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넷플릭스 ‘스펜서 컨피덴셜’ 마크 월버그의 진부한 통쾌상쾌

2020-03-13 10:31 이유나 기자

[맥스무비= 이유나 기자] 넷플릭스가 드디어 액션 스타 마크 월버그까지 품었다. 마크 월버그의 첫 넷플릭스 영화 ‘스펜서 컨피덴셜’이 지난 6일 전 세계에 공개된 직후, 일주일 동안 북미에서 가장 많이 본 넷플릭스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12일인 오늘 넷플릭스 국내 시청 순위에서도 5위에 머무르고 있다고 한다. 흉흉한 이 시기 극장에 가지 않고도 안방에서 쉽게 감상할 수 있으니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다.

마크 월버그는 거칠고 비열한 남자들의 세계에서 유독 빛을 발한다. 그런 의미에서 범죄 액션 장르인 ‘스펜서 컨피덴셜’은 그가 가장 자신할 수 있는 분야일 테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 작품 ‘디파티드’에서 비열하고 냉철한 형사 디그냄을 연기했던 그가 이번에는 정의로운 경찰 스펜서를 연기했다. 보스턴 지하에서 펼쳐지는 온갖 부정부패를 다 깨 부실 요량으로 겁도 없이 도시를 들쑤시는 열혈 캐릭터다.

영화 '스펜서 컨피덴셜' 스틸. 사진 넷플릭스
영화 '스펜서 컨피덴셜' 스틸. 사진 넷플릭스

‘스펜서 컨피덴셜’은 지난 1973년부터 인기리에 연재된 소설 ‘탐정 스펜서’(로버트 B. 파커作)를 원작으로 한다. 미국 방송사 ABC에서 시리즈로 제작하기도 했으며, 해당 시리즈는 90년대에 국내에서도 방영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그렇기에 더없이 반가운 작품이나, 잘못 만드면 역효과를 낳을 수 있는 양날의 검과 같은 작품인 셈이었다.

리메이크 작에서 스펜서는 전직 경찰로 등장한다. 상관 보일런이 가정폭력을 휘두르는 장면을 우연히 목격하고 죽기 직전까지 두들겨 팬 혐의로 교도소에 간 인물이다. 5년 후 출옥한 스펜서는 옛 복싱 코치 헨리와 함께 지내게 된다. 그의 룸메이트 호크는 복서를 꿈꾸고 동물을 사랑하는 청년이다. 의외로 다툼 없이 얌전히 공존하며 지내던 어느 날, 보일런과 그의 동료 테런스가 의문사 하는 일이 벌어지며 이 모든 이야기가 시작된다. 스펜서와 룸메 호크(무직)가 보스턴 사회의 정의를 지키기 위해, 굳이 연루되지 않았어도 될 보스턴 최대 마약조직과 결투를 벌이는 이야기 말이다.

영화 '스펜서 컨피덴셜' 스틸. 사진 넷플릭스
영화 '스펜서 컨피덴셜' 스틸. 사진 넷플릭스

‘스펜서 컨피덴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증발된 개연성이다. 개연성의 부재는 긴장감을 줄게 하기 마련이다. 스펜서는 아주 먼 옛날 경찰학교에서 만난 적 있으나 왕래는 전무했던 옛 친구 테런스의 누명을 벗겨주기 위해 목숨을 걸고 사건에 뛰어든다. 헨리는 갓 출옥한 스펜서를 무슨 이유에서인지 전적으로 도와주며, 만난 지 며칠 되지도 않은 호크 역시 위험을 무릅쓰고 스펜서와 의기투합한다. 헨리에게나 호크에게나 테런스는 생면부지의 죽은 사람에 불과하지만, 어쨌거나 이들은 스펜서의 모험에 따르기로 한 것이다. 이들의 샘솟는 정의감으로부터 당위성을 찾지 못한 시청자들만 당황스러울 따름이다.

영화는 범죄 수사 장르의 공식에 충실한 전개로 흘러간다. 새로울 게 없지만, 재미가 없지는 않다. 반전이랄 게 없는 느슨한 전개에도 불구하고 간간이 나오는 타격감 높은 액션 장면들이 통쾌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액션 배우 마크 월버그의 내공이 십분 발휘되는 순간들이다. 버디 무비 파트너 윈스턴 듀크와의 케미스트리도 좋다. 중년의 스펜서와 과묵한 청년 호크의 티키타카가 제법 잘 어우러지며 괜찮은 조합을 이룬다.

영화 '스펜서 컨피덴셜' 스틸. 사진 넷플릭스
영화 '스펜서 컨피덴셜' 스틸. 사진 넷플릭스

스펜서와 달리 호크는 충분히 더욱 매력적으로 그려질 수 있었던 캐릭터기에 부족한 활약상이 아쉬움을 배가시킨다. MCU ‘블랙팬서’ 움바쿠 역으로 익숙한 배우 윈스턴 듀크가 호크를 연기했다. 보기 드문 거구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호크에게는 액션 장면보다 스펜서를 따라다니거나 그가 무언가를 해낼 동안 기다리고 있는 장면이 더 많은 듯하다. 이는 분명 배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안타까운 예일 것이다.

이 가운데, 영화 공개에 앞서 엑스트라 출연 소식이 전해지며 가장 화제가 됐던 가수 포스트 말론은 깨알 같은 활약으로 재미를 더한다. 화끈한 액션으로 포문을 연 오프닝에 이어, 사건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나쁘지 않은 배우 데뷔를 치른 듯하다.

마크 월버그와 피터 버그 감독이 할리우드의 대형 제작사가 아닌 넷플릭스로 자리를 옮겨와 다섯 번째 협업을 이뤘다. 두 사람은 지난 7년 동안 ‘론 서바이버’ ‘딥워터 호라이즌’ ‘패트리어트 데이’ ‘마일22’ 등 무려 네 작품을 함께하며 우정을 키워왔다. 이번이 다섯 번째 협업이라면 배우와 감독이 서로의 강점을 파악해 시너지를 최대치로 이뤄야 마땅하겠건만, 애석하게도 ‘스펜서 컨피덴셜’은 그 기대에 못 미치는 진부한 결과물에 불과했다. 반대로 집에서 아무 생각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볼 영화를 찾는다면 ‘스펜서 컨피덴셜’이 제격일 수 있겠다.

국내공개: 2020년 3월 6일 / 관람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 출연: 마크 월버그, 윈스턴 듀크, 알란 아킨, 일라이자 슐레싱거 등 / 감독: 피터 버그 / 제작·배급: 넷플릭스 / 러닝타임: 110분 / 별점: ★★☆

이유나 기자 / lyn@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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