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도쿄올림픽 개최 불투명, 영화에서 그린 선수들의 피 땀 눈물

2020-03-23 15:29 정찬혁 기자

[맥스무비= 정찬혁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전 세계로 확산되며 2020 도쿄올림픽 취소 및 연기에 관한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올림픽을 기다려온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이 허사로 돌아가게 생겼다.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스틸. 사진 싸이더스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스틸. 사진 싸이더스

22일(스위스 현지시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으로 도쿄올림픽 연기를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IOC는 긴급 진행위원회 후 성명을 통해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와 일본 당국, 도쿄도와 협력해 (올림픽을) 연기하는 시나리오를 포함한 세부적인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방사능 피폭 우려,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도쿄올림픽 정상 개최를 주장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있어 2020 도쿄올림픽은 후쿠시마 지역을 정상화하고 경제를 재건할 ‘부흥 올림픽’이다. 각국의 압박이 거세지자 23일 아베 총리는 처음으로 도쿄올림픽 연기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올림픽 중단은 있을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올림픽은 스포츠라는 공정한 경쟁을 통해 인간을 완성하고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자는 목적을 두고 개최됐다. 스포츠 선수들에게 올림픽 출전은 평생 기억될 영광의 순간이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국가간 국력 과시 전시장으로 변모, 숭고한 정신이 오염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동안 여러 영화들이 스포츠 정신, 선수들의 땀과 노력이 담긴 최종 무대로 올림픽을 그려왔다. 특히 올림픽을 배경으로 한 국내 영화는 국가간 경쟁이 아닌 선수들의 화합과 숭고한 피, 땀, 눈물에 집중했다.

대표적인 올림픽 영화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8)(이하 ‘우생순’)이 있다. ‘우생순’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명승부를 펼쳤던 여자핸드볼 선수들 실화를 영화화 했다. 당시 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은 열악한 상황 속에서 전력 보강을 위해 노장 선수들까지 불러야 했다. 약체로 평가되던 여자핸드볼 대표팀은 예상을 뒤엎고 결승까지 진출해 세계 최강 덴마크를 상대로 연장, 재연장, 승부 던지기까지 끌고 갔다.

영화에서 미숙(문소리)은 올림픽 여자핸드볼 2연패 주역이지만 실업팀이 해체돼 대형마트에서 일하게 된다. 일본 실업팀 감독으로 있던 혜경(김정은)은 국가대표팀 감독대행으로 귀국해 미숙을 비롯한 노장 선수들을 모은다. 혜경은 이후 팀 불화로 감독대행에서 물러나 다시 선수로 팀에 복귀한다. 신진 선수와 노장 선수가 대립했던 여자핸드볼 대표팀은 힘을 합치고 꿈을 이루기 위해 아테네로 향한다. 영화는 승리의 순간보다는 선수들 각자 사연과 화합의 과정에 집중했다. 힘을 합쳐 승리에 다가가기 위해 기울였던 노력과 희생을 진정성 있게 그려 울림을 전했다.

영화 ‘페이스 메이커’ 스틸. 사진 시너지,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페이스 메이커’ 스틸. 사진 시너지, 롯데엔터테인먼트

‘페이스 메이커’(2012)는 메달을 목표로 하는 선수가 아닌 주력 선수의 기록 단축을 위해 투입된 페이스 메이커를 조명했다. 영화는 평생 다른 선수의 페이스 조절을 위해 뛰어온 마라토너 주만호(김명민)가 생애 처음으로 오직 자신만을 위한 42.195km 완주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주만호는 30km 이상은 달릴 수 없는 페이스 메이커로 늘 유망주의 그림자에 가려져야만 했다. 현역 시절 페이스 메이커로 활동했던 주만호는 치킨 배달로 생계를 유지하던 중 국가대표 페이스 메이커로 다시 활동해 2012 런던올림픽을 준비한다. 런던올림픽에서 주만호는 민윤기(최태준) 페이스 메이커로 30km 지점까지 뛰고, 남은 구간부터 남이 아닌 자신을 위한 마라톤을 이어간다. 영화는 애초에 승리에 초점을 두지 않았다. 특별한 소수가 아닌 선택 받지 않은 대부분의 평범한 이들에게 희망과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영화 ‘국가대표’ 스틸. 사진 ㈜쇼박스
영화 ‘국가대표’ 스틸. 사진 ㈜쇼박스

영화 ‘국가대표’(2009)는 1998 나가노 동계올림픽에 참가해 단체전 최하위를 기록한 스키점프 국가대표를 모티브로 삼은 영화다. 영화에서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정식 종목 중 하나인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이 급하게 꾸려지고 전 어린이 스키교실 강사 방종삼(성동일)이 국가대표 코치로 임명된다. 곧이어 전 주니어 알파인 스키 미국 국가대표 밥(하정우), 나이트클럽 웨이터 흥철(김동욱), 소년 가장 칠구(김지석) 등 오합지졸 선수들이 팀에 합류한다.

영화는 서로 다른 목적으로 인해 참여하게 됐지만 어느덧 스키점프에 대한 열정, 도전 정신을 갖고 올림픽에 나선 선수들을 응원했다. 실제로 선수들은 아르바이트로 생활비, 훈련비를 충당하고 대회에 출전할 때도 비싼 점프복을 기워 입어가며 경기를 치러왔다. 속편인 ‘국가대표2’(2016)는 대한민국 최초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창단 과정을 모티브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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