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장르 넘나들며 색다르게 전하는 섬뜩한 공포 ‘온다’

2020-03-21 09:00 위성주 기자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온다’(2018)는 지난 작품에 있었던 공포영화 클리셰를 따라가지만,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 흐름과 장르를 넘나드는 독특한 구성으로 색다른 재미를 전한다. 영화는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며 134분이라는 긴 러닝타임 동안 한 순간의 지루함 없이 관객을 끌고 갔다.

영화 '온다' 스틸. 사진 (주)미디어캐슬
영화 '온다' 스틸. 사진 (주)미디어캐슬

안정된 회사에서 능력까지 인정받은 히데키(츠마부키 사토시)는 사랑하는 여자 카나(쿠로키 하루)를 만나 행복한 결혼 생활을 시작한다. 아내 밖에 모르던 그는 딸 치사가 생기자 딸 바보 면모를 뽐내며 육아 블로거로 활약하기도 한다. 그렇게 모두가 선망하는 대상으로 주변의 부러움을 사는 것도 잠시, 어느 날부터 히데키는 주변에서 벌어지는 이상 상황에 점차 공포를 느끼게 된다. 어린 시절 자신을 부르던 섬뜩한 목소리 ‘그것’을 기억해낸 히데키는 자신의 전부인 가족을 지키기 위해 ‘그것’과 마주할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

영화 ‘온다’(2018)는 사와무라 이치 작가가 집필한 소설 ‘보기왕이 온다’를 원작으로,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2006), ‘고백’(2010) 등으로 이름을 알린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는 행복한 결혼 생활중인 한 남자가 자신을 부르는 미스터리한 ‘그것’을 쫓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일본 공포영화는 한때 국내 관객들에게 크게 사랑 받는 장르였다. 특유의 음침한 이미지와 지독한 원한을 품은 귀신, 강력한 저주 등이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강렬한 공포를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공포영화는 이제 그 힘을 잃었다. ‘링’(1998), ‘주온’(2002), ‘착신아리’(2003) 등 공포 히트작이 연이어 등장하며 공포영화 전성기를 열었지만, 히트작에 활용된 클리셰가 이후 제작된 작품들에서 별다른 변주 없이 사용됐던 이유다.

영화 '온다' 스틸. 사진 (주)미디어캐슬
영화 '온다' 스틸. 사진 (주)미디어캐슬

‘온다’는 일본 공포영화에 대한 기대를 다시 한번 부르는 작품이다.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은 공포영화 법칙을 충분히 따르면서도 짜임새 있는 이야기 구성과 독특한 전개, 다채롭게 변주한 클리셰를 통해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는 것에 성공했다. 영화는 귀신이 발하는 원초적 공포와 함께 인간 내면에 대한 통찰과 비판을 담았다.

극중 등장하는 귀신과 저주가 왜 나타났는지 직접적으로 설명해주지 않은 것은 ‘온다’가 가진 또 다른 매력이다. 영화 속 귀신 ‘그것’은 단순한 원한관계에 의해 나타난 귀신으로도, 위선과 인간 소외, 아동 학대 등 사회 문제에 의해 만들어진 괴물로도 보인다. 영화는 열린 결말과 함께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 끝난 뒤에도 관객의 흥미를 돋운다.

‘온다’는 장르를 넘나드는 이야기로 색다른 감상을 남겼다. 영화는 정통 공포영화에서 가족을 그리는 드라마, 구마 의식을 행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에 이르기까지 넒은 영역을 넘나들며 관객들에게 신선함과 충격을 선사했다.

반면 장르를 넘나드는 도전은 양날의 검과 같이 영화가 가진 매력을 반감시키기도 했다. 영화는 섬뜩한 귀신이 발하는 공포로 관객을 압도하다가도, 과장되고 만화적인 연출로 쌓아 올린 긴장감을 무너뜨렸다. 팽팽하게 이어가던 탄력이 결국 종반에 들어 갑작스레 힘을 잃을때 영화는 당혹감과 허탈함을 자아냈다.

개봉: 3월 26일/관람등급: 15세 관람가/출연: 오카다 준이치, 쿠로키 하루, 고마츠 나나, 마츠 다카코, 츠마부키 사토시, 아오키 무네타카/감독: 나카시마 테츠야/수입: ㈜미디어캐슬/ 배급: ㈜트리플픽쳐스/러닝타임: 134분/별점: ★★★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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