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한일 관계 악화에도 문화 교류는 계속, 국내 영화에 출연한 일본 배우들

2020-03-11 09:41 정찬혁 기자

[맥스무비= 정찬혁 기자] 일본 영화 ‘신문기자’로 심은경이 일본 아카데미에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오는 12일 개봉하는 ‘용길이네 곱창집’은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한다. 지난해 수출규제에 이어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입국제한까지, 한일관계가 갈수록 경색되지만 문화 교류는 끊임없이 이어진다.

영화 ‘신문기자’ 심은경 스틸. 사진 (주)더쿱
영화 ‘신문기자’ 심은경 스틸. 사진 (주)더쿱

지난 6일 제43회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심은경이 영화 ‘신문기자’(감독 후지이 미치히토)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심은경은 소속사를 통해 “국적을 떠나 모든 작품들이 많은 스태프, 제작진의 노고와 도전으로 만들어진다. ‘신문기자’라는 작품은 그런 의미에서 정말 많은 분들의 노고와 응원이 있었던 작품이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신문기자’는 일본 정권에서 벌어진 정치 스캔들을 통해 국가와 저널리즘 이면을 비판한 영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7년 연루된 사학 스캔들을 기반으로 한다. 현 정권을 비판한 영화로 한국 배우가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건 일본 현지에서도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12일 개봉하는 ‘용길이네 곱창집’(감독 정의신)은 1969년 고도성장기 일본에서 곱창 가게를 운영하며 살아가는 용길이네 가족을 통해 재일교포들이 겪는 삶의 애환과 희망을 그린 작품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의 김상호, ‘기생충’(감독 봉준호) 이정은을 비롯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태풍이 지나가고’의 마키 요코, ‘꽃보다 남자’ 원작 시리즈 주연 이노우에 마오, ‘아이 엠 어 히어로’ 오오이즈미 요 등 한일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한다.

영화 ‘봉오동 전투’ 기타무라 카즈키 스틸. 사진 (주)쇼박스
영화 ‘봉오동 전투’ 기타무라 카즈키 스틸. 사진 (주)쇼박스

좋은 작품에 출연해 연기를 펼치고자 하는 배우의 의지는 국가, 언어 장벽이나 정치적 계산을 뛰어넘는다. 지난해 개봉해 478만 명(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 관객을 동원한 ‘봉오동 전투’(감독 원신연)는 항일 메시지가 담긴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배우가 직접 출연해 일본군을 연기했다. ‘봉오동 전투’는 1920년 6월 일본 정규군을 상대로 최초의 승리를 이룬 독립군 전투를 그린 작품으로 3명의 일본 배우가 비중 있게 나온다.

특히 월강추격대 대장 야스카와 지로 역을 맡은 기타무라 카즈키는 ‘고양이 사무라이’(감독 야마구치 요시타카)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배우다. 드라마 ‘시그널’ 일본판인 ‘시그널 - 장기 미제 사건 수사반’에도 출연했다. 기타무라 카즈키가 연기한 야스카와 지로는 잔인하고 악랄한 일본군을 상징하는 캐릭터로 소속사에서 출연을 반대했지만 “배우는 어떤 배역이든 해내야 한다”며 출연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봉오동 전투’에서 기타무라 카즈키는 한국의 영물인 호랑이 가죽을 벗기는 잔혹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이후에도 독립군을 압박하며 군국주의에 물든 전형적인 인물로 묘사돼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기타무라 카즈키 외에 ‘엽문’(감독 엽위신), ‘맨 헌트’(감독 오우삼) 등에 출연한 이케우치 히로유키가 월강추격대 중위 쿠사나기를, 애니메이션 ‘날씨의 아이’(감독 신카이 마코토)에서 목소리 연기를 펼친 다이고 코타로가 어린 일본군 유키오를 연기했다.

영화 ‘곡성’ 쿠니무라 준 스틸.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영화 ‘곡성’ 쿠니무라 준 스틸.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리들리 스콧, 쿠엔틴 타란티노 등 할리우드 감독과도 작품 경험이 있는 쿠니무라 준은 2016년 나홍진 감독의 ‘곡성’에 출연해 국내 영화와 인연을 맺었다. 쿠니무라 준은 마을을 발칵 뒤집은 의문의 사건과 관련된 외지인으로 등장했다. 극중 일본어를 사용하고 악으로 표현되는 등 예민한 설정이 있었지만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을 펼쳐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쿠니무라 준은 꾸준히 한국 영화 산업을 높게 평가하고 양국간 교류를 강조해 일부 우익들에게 반감을 사기도 했다. 쿠니무라 준은 ‘곡성’으로 제37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인기스타상과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이는 청룡영화제 최초로 외국배우가 수상한 사례다.

2011년에는 오다기리 조가 ‘마이웨이’(감독 강제규)에 일본군으로 출연해 장동건과 호흡을 맞췄다.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노르망디에서 발견된 독일 군복을 입은 한국인 사연을 기반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한 작품이다. 세기의 라이벌인 조선인 마라토너 김준식(장동건)과 일본인 마라토너 하세가와 타츠오(오다기리 조)의 엇갈린 운명과 우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두 사람은 기나긴 전쟁 속에서 일본, 소련, 독일까지 세 벌의 군복을 바꿔 입으며 우정을 쌓는다. 일본에선 일본군을 악하게 묘사했다는 이유로 반일 영화로 인식됐다.

이와는 반대로 한효주, 변요한이 최근 일본 영화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감독 하스미 에이이치로) 촬영을 마쳤다.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극비 정보를 둘러싼 각국 에이전트들과의 목숨을 건 두뇌 싸움을 담은 이야기다. 한효주는 전 세계를 누비며 의뢰를 해결하는 국적불명의 산업 스파이 역할을 맡았다. 변요한은 무소속 산업 스파이 역으로 기밀 정보를 쟁취하기 위해 AN 통신 스파이와 대치하며 화려한 첩보 액션을 펼친다.

정찬혁 기자 / hyuck2777@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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