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주디’, 무지개 너머로 간 주디 갈랜드를 위해

2020-03-25 09:00 정찬혁 기자

[맥스무비= 정찬혁 기자] 영화 ‘주디’, 르네 젤위거가 다시 한 번 주디 갈랜드를 무대 위로 올렸다. 진한 상처로 얼룩진 시대의 아이콘 주디 갈랜드에게 먹먹한 박수를 보낸다.

주디 갈랜드는 미국 가수 겸 배우로 2세에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른 것을 시작으로 3세부터 언니들과 활동을 시작했다. 뮤지컬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서 도로시 역을 맡아 OST ‘오버 더 레인보우’와 함께 큰 사랑을 받았다. 어려서부터 혹사당한 주디는 다섯 번의 결혼, 양육권 분쟁, 자살 소동 등 화려한 무대 위 모습과는 다른 불행한 삶을 살다 47세에 세상을 떠났다.

영화 ‘주디’ 스틸. 사진 ㈜퍼스트런
영화 ‘주디’ 스틸. 사진 ㈜퍼스트런

영화는 주디 갈랜드가 세상을 떠나기 6개월 전까지 올랐던 마지막 무대를 조명했다. 영화에서 주디는 전성기 때와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공연비를 받고 무대에 오른다. 어린 자식들까지 무대에 올리며 생활비를 버는 주디는 호텔 숙박비가 부족해 쫓겨나게 된다. 돈이 필요한 주디는 미국이 아닌 영국 런던 공연 출연을 제안 받고 이에 수락한다. 주디는 전 남편에게 아이들을 맡기지만, 런던 공연을 마치고 아이들을 데려올 생각이다.

영국 시민들과 언론의 환대를 받는 주디는 스타답게 능숙하게 화답하지만 사람이 없는 곳에서는 불안에 떨고 무대공포증에 시달린다. 무사히 첫 공연을 마쳤지만, 다음 공연을 무사히 마치지 못할 거란 걱정이 앞선다. 영화는 기력을 다한 예민한 중년의 주디와 함께 어린 시절 스타가 되기 위해 착취 당하던 주디의 모습을 교차로 보여주며 무엇이 그녀를 파괴했는지 묘사한다. 어린 시절부터 주디는 장시간 촬영에 지칠 땐 억지로 각성제를 먹어야 했고, 자기 싫은 순간에도 수면제를 먹고 자야 했다. 식욕을 떨어뜨리기 위해 흡연을 강요 받고 살을 빼기 위해 수프만 먹어야 했다. 화려한 삶을 살았던 주디의 인생 어디를 살펴봐도 사랑 받은 흔적보단 상처가 깊다.

영화는 어두운 방안에서 누워있는 주디의 앙상한 뒷모습, 담배와 약물에 의존하는 모습 등을 반복해서 비춘다. 런던에서 공연이 성공적으로 열려 수익이 늘어나고 관객에게 박수 받지만, 건강 악화와 신경쇠약은 그대로다. 자식들은 자신이 아닌 전 남편과 살길 바라고, 그녀 곁에서 진정으로 그녀를 알아주고 사랑하는 이는 없다.

영화 ‘주디’ 스틸. 사진 ㈜퍼스트런
영화 ‘주디’ 스틸. 사진 ㈜퍼스트런

‘제리 맥과이어’, ‘브리짓 존스의 일기’ 등으로 익숙한 르네 젤위거는 외모부터 몸짓 하나까지 자신을 비우고 주디 갈랜드로 완벽히 변신해 공허한 그녀의 마음을 대변했다. 세밀한 연기로 주디 갈랜드의 삶을 스크린에 옮겨낸 르네 젤위거는 골든 글로브, 아카데미 등 주요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르네 젤위거가 내뱉는 대사 한 마디, 찰나의 표정에도 주디 갈랜드가 스며있었다. 할리우드 중심에 있던 르네 젤위거도 어느덧 나이를 먹고 여러 굴곡이 겪어왔다는 점에서 문득 르네 젤위거와 주디 갈랜드가 겹쳐 보이기도 한다.

‘주디’는 한 시대를 풍미한 주디의 불행했던 모습들을 담지만 단순히 할리우드의 희생자로 그녀를 가두지 않는다. 할리우드 쇼 비즈니스는 그녀를 피폐하게 만들었지만, 여전히 주디는 자신의 삶에 감사하며 사랑하는 무대에 오른다. 자신을 잊지 말아달라는 말을 남기며.

개봉: 3월 25일/관람등급: 12세 관람가/출연: 르네 젤위거, 제시 버클리, 핀 위트록, 루퍼스 스웰 /감독: 루퍼트 굴드/수입: ㈜퍼스트런/ 배급: TCO(주)더콘텐츠온 /러닝타임: 114분/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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