술 영역으로 이끌었다.

프랑수와 트뤼포와 장 뤽 고다르, 에릭 로메르, 클로드 샤브롤, 자크 리베트 등 카이에 뒤 시네마의 비평가로 출발한 이들이 세계 영화사에 중요한 감독으로 성장했으며, 이들은 영화와 비평이 서로 긴밀한 영향을 주고받도록 만들기도 했다. 특히 카이에 뒤 시네마는 ‘작가성’(authorship, 감독 개인이 가진 일관된 개성을 추구하는 경향)을 주창하는 등 현대 영화 이론가들에게 논쟁의 장을 제공하며 영화 이론 전개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기며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던 카이에 뒤 시네마지만, 영화 저널리즘이 좁아지는 시대 흐름을 거스르지는 못했다. 영화의 천국이라는 프랑스 역시 미디어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함에 따라 체질 개선을 외치며 인원을 감축하는 일이 잦아졌다. 카이에 뒤 시네마는 1988년 이후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에 매각돼 상업화를 추구했으며, 2009년 영국계 미디어그룹 리처드 슐래그먼으로 소유주가 넘어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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